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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쿱택시②]이런 조합원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쿱택시 임원, 총회 의결 없이 개인 간 조합원 지위·지분 양도
  • 공정경, 송소연 기자
  • 승인 2019.03.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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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이 민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 노동자협동조합은 노동자들이 법인을 소유하고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협동조합이다. 하지만 노동자협동조합의 의사결정 구조에 노동자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2015년 7월에 출범한 '한국택시협동조합'(이하 쿱택시)은 노동자협동조합이다. 쿱택시는 출범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출범 2년 만에 분란에 휩싸였다. 

쿱택시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의 조합원이 있다. 승무조합원과 출자조합원이다. 승무조합원은 출자금 2500만원을 내고 택시기사로 일하며 급여를 받는 조합원이다. 출자조합원은 택시기사로 일하지 않고 조합의 설립 취지에 동의해 출자금만 낸 조합원을 말한다.

박계동 전 이사장 시절 임원진 구성을 보면 승무조합원 이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노동자협동조합에서 이사회가 출자조합원만으로 구성됐고 이들이 주요한 의사결정과 경영을 이끌어갔다는 점은 쿱택시 문제의 시작일 수 있다.
 

 

쿱택시 정관 제 18조(출자)를 보면, 조합원은 1좌 이상의 출자를 해야 하며 출자 1좌의 금액은 2500만원이다. 정관 제21조(지분 등의 양도와 취득금지)에는 조합원 지위의 양도 또는 조합원 지분의 양도는 총회의 의결을 받아야 한다.

쿱택시 4차 총회('19년 2월 27일)에서 출자금과 조합원 자격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날 총회에서는 임원선출이 진행돼 조합원의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한 사안이었다.

조합원 지위를 개인 간 계약서로 양도·양수?

우선 쿱택시 전 상임이사였던 A 본부장과 출자조합원 B씨와의 이상한 거래가 드러났다. A 본부장의 출자금이 조합통장 내역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박계동 전 이사장에게 확인한 결과, A씨와 B씨 둘이 계약서를 쓰고 B씨의 조합원 지위와 지분을 A씨가 승계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정관에도 나와 있듯이, 조합원 지위의 양도 또는 조합원 지분의 양도는 총회의 의결을 받아야 한다. 출자증서에도 "위 증서는 정관 21조에 의하여 개인별 양도 양수는 금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과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관계자는 "총회의 의결을 받지 않았기에 당연히 효력이 없고, 총회 의결 없이 조합원 지위 및 지분을 양도한 것은 위법사항이다"라고 지적했다.

조합통장에 출자금 내역 없는 조합원?

쿱택시 현 이사장 측이 조합원 명부에 기재돼 있는 조합원들의 출자금 납입현황을 확인했다. 그 결과 박계동 전 이사장을 비롯해 출자조합원 6명의 출자금대출이 쿱택시 조합통장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쿱택시 조합원대출을 담당하는 하나은행에 확인한 결과, 6명의 대출금(각 2500만원)은 쿱택시 조합통장이 만들어지기 전 서기운수 인수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사회적협동조합 '한국협동조합연대-쿱택시'(이하 연대) 계좌로 입금됐다. 
 


연대는 전국적으로 쿱택시를 확대하기 위해 만든 조직으로 현지 법인설립(SPC), 컨설팅, 조합원 교육을 맡고 있다. 2013년 1월에 창립한 '한국협동조합연대'는 쿱택시 박계동 전 이사장이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쿱택시 설립과정을 보면, 2015년 3월 연대가 인수자금을 모아 서기운수를 인수했고 그 후 쿱택시에 양도했다. 서기운수 인수자금으로 사용된 6명의 대출금이 쿱택시 출자금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건이 있다. 출자증서 또는 양수·양도 계약서, 회의록 등에 연대로 입금한 대출금을 쿱택시 출자로 인정한다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박계동 전 이사장은 그 근거가 있다고 말했으나 자료를 직접 보여주지는 않았다. 위 6명이 보내온 소명 증빙 자료에도 대출금 2500만원을 연대계좌로 입금한 내역만 있을 뿐 출자금으로 인정한다는 근거자료는 없었다. 

개인 통장과 번지수 다른 조합에 들어간 출자금?

특히 위 6명 중 C씨의 거래내역과 D씨의 거래내역을 눈여겨봐야 한다.

C씨는 지난해 12월 조합원 탈퇴서와 출자금반환 내용증명을 쿱택시에 보냈다. C씨가 보낸 소명 자료를 보면 2015년 3월 9일 1000만원은 연대계좌로, 1500만원은 한모씨(박계동 전 이사장의 부인)의 계좌로 보냈다.
 

C씨가 사회적협동조합 '한국협동조합연대' 계좌로 1000만원을 입금한 내역
C씨가 한모씨(박계동 전 이사장의 부인) 계좌로 1500만원을 입금한 내역

2015년 7월부터 하나은행-쿱택시-서울보증보험 3자 협약이 이루어져 조합원 대출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조합원이 출자금 대출을 신청하면 하나은행은 쿱택시 조합통장으로 바로 입금한다. 


D씨(쿱택시 전 이사)는 개인 신용대출로 일단 2015년 1월 29일 연대계좌로 2500만원을 입금했다. 조합원 대출 전환 후 2015년 9월 8일 1500만원이 쿱택시 조합통장으로 입금됐다. 쉽게 말해, 2500만원 중 1000만원은 연대에 있고 1500만원은 쿱택시에 있는 상태다.

출자증서만 있으면 조합원?

쿱택시 조합원들은 출자증서 사본을 받는다. 현 이사장 측은 "박계동 전 이사장 시절 출자증서 원본을 보여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은행 대여금고에 있다는 말만 들었을 뿐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연대에 문의한 결과, 출자증서 원본은 하나은행 00지점 대여금고에 보관돼 있었다. 라이프인은 현 이사장 측과 은행에 동행해 대여금고에 있는 출자증서 원본을 직접 확인했다. 그 결과 출자증서 원본과 사본은 같지 않았다. 도장의 위치, 투명 필름에 인쇄된 은행명의 유무가 달랐다. 대여금고 마지막 사용일은 지난해 9월 20일, 박계동 전 이사장이 해임된 총회('18년 9월 21일) 전날이었다.
   

쿱택시 출자증서 사본
쿱택시 출자증서 원본

쿱택시 출자금과 조합원 자격, 전문가들 의견 들어보니

한 공익변호사는 위 사안에 대해 "출자증서를 사본으로 교부받고 직접 협동조합 계좌에 이체한 내역이 없는 조합원들은 자신이 과거 출자금을 납부한 사실을 입증하기가 어렵다. 원본과 사본이 다르면 입증이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은 "등기 이전에는 연대에서 돈을 모았더라도 등기 이후에는 쿱택시 조합으로 다 넘겨줘야 한다. 이사장 통장이든 법인통장이든 조합과 관련된 통장으로 넘어가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연대계좌로 입금된 대출금을 쿱택시 출자금으로 인정한다는 근거가 남아 있어야 한다. 근거가 남아 있지 않으면 쿱택시에서는 돈을 받은 게 아니다. 대출금이 전 이사장의 부인통장으로 들어간 경우는 더 심각한 사항이다. 부인통장으로 넣었다면 다시 조합통장으로 넣었다는 근거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관계자는 "연대로 들어간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인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법정에서 다퉈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다만 조합원이 되려면 1좌 이상, 즉 최소 2500만원을 출자해야 하고 2500만원 미만으로 출자한 경우는 1좌가 안 되기 때문에 조합원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경, 송소연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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