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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택시협동조합의 최근 사태로부터의 교훈[기고문] 장종익 교수(한신대학교)
  • 장종익 교수(한신대학교)
  • 승인 2019.04.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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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택시협동조합'은 2년 전 협동조합의 날 행사에 경제부총리가 그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운전하는 택시를 이용하여 행사장에 도착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기대를 모았던 국내 1호 택시협동조합이다. 

회사택시의 운전자들은 피고용인임에도 불구하고 사납금제 등 높은 소득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열악한 보수수준으로 인하여 이직율이 매우 높아서 기피되는 직업군으로 전락한지 오래되었으며, 그 결과 택시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는 낮아지고 있었다.

운전자들이 법인택시의 공동소유자가 되는 택시운전자협동조합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운전자에게는 질 좋은 일자리를, 그리고 시민들에게는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 한국택시협동조합이 적지 않은 문제점과 진통을 겪고 있다는 점이 라이프인의 취재결과 확인되었다. 라이프인의 세 차례에 걸친 기사를 보면서 협동조합을 연구하고 정책 자문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드러난 문제점을 차분히 분석하여 그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세 차례의 라이프인의 기사를 통하여 확인된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한국택시협동조합의 설립을 추진해왔고 설립 이후 경영을 맡아 왔던 이사장과 임원들의 경영 상황 및 운영 결과가 조합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되어 왔다는 점이다. 

임원들을 주로 맡았던 '출자조합원'들의 대출 원리금이 '승무조합원'들이 모르는 사이에 조합 통장에서 빠져나간 사실, 조합 회계상으로는 조합원에 대한 복리후생비 지급으로 처리하였음에도 '승무조합원'에게는 특별배당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여 공제한 배당세 15.4%의 누적분 수천만원이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사실, 협동조합의 법인카드로 연간 수천만원이 사용되었음에도 업무상 연관성을 입증하는 자료가 조합사무실에 전혀 없다는 사실 등이 취재결과 드러났다.

둘째는 한국택시협동조합의 지배구조에서 운전자조합원들은 철저히 배제되었고 운전기능을 담당하지 않는 후원자(출자)조합원들에 의하여 장악되었다는 점이다. 즉, 열악한 택시운전자를 '위한' 목적이 과다하게 홍보되었을 뿐 노동자협동조합의 핵심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운전자조합원에 '의한' 협동조합 운영은 사실상 철저히 외면되었다는 점이다. 

셋째, 이러한 한국택시협동조합의 일탈이 2015년 7월 설립이후부터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 내 감사기능이 작동되지도 않았고, 일부 조합원들은 2017년도에 담당 감독관청인 서울시에 외부감사를 요청하였지만 감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한국택시협동조합은 서울시사회투자기금으로부터 10억원의 융자를 받았음에도 이러한 일탈 행위에 대한 감독역할을 수행하지 않았으며,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나 서울시협동조합협의회 등도 아직까지 이러한 일탈행위를 바로 잡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렇게 그 민낯이 드러난 한국택시협동조합의 문제점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협동조합섹터의 내실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제3차 협동조합기본계획 수립을 준비하는 현 단계에서 협동조합들의 문제점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대안에 대한 지혜가 시급히 모아질 필요가 있으며, 이번 사태를 초래한 여러 가지 원인 중 두드러진 두 가지를 우선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협동조합 관련 제도적 허점이 악용되고 있으며, 감독시스템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은 직원협동조합이 아닌 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으로 신고되었고, 이 유형이 운전자가 아닌 사람들에 의하여 이사장 및 임원 장악이 가능하도록 악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도 이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7년 7월에 필자가 협동조합의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하여 기재부 협동조합 사이트에서 확인한 2016년 한국협동조합택시 공시자료에 따르면, 1인당 2500만원의 출자금을 납입한 156명의 운전자는 직원(노동자)조합원이 아닌 사업자조합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4명의 직원조합원과 9명의 후원자조합원도 조합원으로 등재되어 있었다. 

그리고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운전자조합원은 한 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고 모두 후원자조합원으로 채워져 있었다. 다중이해관계자조합원제도는 공익 목적이 강한 사회적협동조합의 한 특성으로 설정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기획재정부장관 고시사항으로 협동조합의 한 유형으로 설정되어 오용되고 있는 현실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정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협동조합의 정체성에 위배되는 사례가 발견됨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 신고 후에 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 그리고 기획재정부가 2년마다 실시하는 협동조합 운영실태 조사 시에 협동조합의 핵심 원칙인 상호성과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조사항목도 부재한 현실을 개선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번 사태로부터 협동조합이 취약계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특정 집단의 이익 추구로 악용될 수 있으며, 대리인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더욱이 현재와 같이 단순 설립지원업무 위주의 정책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택시, 택배, 퀵서비스, 대리운전, 요양보호사, 플랫폼노동자 등 협동조합의 가치가 크게 발휘될 수 있지만 주체들의 역량이 매우 취약한 분야에서 이의 해결을 위한 실천 노력을 선량한 개인에게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혁신기업, 비영리시민단체 및 미래지향적인 노동운동단체등이 담당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협동조합 생태계 혁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장종익 교수(한신대학교)  webmaster@life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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