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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연구원, 백혈병으로 사망


지난 29일 삼성SDI에서 반도체용 화학물질을 개발하던 선임연구원 황모씨(32)가 사망했다. 황 씨가 맡은 업무는 삼성SDI 수원사업장 클린룸에서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포토·식각용 화학물질 개발이다. 화학물질 연구개발 과정에서 백혈병을 일으키는 벤젠,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해 많은 발암물질에 노출됐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은 "황 씨의 연구환경은 열악했다. 발암물질을 다루면서도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었고 안전교육도 없었다. 수동방식으로 일하면서 붉은 약액이 튀기고, 환기가 안 돼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나도 보호구조차 지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황 씨는 2017년 12월 20일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와 골수 이식을 받았다. 2018년 3월 근로복지공단 수원지사에 직접 산업재해 요양급여 신청을 했다. 산재 인정을 받아 치료비를 지원받고 재발 방지 대책으로 이어지기를 바랐으나 근로복지공단은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학조사를 할지 여부조차 알려오지 않았다. 결국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처리 경과에 대한 공문 한 장 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

반올림은 "반복되는 반도체 백혈병 사망 재해에 대해 이미 무수한 산재 인정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소견 등의 이유로 안일한 늑장 행정을 하는 근로복지공단은 당장 잘못된 행정처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반올림에 백혈병 피해제보를 한 삼성전자 계열사(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노동자가 104명이다. 이 중 60명이 사망했다.

반올림은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지 12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삼성전자 계열사들은 노동자의 생명에 위태로운 방식으로 일을 시키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고작 몇 명 걸린다는 백혈병으로 이렇게 많은 노동자가 죽어가는데도 기업들은 화학물질을 영업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8년 옴부즈만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삼성전자 기흥·화성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제품 907종 중 407종(45%)을 영업비밀 물질에 포함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에 나섰지만, 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 피해자들은 포함하지 않았다.

반올림은 똑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게 발암물질·독성물질에 대해 규제를 해야 하고, 안전한 물질로 대체해야 한다. 무엇보다 노동자에게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알권리를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또한 기업에 취업하기 이전에 학교에서부터 안전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구했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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