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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도시재생 32억 예산 집행 결정권자는 주민들[2019 도시재생 산업박람회] 시흥시 주민대표와 공무원에게 들은 도시재생 성공 비결

시흥시는 도시재생 뉴딜정책 추진 이전부터 현장과 주민이 중심이 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왔다. 2010년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을 시작했고 2011년부터는 주민계획가를 통해 현장 맞춤형 정비 도시재생 사업을 펼쳤다.

2015년에는 도일시장 활성화와 마을회관 및 커뮤니티 강화, 주택 개량과 경관조성 등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마을주민과 주민대표 기획자 예술인 간 협업을 통해 오래되고 낡은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한 도일아지타트와 '마당'이라고 불리는 마을카페광장을 만들어내면서 도시재생 명소로 꼽혔다.

도시재생이 성공하려면 주민중심 현장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토론문화도 발달하지 않은데다가 도시의 경우 마을 공동체 개념이 희박해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절이 쉽지 않다. 어떻게 이 모든 일들이 가능했을까?

시흥시 도시재생지역전문가 김정식

2019 도시재생 산업박람회 시흥시 부스에서 만난 도시재생지역전문가 김정식씨는 "시흥시가 도시재생에 관련된 32억 예산의 결정권을 주민협의체에게 맡겼다. 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모두 우리가 결정했다"며 "시에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김 씨는 "대부분 전문가나 공무원들이 도시재생을 계획한다. 활동가들에게는 통보만 한다. 마을에 필요한 시설을 만드는 것인데 활동가들은 왜 이런 것들이 계획되는지 모른다. 그러니 주민협의체가 지속적으로 그것들을 갖고 가면서 활용하지 못한다. 우리도 2011년도에 주민계획과에 모여서 활동하다가 2015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하다보니까 기존의 주민계획과로는 안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협의체로 바꿔보자고 결정했고 지역전문가들을 모았다.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은 처음에 계획했던 것들, 커뮤니티 공간 마련부터 마을회관 운영을 위한 태양광 설치까지 모두 다 실현했다"며 뿌듯해 했다.

시흥시 주민들이 '마당'이라고 부르는 도일시장 마을카페.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가구를 벽면에 붙여 꾸몄다. 카페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오랜기간 방치되어 미관을 해치던 공간이었다. 

김 씨는 "지금은 사업이 끝나 시에서 받는 재정 지원이 없지만 주민협의체 자체 수익으로 마을회관이나 커뮤니티 공간 등의 운영을 해결하고 있다"며 "처음 계획할 때부터 32억을 들여 만든 이 공간을 어떻게 유지할까 고민했다. 카페가 없었다. 그래서 마당에서 카페를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했다. 그분들과 바리스타 수업을 받았고 방앗간에서 커피를 볶아볼까 해서 강사에게 제안했다"며 "에스프레소 기계도 없다. 방앗간에서 깨 볶는 기계에 커피를 볶고, 식혀서 껍질은 체에 내린다. 하지만 원두는 최고급이고 자주 볶아서 신선하다. 커피 3년 볶아보니 이제 자신 있다"며 자랑했다.

수익금에 대해서 질문하니 김 씨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어서 수익이 나는 정도다. 수익을 내려고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마당은 순수하게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다. 나도 마을 통장으로 도일시장에서 펌프를 파는 사람이다"라며 "커피를 판다기 보다는 이야기를 파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김 씨는 "지금은 32억을 들여 마련한 이 시설들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까에 집중하고 있다. 더 바란다면 도일 서포터즈로 중학생들을 위해 봉사하다보니 (우리 동네에) 청소년들이 쉴 데가 없더라. 모여서 책도 보고 누워서 쉴 수 도 있는 쉼터를 마련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래되고 낡은 마을회관을 리모델링 하여 만든 '도일아지타트'. 주민들이 무료로 대여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출처 도일시장 블로그.

한편 시흥시 도시재생과 공덕기 주무관은 시흥시 도시 재생이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개발과 재생을 동네마다 특성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개발이 필요한 곳은 개발을 해야 한다. 땅의 상태나 사업성을 문제로 개발을 할 수 없는 곳은 재생으로 가야 한다. 이곳을 왜 재생시켜야 하는지를 주민들에게 납득시키는 것부터 시작했다"며 "그 다음부터는 주민들이 제안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대로 지원해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공 주무관은 "물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변하기까지 5년이 걸렸다. 2010년부터 주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했다"며 "도시재생과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다. 주민뿐 아니라 공무원도 기존 개발 마인드에서 재생 마인드로 바뀌어야 하는데 사업 초창기에 2년마다 담당자가 바뀌면 사업 진행이 쉽지 않다. 담당자를 교체하지 않았던 것도 성공요인인 것 같다"고 대답했다.

공 주무관은 "(도시재생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거버넌스 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주민들이 마을에 필요한 것을 스스로 공부해서 요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을회관(도일아지타트)에 있는 탁자와 의자 액자 등으로 꾸며진 2019 도시재생 산업박람회 시흥시 부스.

시흥시는 2016년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전국 최초로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재단법인으로 설립했다. 

이에 대해서 공 주무관은 "국가 정책이 바뀌거나 담당 공무원이 교체되도 진행하는 주민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앞으로는 주민들이 규제에서 좀 더 자유롭게 재생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시 자체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김지현 기자  apolloni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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