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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저절로 깨끗해지지 않는다[안전 칼럼] 위험 속에 일하는 환경미화원, 더 방치해선 안된다 - 3년간 산재 ‘인정’ 1,822명, 사망 18명
  •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부장)
  • 승인 2019.02.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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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이어 청소노동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17년 말 광주의 청소노동자가 보름 간격으로 청소차로 인해 사망하였고, 2018년 초에는 서울 용산구에서 일하던 청소노동자가 청소차 컨테이너 교체 작업 중 유압장비에 끼여 유명을 달리했다.

청소노동은 위험한 직업 중 하나다. 미국이나 영국의 통계에서는 경찰이나 소방관보다 산재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모두가 잠든 야간에 작업을 해야 하고, 관련 시설과 장비들은 노후화되거나 노동자들의 작업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소관 부처가 복잡하여 이들의 안전을 누가 책임 질지 불명확하다. 쓰레기, 폐기물을 치우는 작업이니 환경부 소관인 것 같지만, 실제로 사고는 안전관리, 고용형태의 문제와 관련이 깊다. 각 지자체마다 청소노동자들을 관장하고 있어서, 이를 지휘·감독해야 하는 행정안전부 소관이 맞다. 하지만, 직접적인 현장의 위험요인과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이행 여부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것은 고용노동부의 몫이다. 서로 책무를 해태하면서 청소노동자의 안전을 방치하고 있으니, 이들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한다.

 


2015∼2017년 3년 동안 넘어짐, 떨어짐, 뇌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산재가 ‘인정’된 환경미화원만 1,822명이다. 이 중 교통사고나 청소차량에 끼임·깔림 등에 의해 18명이 사망했다. 죽거나 다치는 노동자가 많은 것도 놀랍지만, 사망자 18명 중 민간위탁인 경우가 16명이나 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2018년 기준 한국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은 43,000명 정도다. 생활쓰레기(생활폐기물, 종량제 봉투) 수집·운반, 가로청소가 각각 13,000명 정도로 가장 많고, 음식물 쓰레기 수집·운반이 7,500여 명, 재활용품·대형폐기물 수집·운반 작업을 하는 노동자가 9,500여 명 정도다. 환경미화원 이외에도 청소와 관련 노동을 하는 노동자도 많다. 재활용센터에서 일하거나 소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우리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43,000명의 환경미화원 중 56.2%가 민간위탁이다. 청소업무는 시민의 위생과 보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자체가 책임지고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사업이지만, 절반 이상이 민간으로 위탁되어 있다. 그리고 이 위탁된 사업장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을 감내하면서, 안전하게 일할 권리마저도 빼앗긴 채 방치되어 산재사망자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지만, 환경미화노동자들의 지자체 직고용은 요원하기만 하다. 최저가 낙찰제로 민간위탁되면서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안전보건 관련 보호를 받지 못하며,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위탁업체 소속 청소노동자가 더 열악하다는 것이지 지자체 소속인 경우가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환경미화원들은 사고 위험이 높다. 청소차량 및 일반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 압축기 등 유압장치에 의한 협착, 날카로운 물체에 의한 자상 등 사고가 빈발한다. 운전자 이외에 수거·운반 작업을 하는 인력까지 3인 1조가 인력 구성의 기본 원칙이 되어야 하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2인 1조, 심한 경우는 1인 1조 작업 인원이 배치되어 청소차량 관련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또한 야간노동은 어두운 밤길에 일반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노후화된 장비 때문에 생기는 오작동도 큰 문제이고, 야외 작업의 특성상 추위나 더위, 눈과 비, 빙판길 같은 환경적인 요인도 사고를 유발한다. 현실성 없는 인력 배치와 많은 쓰레기 처리량 때문에 불법설치물인 자동차 발판을 궁여지책으로 달고 다니다 추락사하는 경우도 여전하다.

반복적인 중량물 취급에 의한 근골격계 질환 문제와 무리한 동작에 따른 사고성 요통도 심각하다. 100L 쓰레기봉투에 압축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쓰레기를 넣어 버리게 되면 30~40kg은 훌쩍 넘게 된다. 1인이 무리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권장 중량은 20kg 이하 수준이지만 현실적으로 2인 작업은 어렵다. 인력 부족으로 2인이 중량물을 함께 운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업무 속도와 노동강도가 높다 보니, 대부분이 골병들고 사고를 경험한다. 서울의 경우 청소노동자 1인이 하루 약 1.3톤의 폐기물을 수거해야 하고, 업무시간 내내 1분에 5kg의 쓰레기를 끊임없이 실어 올려야 한다. 비틀린 자세로 높은 청소차로 던져 올려야 하니, 허리와 어깨 근육이 파열되는 건 예사다.

각종 질환에 취약하다. 야외 작업이기 때문에 온갖 분진과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업무시간 내내 노출된다. 청소차 디젤연소물에 노출되어 폐암의 위험이 높고, 실제 산재로 인정된 사례도 많다. 온갖 폐기물과 부패한 음식물 쓰레기들을 다루다 보니 각종 감염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민간위탁업체의 경우는 휴게실이나 샤워시설을 제대로 두고 있지 않은 곳도 많다. 냄새와 청결 문제로 낮에 작업하면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쳐서 한국에서는 가로청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청소작업은 야간에 진행된다. 2급 발암물질인 야간노동은 수면장애, 우울과 불안, 소화기계 질병을 일으키고, 뇌 심혈관질환의 위험성도 높인다. 일본은 모든 청소작업은 주간에만 한다.

청소노동자의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정부에서도 작년 1월 대책을 내놓았다. 청소차 안전기준 설정과 매년 실태조사 실시 등의 법제화와 안전장비 설정과 착용 의무화, 작업안전수칙 매뉴얼 개선과 교육 강화 정도의 수준이었다. 노조는 그간 노동조합과 현장 노동자가 요구한 내용 중 일부만 골라 발표하며, 정규직 전환 등 가장 중요한 내용은 없다며 규탄했다. 이어 8월엔 총리가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야간이나 새벽시간에 일하는 것을 줄이고, 안전장비도 확충한다는 안을 발표했다. 위탁업체의 기본급과 복리후생비 정도를 현실화하겠다고는 얘기하지만 여전히 정규직화 내용은 빠져있다.

안전 관련 정부 대책이 나오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은 것들이 부족하다. 우선 정규직화에 대한 논의와 현실적인 인력 확충 안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그간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근골 유해요인 조사,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안전보건교육 등이 거의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주의 의무를 분명히 하고, 현장 노동자의 힘으로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복원될 수 있도록 노동안전보건 사업이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의 자발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쓰레기봉투에 규격만큼만 담고, 위험한 폐기물은 동봉해 버리고, 재활용 분리수거를 원칙대로 하며, 주간작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공감하고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부장)  webmaster@life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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