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아들, 무엇이 잘못돼서 죽었는지 알고 싶다
상태바
성실한 아들, 무엇이 잘못돼서 죽었는지 알고 싶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 사회적 타살 진상규명위원회 역할과 과제' 간담회, 김용균씨 어머니 발언
  • 2019.01.15 17:53
  • by 공정경 기자

1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 사회적 타살 진상규명위원회 역할과 과제' 간담회가 열렸다.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간담회 시작 전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용균씨가 사고로 숨진 지 한 달 되던 지난 11일,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김용균씨 사망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 독립적이고 권한 있는 진상규명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했다. 설 명절 전에 故 김용균씨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청와대의 책임 있는 답변을 19일까지 요구했고, 15일 간담회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촉구했다.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왼쪽 맨 앞)가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어떤 내용을 규명해야 하는지 듣고 있다.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렇게 말하며 오열했다.

"35일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아들 이름을 부르면 금방 대답할 것만 같아서 전화도 해보고 카톡도 해보지만 아무 반응도 없어서 미칠 것만 같습니다. 도무지 내 곁에 없다는 것을 믿고 싶지가 않습니다.

빈소의 사진을 보면서 네가 왜 24살 꽃다운 어여쁜 나이에 이곳에 영정사진으로 있어야 하는지, 그토록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계획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무엇이 잘못돼서 내 아들이 이런 사고를 당해야 하는지 묻고 또 묻습니다.

나의 잘못이 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나라를 믿고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안전장치도 없는 사회에 내보내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나라에 아이를 낳아서 뭐합니까. 서민들은 아이들을 키워서 돈 있는 자들에게 노예처럼 뒤치다꺼리하다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이 나라에선 아이를 낳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저는 이런 나라를 원망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무슨 말인지 새겨듣질 못했습니다. 돈 있는 기업이 잘못하면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무죄 처리되고 돈 없는 서민이 잘못하면 큰 처벌을 받는 것을 이제야 비로소 절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민주주의 나라입니까.

돈 있는 사람만 사람으로 살 수 있고 돈 없는 사람은 짐승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이것이 제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서 자행되고 있는 현실이라는 게 정말 끔찍했고 창피하고 부끄럽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업재해 사망률이 세계에서 1위입니다. 빈부 차이도 역시 마찬가지로 1위입니다. 이 나라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업과 정부, 서민들은 노예처럼 부려먹고 있습니다. 지금도 어느 가정에서는 아빠, 엄마, 아들, 딸들이, 매일 6~7명의 소중한 생명이 사라집니다.

우리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는 정부나 기업을 절대 용납하면 안 됩니다. 저는 제가 사는 날까지 끝까지 싸우고 이겨낼 것입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이 이렇게 부당한 나라를 반듯하게 세울 것을 끝까지 요구합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도와주십시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요기사
인기기사
  • (0731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62길 1, 1층
  • 제호 : 라이프인
  • 법인명 : 라이프인 사회적협동조합
  • 사업자등록번호 : 544-82-00132
  • 대표자 : 김찬호
  • 대표메일 : lifein7070@gmail.com
  • 대표전화 : 070-4705-7070
  • 팩스 : 070-4705-7077
  • 등록번호 : 서울 아 04445
  • 등록일 : 2017-04-03
  • 발행일 : 2017-04-24
  • 발행인 : 김찬호
  • 편집인 : 이진백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소연
  • 라이프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라이프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