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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과 SDGs는 어디서 어떻게 만날까?[공정무역의 변화를 모색한다②] 황선영(성공회대학교 협동조합경영학과 석사과정, 쿠피협동조합 조합원)
  • 황선영(성공회대학교 협동조합경영학과 석사과정)
  • 승인 2019.01.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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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공정무역이 시작된 지 17년이 흘렀다. 공정무역단체, 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학교, 종교기관, 지방정부 등의 다양한 조직들과 사람들이 공정무역에 관심을 갖고 공정무역 소비, 인식확산, 교육을 촉진해왔다. 최근에는 인천시, 부천시, 서울시, 화성시가 공정무역마을이 되었고, 공정무역마을 운동을 시작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공정무역은 규모 면에서도 인식의 확산 측면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2013년부터 공정무역을 연구해 왔던 쿠피협동조합의 공정무역 연구팀은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는 공정무역의 주요한 흐름을 소개하고 분석함으로써 한국 공정무역이 발전하기 위한 변화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SDGs (사진출처-UN)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 2016~2030)는 새천년개발목표(이하 MDGs, 2001~2015)를 승계하며 그 성과와 한계 위에 수립되었다. SDGs는 유엔의 모든 회원국이 달성해야 하는 17개 목표와 세부목표들로 이루어져 있다. 각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수립과 이행과정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정부, 시민사회, 민간 기업 등)가 참여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개발의 이익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leave no one behind)하기 위해서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보편성은, MDGs에서 진화한 SDGs가 갖는 주요 특성 중 하나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최근 글로벌 공정무역운동의 흐름과 닮아 있다. 초창기 공정무역의 파트너는 빈곤에 처한 남반구 생산자와 노동자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공정무역운동은 그 대상을 자국 내 노동자와 생산자들로 넓혀가고 있다. 또한 공정무역마을운동이 활성화되면서 개인의 소비를 넘어 정부, 시민사회, 기업과 같은 공동체의 소비와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공정무역 역시 대상과 참여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공정무역기구(Fairtrade International)와 세계공정무역기구(World Fair Trade Organization)가 선언한 새로운 국제공정무역헌장(The International Fair Trade Charter)에서는 SDGs 이행에 공정무역이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공정무역 10원칙(사진출처-WFTO)

 

그렇다면 공정무역과 SDGs는 어디서 어떻게 만나고 있는 것일까? 
공정무역의 목표는 빈곤한 생산자와 노동자, 특히 남반구에 있는 이들에게 더 나은 거래조건을 제공하여 이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데 있다. 이러한 공정무역의 목표는 SDGs의 여러 목표들과 직접 연결된다. 특히 SDGs의 다음 8개 목표는 공정무역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다.

- 목표1(모든 국가에서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
- 목표2(기아 종식, 식량안전 확보, 영향상태 개선 및 지속가능농업 증진)
- 목표5(성평등 달성 및 여성·여아의 역량강화)
- 목표8(지속적·포괄적·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생산적 완전고용과 양질의 일자리 증진)
- 목표10(국가 내, 국가 간 불평등 완화)
- 목표12(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패턴 확립)
- 목표13(기후변화와 그 영향을 대처하는 긴급조치 시행)
- 목표17(이행수단의 강화 및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재활성화).

 

결국 공정무역이 확산되고, 공정무역제품의 소비가 늘어난다면 SDGs의 많은 목표들이 달성되는데 유의미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또한 목표의 이행에 공동체가 함께 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정부, 시민사회, 기업, 그리고 많은 공동체가 공정무역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각 주체들은 SDGs 이행을 위한 공정무역의 실천에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

우선 정부는 공공조달을 통해 공정무역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제도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유럽의 경우, 이미 지속가능한 공공조달 지침을 통해 공정무역 제품을 우선 소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두고 있다. 공정무역제품을 사용하는 기업, 종교단체,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 공정무역의 캠페인이나 홍보에 적극적인 시민단체를 격려함으로써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공정무역을 통해 맺어진 생산국 정부와의 파트너 십은 양자 간 국제협력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된다. 소비국의 정부는 생산자 조직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경험 등을 나누어 줄 수 있다. 거래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전문지식과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술을 생산자들과 공유하거나 여성의 역량강화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지원도 가능하다.

기업은 생산과 유통방식에 공정무역을 도입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공유가치창출(Creating Social Value)을 위해 사업영역에 공정무역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기업에 원재료를 공급하거나 사업영역을 확장한 지역사회가 가진 문제점들을 개선하면서,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지속가능한 상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 공급망에 공정무역 공급자를 포함시키는 비즈니스 모델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 공정무역의 실천을 통해 기업이 SDGs를 이행하고 있음을 매년 연차보고서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알리는 것은 이해관계자들과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이 될 것이다.

 

진주시 충무공동은 기업과 시의원, 자원활동가들이 주도적으로 공정무역마을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시민, 정부, 기업, 더 나아가 국제사회가 공정무역을 통해 SDGs를 실천하도록 가치를 전달하고, 이행을 촉구할 수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공정무역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펼치는 일에 시민사회가 함께 할 수 있다. 공정무역에 참여하고 있는 조직들이 중심이 되어, 지속가능하지 않은 먹거리 시스템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공정하지 않게 맺어지는 무역협정, 생산자가 소외되는 거래구조, 관행무역 뒤에 숨어있는 인권과 노동에 관한 문제들을 공론의 장으로 내어 놓아야 한다.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가 더 잘 들릴 수 있도록 유사한 운동을 하거나 가치를 공유하는 조직들과 연대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정책이나 이행과정에 시민사회가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도록 요구하고, 이들 통해 감시와 협력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유엔은 SDGs 이행에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무역의 구조를 바꾸고 관련 정책의 입안에 관여하는 방식에 있어 주요 행위자로서의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한 때이다.

공정무역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SDGs 이행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안한다. 각 주체가 정책에서, 사업에서, 활동에서 공정무역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려준다. 그리고 이들의 협력과 참여가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정무역운동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한다면, 복잡하고 어려운 SDGs 이행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노력이 함께 할 때 공정무역은 개인, 조직, 사회가 전 지구적 해결과제를 풀어가는 데 제법 훌륭한 안내자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황선영(성공회대학교 협동조합경영학과 석사과정)  webmaster@life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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