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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그라나다'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하실래요?김회경 그라나다 센터장 인터뷰
  • 신동민 객원기자
  • 승인 2019.01.2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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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가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떡을 주고 잠자리를 주는 사회복지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자립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도모하는데 사회적경제는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열심히 활동하는 종교계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오른손이 한 일들이 공유되고 확산된다면 더 많은 오른손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필자는 [오른손]을 만나 오른손이 한 일을 널리 알려보고자 한다.  

'그라나다'는 중증장애인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사회적 기업이다. 47명의 발달장애인들이 일을 배우고 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자활의 인큐베이터(보호시설)이다. '천주의 성 요한 수도회'의 성요한 복지회에서 장애인을 돌보는 사업을 진행하며 장애인들의 직업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고자 2007년 설립했다. 2010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다. 하지만, 발달장애인들이 가질만한 직업은 많지 않았다. DM, 세차, 커피, 쇼핑백 조립 등의 여러가지 시도들을 해왔고, 현재는 쇼핑백조립과 커피 사업을 주력적으로 하고 있다.

 

 

'그라나다'는 일반 커피 회사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생산시설과 유통망을 갖추고 있었다. 생두를 원두로 가공하는 로스팅시설, 티백, 드립백과 같은 커피 상품을 생산하는 기계, 온라인쇼핑몰, 1층에 위치한 카페 등을 가지고 있다. 블루마운틴과 예가체프처럼 다양한 산지의 원두를 상품화하여 커피의 품질을 높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패키지를 꾸몄다. 

천주교 재단에서 시작된 만큼 천주교 네트워크가 주요한 활로라고 한다. 로스팅은 비장애인이 담당한다. 오랫동안 원두를 볶은 경험과 감각으로 일반 카페에 납품할 만큼 경쟁력 있는 상품을 생산 가능하게 했다. 카페는 점심시간이 되자 굉장히 붐볐다. 그라나다의 직원들, 근처 오피스에 근무하는 직장인들 그리고 마실 나온 주부들도 눈에 띄었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장애인이 내리고, 서비스한 아메리카노는 일반 카페의 아메리카노와 비교해도 맛이 꽤 찮았다.

 

 

2층에 올라가자 쇼핑백을 부지런히 접고 있는 장애인들의 환영의 인사가 이어졌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발달장애인들의 특유의 순수함과 밝음이 느껴졌다. 끈을 끼고 있는 작업단, 종이를 접고 있는 작업단 등이 테이블 별로 비치되어 북적북적 작업을 진행했다. 
건물을 한바퀴 돌아보니 그라나다가 어떤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는지 눈에 보였다. 

 

 

- 일년 매출과 영업전략이 궁금합니다.

그라나다 커피 사회적기업의 1년 매출은 약 11억이다. (2018년도 기준) 이중 4억9천은 커피 사업 매출이며 나머지는 후원금, 보조금 등으로 이루어진다. 사실 사업의 매출만으로는 사업체를 이끌어가기 어려운 구조이다. 장애인들이 인당 생산성은 현저히 떨어지는데 일반 커피 업체와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책적 지원을 통해서 사회적기업 상품의 활로를 넓히고 무리한 자립을 요구하지 않고 일정 정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 많은 장애인들이 열심히 일하고 계신데요. 한달 동안 버는 수입은 어느정도 되나요?

비장애인들과는 다르게 아무리 간단한 작업이라도 한번 익숙해진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옮기기가 어렵고 중증의 정도에 따라 할 수 없는 작업이 있다. 이렇게 해서 한 달에 버는 매출이 250만원~300만원 이다. 이를 쪼개어 수십 명이 나누어 가져가는 구조이니 최저임금 적용은 어불성설 이다.

 

- 최근 인상된 최저임금과 강화된 최저임금 예외 심사로 인건비 부담이 컸을 것 같습니다.

일하는 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2~3명 밖에 고용을 못하는 상황이라 사업장이 문을 닫아야 한다. 아무리 사업을 잘해도 현장에 맞지 않는 정책이 실행되면 현실과 괴리감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그리고 센터의 궁극적인 목적은 내에서 훈련 받은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일자리를 얻어서 나가 자활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 전반적 인식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 센터 내부적으로 고민되는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인가요?
문제는 장애인들이 센터에 머무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고령화가 일어나고 있다. 처음에 센터에서 일을 시작한 장애인들은 20~30대였으나 지금은 40대가 중심이다. 50대도 있다. 물론 고령화된 발달 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센터에서 훈련을 받은 장애인들이 사회에 나가 일자리를 얻어 센터는 다른 장애인을 훈련시키는 순환이 일어나야 하는데 실제로 그런 사례는 많지 않다.

 

- 장애인들이 사회로 진출하여 비장애인들과 섞이고 그래서 다른 장애인들도 받는 선순환이 일어나야 하는데 다른 대안은 없을까요?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위해서 현장에 맞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유럽에서는 장애인이 재활시설에서 훈련 받아 사회로 나가서 일자리를 얻을 경우 비장애인 보조인을 한 명 붙여서 업무에 적응하는 기간 동안 고용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이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최저임금 정책을 유연성 있게 적용하여 현장의 더 많은 장애인들이 근로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장애인을 정말 사회구성원으로 여긴다면 모두의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장애인을 평범하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되었을 때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가 늘어나고 실제로 장애인이 자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다.

 

- 장애인들의 직업 재활을 위한 사회적기업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남들이 다하는 아이템 보다는 아이디어를 모아 더 좋은 아이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무리하게 사회적기업의 자립을 요구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부분 장애인 복지관 혹은 재단에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애인 기업의 특성상 일정 정도 보조금이 지속적으로 지원되어야 하는 현실적 구조를 이해했으면 한다.

 

그라나다 장애인 자활센터는 성요한의 환대 정신을 근간으로 발달장애인들이 장애로 겪게 되는 어려움과 고통을 공감하고 이들에게 실질적 삶의 토대를 마련해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진정성 있고 실력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느리지만 그라나다와 같은 사회적기업을 통해서 우리사회에 장애인들이 설수 있는 양지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그리고 장애인이라고 두 번 쳐다보지 않고 나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시선과 인식이 사회에 자리잡길 기대한다.
 

 

신동민 객원기자  webmaster@life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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