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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쿱택시①]기본원칙 지키지 않아 갈등 부른 '쿱택시', 도대체 왜?

국내 1호 택시협동조합, '한국택시협동조합(이하 쿱택시)'이 2015년 7월 서울에서 출범했다. 쿱택시는 매일 사납금을 입금해야 하는 법인택시와 달리 택시기사들이 각자 2500만원씩 출자금을 내 조합원이 되고, 조합의 수익을 배당으로 나눠 갖는 구조다. 

쿱택시는 사납금 없는 택시협동조합으로, 택시기사들의 가장 큰 고충이었던 사납금을 폐지해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와 안정적인 일자리로 언론에 널리 알려졌다. 출범 초기에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던 택시기사들이 더 나은 삶을 기대하며 쿱택시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그러나 출범 2년 만에 분란에 휩싸였다. 2017년부터 국회의원 출신인 박계동 이사장을 비롯한 운영진과 조합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고 100여명의 조합원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렸다. 비대위는 불투명한 회계, 독단적 경영, 협동조합기본법 및 정관 위반 등을 이유로 박계동 이사장과 임원진 해임을 추진했고, 2018년 3월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김정운 부장판사)는 박계동 이사장을 제외한 5명의 임원에게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비대위는 2018년 4월 20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원 159명 중 과반수 이상인 85명이 해임에 찬성해 박계동 이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했다. 

2018년 9월 21일 총회를 통해 이사장과 임원진이 교체됐지만, 여전히 갈등은 남아있다. 쿱택시 갈등을 계파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협동조합이라면 무엇보다 협동조합 원칙에 충실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협동조합연대-쿱택시'(이하 연대)에서 제작한 메뉴얼에는 '쿱택시 3대 원칙'이 있다. '민주적인 운영', '투명한 경영', '공정한 분배'이다. 연대는 전국적으로 쿱택시를 확대하기 위해 만든 조직으로 현지 법인설립(SPC), 컨설팅, 조합원 교육을 맡고 있다. 

라이프인은 쿱택시 3대 원칙을 바탕으로 쿱택시 갈등 그대로를 바라보려 한다. 19년 2월 27일 쿱택시 4차 총회를 앞두고 여러 가지 문제 중 우선 네 가지를 짚어보겠다.

■ 투명한 경영

쿱택시 매뉴얼을 보면 "회계의 투명성이야말로 협동조합을 보다 건강하게 유지하는 비결이자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쓰여 있다.

투명한 경영? #1

쿱택시 조합원이 되려면 출자금 2500만원을 내야 한다. 쿱택시 조합원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승무조합원과 출자조합원이다. 승무조합원은 2500만원 출자금을 내고 택시기사로 일하며 급여를 받는 조합원이다. 출자조합원은 택시기사로 일하지 않고 조합의 설립취지에 동의해 출자금만 낸 조합원을 말한다. 출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조합원은 제1금융권과 쿱택시가 협약을 맺어 제1금융권에서 출자금 2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승무조합원의 경우 대출 원리금이 개인통장에서 꼬박꼬박 빠져나간다. 문제는 박계동 전 이사장을 비롯해 가족, 지인으로 추정되는 출자조합원 11명의 대출 원리금이 조합통장에서 나갔다는 점이다. 2015년부터 2018년 9월까지 조합통장에서 지급된 출자조합원 11명의 대출 원리금 합계는 4천5백만원이 넘는다. 조합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11명 중 9명은 이자가, 2명은 원금 및 이자가 지급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출자조합원인 A씨의 경우, 조합통장에서 대출 원리금 1500만원이 상환됐는데 지난해 12월 조합원 탈퇴를 이유로 출자금 2500만원을 반환해 달라고 쿱택시 현 이사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투명한 경영? #2

쿱택시는 2017년 총회에서 월 특별배당금 5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승무조합원 급여통장에는 기본급 외 매달 배당세 15.4%를 제외한 배당금이 들어왔다. 장부를 보면 배당세는 별도계정으로 관리됐다. 하지만 원천징수영수증에는 상여금으로 표기돼 있었다.

현 이사장 측은 "배당세를 세금으로 내지 않았으면 당연히 조합원에게 돌려줘야 했는데 배당세 명목으로 모아 둔 수천만원이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가 없다. 박계동 전 이사장 측은 복리후생비로 썼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근거자료를 찾기가 어렵다. 이런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 민주적인 운영

쿱택시 매뉴얼 중 '민주적인 운영' 페이지를 보면 "쿱택시는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통해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다. 조합원들이 운영위원회에 참여하여 조합운영의 전반적인 사항을 직접 심의, 의결하고 있다"고 쓰여 있다.

민주적인 운영? # 1

박계동 전 이사장은 2015년 쿱택시를 설립하기 위해 서기운수 인수 과정에서 36억원을 제3금융권에서 빌렸다. 2014년 1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7개월 15일 동안의 이자가 8억6천7백만원이다. H대부업체에서 한 달 동안 빌린 36억원에 대한 이자가 1억2천7백만원, J대부업체에서 4개월 15일 동안 빌린 33억에 대한 이자가 6억3천3백만원이다.


박계동 전 이사장 측은 서기운수 초기 인수작업 단계에서 제1금융권의 대출거부 등 자금조달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제3금융권을 이용해야 했고, 그에 따른 높은 대출이자가 비용으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쿱택시 현 이사장 측은 2015년 출범 당시 이미 100여명의 조합원이 모여 약 25억원을 활용해 조기에 사채를 변제해 이자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는데 조합원들과 어떠한 상의도 없이 이자비용을 발생시켜 조합 재산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민주적인 운영? # 2

박계동 전 이사장은 2017년 9월 1일 한국협동조합연대에 3억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상환 일자는 2017년 11월 30일이다. 박계동 전 이사장은 2016년 11월 한국택시협동조합연합회를 만들어 포항, 경주, 대구, 광주, 구미 택시협동조합을 가입시켰다. 쿱택시는 2017년 구미 쿱택시(한국택시구미협동조합)가 송광택시를 인수할 때 부족한 자금을 한국협동조합연대를 거쳐 지원했다.

현 이사장 측은 "우리가 낸 출자금을 조합원들 동의도 없이 다른 조합에 빌려주고 여러 차례 연대보증도 섰다. 조합 상황이 이렇게 어려운데도 한국협동조합연대는 빌려준 3억원을 아직까지도 갚지 않았다. 박계동 전 이사장은 조합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았는데도 무리하게 세력을 늘려왔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국에 6개 쿱택시가 있다. 서울, 포항, 경주, 대구, 광주, 구미 쿱택시다. 서울 쿱택시 외 구미 쿱택시에도 안 좋은 징후가 포착됐다.

구미시는 지난 2월 8일 구미 쿱택시에 운행중지 처분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구미 쿱택시는 2월 18일부터 5월 18일까지 90일간 택시 26대가 운행중지 되고 3월 11일까지 과태료 10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위반사항은 다음과 같다.

"택시구입비(신차 구입비) 및 유류비를 택시운수종사자에게 부담시켜 '택시의 운송비용 전가 금지 등'의 법규정 위반"
 

지난해 11월 구미시가 두 차례 점검한 결과, 구미 쿱택시는 2017년 10월 1일부터 2018년 11월 6일까지 13대의 차량에 신차 구입비 명목으로 매일 사납금 납부 시 각각 3000원 또는 6000원을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전가하여 받았다.

구미 쿱택시 한이섭 이사장(2월 8일 기준)은 본 기사 '투명한 경영? #1'에서 언급한 쿱택시 조합통장에서 이자가 나간 출자조합원 중 한 명이다.

연대는 "위 사항은 구미 쿱택시의 일이라 연대에서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한이섭 이사는 현지 법인설립(SPC)과 컨설팅을 위해 연대에서 파견한 이사다. 한 이사는 초기 운영 및 설계를 담당하였으나 구미 쿱택시 전 이사장이 은행권 채권 상황의 압박으로 돌연 이사장을 사임해 어쩔 수 없이 이사장을 맡았다. 은행 채권 상환이 완료된 현재, 다시 전임 이사장이 복귀했고 한이섭 이사는 사실상 임무를 완료하고 구미 쿱택시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라이프인은 더 협동조합다운 택시협동조합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기사를 시작으로 쿱택시 관련 사항을  다각적으로 깊이있게 다뤄볼 예정이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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