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남자 ⑥] 수원 카페슬로비, 수원갈비맛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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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남자 ⑥] 수원 카페슬로비, 수원갈비맛 샌드위치
사람을 돌보고, 사람을 살리는 밥상을 만드는 '오가니제이션요리' 한영미대표 인터뷰
  • 2019.02.27 18:24
  • by 석병선 객원기자
필자는 요리에 대한 애정으로 조리학을 전공하고 외식업체, 음식연구소에서 일을 했고,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으로 생활협동조합에서 일을 했습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었던 남자,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고픈 요주의 남자, [요남자]가 두 분야의 경험을 살려 '살맛나는 경제'와 '함께 만드는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국내 영화 '극한직업'이 역대 흥행 2위 자리를 꿰차며 누적 관객수 1550만 돌파를 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수원왕갈비통닭"의 영화대사가 유행어가 됐을 정도다. 실제로 영화가 흥행하면서 점포 20여개가 있는 수원통닭골목은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다. 

영화가 흥행하기 이전인 2016년부터 수원 카페슬로비에는 수원갈비맛 샌드위치가 있었다. 홍대에 있던 카페슬로비가 2016년 6월 경기상상캠퍼스에 자리를 잡으면서 선보인 메뉴다. 수원갈비와 샌드위치의 만남은 아직도 경기상상캠퍼스 입주민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 영화 '극한직업' 스틸컷

 

카페 슬로비를 만든 곳이 바로 사회적기업인 오가니제이션요리이다.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가  2007년 청소년 창업프로젝트로 오가니제이션요리을 인큐베이팅했다. 사회적경제분야 외식업이 생소했던 2011년, 홍대 카페슬로비를 시작해서 지금은 수원 슬로비, 공덕 슬로비를 운영하고 케이터링 서비스, 음식컨설팅, 요리개발&교육사업을 하고 있다.

오가니제이션요리 한영미 대표를 만나 3가지 키워드(▲사람, 교육, 건강이 담긴 슬로비 문화, ▲사회적경제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외식업, ▲수원갈비맛 샌드위치)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 대화하기

- 오가니제이션요리와 카페 슬로비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오가니제이션요리는 청소년과 여성들이 요리를 통해서 자립하고 성장하는 사회적 목적이 있는 회사다. 청소년들이 설립동기가 되었다. 청소년은 배워야하는 시기기에 학교라는 체계가 필요했고 '영쉐프 스쿨'을 만들게 되었다. 요리 배우려는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요리 뿐 아니라 자기 삶 디자인하는 방법 가르치고 있다. 2010년 영셰프스쿨의 첫 입학식이 있었고 2019년 현재 10기의 학생을 모집했다. 청년들이 건강한 일터에서 일자리를 얻고 자립하는 기회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형태의 외식업장이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있었고, 탄생한 것이 카페 슬로비였다.

 

- 사회적경제 측면에서 슬로비의 미션을 알고 싶다.

더불어 잘 사는 거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나 혼자만 개입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결부되어 있는 관계망의 주체들이 더불어 지속가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것을 하고 싶다. 하지만 가끔 '일개 업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정책도 같이 가야하고 협력하고 협치해야 하는 일들이다. 방향성을 가지고 크게 그려야 한다. 지금 우리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실히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오가니제이션요리에서는 청년요리사, 청년농사꾼, 청년유통업자, 청년 회식문화 기획자를 양성하고자 한다. 슬로비에서는 건강한 일자리 창출과 일터 확장, 건강한 밥상을 창조한한다. 두 분야가 서로 연결된다. 외식업자 -> 농부 -> 소비자가 연결되어서 지속가능한 외식업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점포 이전이 있었는데 젠트리피케이션의 영향이 있나?

2011년 개업한 홍대 슬로비가 2016년에 수원 슬로비로, 2013년 개업한 성북 슬로비가 2017년 공덕 슬로비로 이전했다. 홍대 슬로비의 경우에 젠트리피케이션의 직접적인 피해라고 볼 수 없다. 건물주가 얼토당토하게 임대료를 올리는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임대료가 비쌌다. 관리비만 해도 70만원이었다. 큰 부담이었다. 8천원 정도의 집밥을 팔아서 감당하기에 어려웠다.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홍대슬로비의 경우에는 작은 회사들이 꽤 많았다. 직장인들이 주 고객이었다. 점심을 먹고 저녁에 술을 마시러 왔었다. 그런데 홍대상권이 더욱 관심을 받으면서 건물주랑 기획부동산이 합을 이루어서, 상업적 활동을 할 수 있게끔 근린생활시설로 바꿔, 임대 수입을 올리는 작업을 했다. 임대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건물에 통째로 슈퍼브랜드가 들어오기도 했다. 작은 회사들은 위치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기존의 주 고객들이 많이 줄게 되었다. 이것이 젠트리피케이션의 직관적인 영향이었다.

 

- 사업적으로 제일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홍대에 카페슬로비가 생겼을 때, 친환경 밥집 컨셉으로 호응이 높았다. 점포가 5층인데도 불구하고 찾아와서 줄을 섰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이 찾아오셨다. 그런데 그게 순식간에 꺾였다. 밖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빨리 인지하고 있어야 했다. 주변은 점점 변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어린 친구들이 많이 유입되었다. 룸카페, VR게임방, 소비형태의 매장들로 채워졌다.

밥집이라는 형태에서 변화하는 트렌드에 민첩하게 반응하기 쉽지 않았다.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미 진행되어 있었고 성급하게 따라 잡을 수 없었다. 제일 어려웠던 것은 변화를 캐치해서 발맞춰서 시도를 하는 것인데, 그 것을 못했다. 

 

- 슬로비는 외식업 시장에서 8년간 운영을 하고 있다.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언인가.

옛날에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바로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걸린다. 이야기를 하자면 너무 많지만 딱히 할 말이 없다.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합니다’라고 할 수 없는 포인트가 많다. 무엇을 생각하셨든지 간에 해보시라. 이것이 가장 해드릴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우리가 가치가 있는 일을 한다’ 라는 것도 사실 거추장스러운 옷일 수도 있다. 거기에 취해 있을 필요도 없다. 시작한다고 했을 때, 동기는 분명히 있으실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경험하면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성공이든 실패이든 사람이든 무엇이든 얻을 것이다. 

 

- 앞으로의 사업의 방향은 무언인가.
올해에는 조직 자체가 단단해지려 한다. 지금껏 해온 것을 분산되지 않도록 모으는 작업을 할 것이다. 그리고 조직 형태를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해 사람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하는 작업을 준비할 예정이다.

 

 

-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밥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일 수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밥을 무엇으로,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만드느냐에 따라서 밥은 독도 되고 약도 될 수 있다. 그래서 밥을 만드는 일은 하늘이 내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를 영쉐프스쿨의 학생들과 직원들에게도 이야기 한다. 밥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사람을 돌보고 살리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의 시대는 이런 생각들을 놓치기 쉽다. 패스트푸드, 레토르트음식이 성장하고 시장이 커졌을 때 위기의식을 느낀다. 아마도 이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존재 할 것 같다. 우리는 불편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이 불편을 선택할 사람도 계속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 수원갈비맛 샌드위치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린다.
수원갈비맛 샌드위치는 경기상상캠퍼스에 입주할 때, 수원에 대한 고민에서 만들어졌다. 수원을 알아보니 통닭거리, 갈비가 유명했다. 그리고 마침 그때 경력단절 여성이 모여 만든 예비사회적기업 '1015컴퍼니'에서 빵을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빵을 납품받기로 하고 수원갈비가 합쳐져 수원갈비맛 샌드위치가 만들어 졌다.

수원갈비양념은 전수받은 것은 아니다. 수원갈비가 다른 갈비와 다른 점은 간장양념이 아니라 소금양념이 큰 차이였다. 간장소스를 안 쓰고 소금으로 양념하니 맛이 깔끔해서 샌드위치에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몇 번 테스트를 해봤더니 괜찮은 맛이 나왔다. 반미(베트남식 샌드위치)처럼 야채피클을 넣어 새콤하게 만드니 조화가 있었다.

갈비는 쓸 수는 없었다. 갈비는 재료비가 너무 비싸다. 불고기 부위를 쓴다. 그래서 수원갈비맛 샌드위치이다. 수원갈비양념에서 만들게 된 계기이다. 대박메뉴는 아니지만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주    소 |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166, 경기상상캠퍼스 ‘생활1980’ 1층.  
전화번호 | 031-293-0805
운영시간 | 화 - 일 :10:30 ~ 18:00, 공휴일은 휴무.
가    격 | 수원갈비맛 샌드위치 8,000원, 한그릇밥 6,000원(하루전 전화예약 필수),
           아메리카노 2,500원, 카페라떼 3,500원, 
           수제청음료(오미자, 자몽, 레몬, 매실)3,000원~3,500원
S  N  S | 페이스북: facebook.com/swslobbie 
           인스타그램: instagram@swslobbie

 

카페슬로비에는 경기상상캠퍼스의 방문객들과 입점한 업체들을 위한 한그릇밥을 메뉴가 있다. 한그릇밥은100% 사전 예약으로 진행된다. 하루 전에 전화예약을 해야 하고 주말에는 이용이 불가하다.

 

■ 먹어보기

수원갈비 맛 샌드위치를 먹어 볼 시간이다. 수원에 대한 상상력과 지역특색을 살린 수원갈비맛 샌드위치가 기대됐다. 바게트에 갈비양념소고기, 토마토, 양파, 치커리, 야채피클, 할리피뇨로 구성된다. 속재료들이 가득 차있었다. 한입 먹었을 때 느낌은 야채피클과 할리피뇨의 새콤달콤함이 산뜻했다. 그리고 토마토, 치커리의 신선한 야채들이 식감이 있었다. 생각했던 것처럼 고기에서 간장양념의 맛나지 않았고 깔끔했고, 바게뜨와 잘 어울렸다. 담백하고 신선한 샌드위치였다.

 

 

또 하나 특이했던 점은 빵이었다. 빵이 부드러웠고 먹을수록 고소했다. 보통 샌드위치에서 빵맛이 받쳐주고 다른 재료의 맛이 많이 느껴지는데 빵의 맛이 깊게 느껴졌다. 천연 발효빵의 부드러움과 진함이 좋았다. 빵의 외면과 속재료의 내면이 조화를 이뤘다. 

수원갈비맛 샌드위치는 음료와 함께 간편식으로 때로는 간식처럼 먹을 수 있었다. 수원에서 먹는 수원갈비맛 샌드위치는 호기심도 자극했고 상징성도 있었다. 신선하고 깔끔한 맛으로 충분히 입맛을 만족시켰다. 수원 카페슬로비가 2016년에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해온 메뉴가 될 만했다.


■ 나누기 | 수원갈비맛 샌드위치

□ 재료 | 20cm 천연발효 바게트 1개, 토마토슬라이스 3조각, 양파슬라이스 약간, 
          치커리 4개, 할리피뇨 5개, 무-당근피클50g, 수원갈비양념고기60g, 
          마요네즈 약간, 홀그레인 머스타드소스 약간

□ 밑준비
< 수원갈비양념 만드는 법 > (고기1.3kg기준)
설탕80g, 소금20g, 후추5g. 매실액60g, 간양파300g, 다진마늘150g, 미림80g, 참기름 약간
불고기용 소고기를 양념에 재워 하루 동안 냉장고에서 숙성.

<무,당근 피클 만드는 법> ​배합초 만들기 (1人기준)
식초40ml, 물80ml, 설탕40ml, 소금2g, 통후추1g
배합초를 끓여 채썬 무, 당근 에 부은 후
하루 동안 두고 다음날 통에 넣어 냉장고에 넣어둔다.

□ 수원갈비샌드위치
1. 바게트를 오븐에 3분간 굽는다.
2. 수원갈비양념고기를 60g을 충분히 익혀 굽는다.
3. 바게트 양면에 골고루 (소스 : 마요네즈 + 홀그레인머스타드) 소스를 바른다.
4. 바게트에 소고기+할라피뇨+당근-무 피클+토마토+양파+치커리를 넣어준다.​
5. 먹기 좋게 반으로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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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병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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