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연대경제 협동조합
'워커즈' 지역과 함께 성장하다생협공간을 '지역자원'으로 만들고 있는 '쿠라시테라스'
  • 김미라(진주아이쿱생협 이사)
  • 승인 2019.01.07 16:37
  • 댓글 0

공간이 주는 다양성과 조합원들의 활발한 활동이 벌어지는 생활클럽카나가와의 오르타관을 뒤로 하고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데포(조합원이 자주적으로 관리 및 운영하는 매장 형식의 공동구매 공간)”을 접할 수 있는 쿠라시테라스! 쿠라시테라스는 요코하마키타생활클럽(조합원 17,500명)이 2018년 4월에 새롭게 문을 연 지역의 거점 공간으로 이전에 미도리센터(배송센터)가 있던 곳이다. 지금은 카나가와 지역을 5개로 나눠 요코하마키타생활클럽의 사업구역에 들어가 있지만, 생활클럽생협카나가와가 토지를 매입해 공동구입을 처음 시작한 발상지이자 데포와 워커즈콜렉티브(이하 워커즈. 지역에서 스스로 일터를 만들고 자본금을 모집하고 노동하며 경영하는 사업체)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쿠라시테라스 전경

 

미도리센터는 1971년에 건설되어 약 45년이 경과하면서 새로운 내진설계 기준에 맞지 않는 등 건물의 노후화로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고, 마침 2km 정도 떨어져 있는 미타케다이 데포 또한 건물주와의 법적분쟁으로 인해 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요코하마키타생활클럽생협, 생활클럽카나가와, 워커즈는 당시 비어있던 미도리센터 자리를 데포로 이용하기로 합의하고 ‘미도리센터활용프로젝트’를 만든 후, 8개월 동안 이곳을 어떤 시설과 활동들로 채울지 논의와 합의를 거듭하였다. 

그 결과 F(Food), E(Energy), C(Care)의 자치를 워커즈가 주체가 되어 지역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운동의 방침을 잡고, 1층에는 F를 테마로 ‘즉석 프레쉬 데포’, 2층에는 C를 테마로 워커즈콜렉티브가 사업주체가 되어 운영하는 어린이집, 3층에는 조합원활동이나 지역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회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옥상에는 E를 테마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소량이나마 전력의 자주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데포의 입구에서부터 재사용병 수거함이 우리의 눈길을 끌었는데, ‘데포는 지구를 지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생활클럽은 1994년부터 버려지는 포장 용기를 줄이기 위해 병 용기를 몇 종류의 R(재사용)병으로 통일하여 수거 및 재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용도에 맞추어 6종류의 R병을 65품목의 상품에 사용하고 있고, 초경량 유리병으로 공급 직원의 업무에 하중이 가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도 담고 있다. 병뚜껑은 따로 모아 업체에 넘기면 쓰레기봉투로 재활용된다. 2016년도에는 병 재사용을 통해 약 4,421t, 병뚜껑과 가정공급용 포장 봉투의 재활용을 통해 176t, 합계 4,597t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왼쪽사진) 매장 입구의 재활용수거함, (오른쪽 상단) 재사용병. 평균 35회 재사용 (오른쪽 하단) 병 뚜껑 수거함

 

1층 이치가오 데포는 1차 농산물, 냉장, 냉동, 가공품, 생선 등 다양한 상품들이 알차게 구비되어 있었다. 아이쿱생협이 NON-GMO 사료 정책을 쓰는 것과 비슷하게, 생활클럽생협도 돼지고기의 경우는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 히라타 목장에서 NON-GMO 사료 쌀로 키운 돼지고기를 취급하고 있다. 현재 사료에서 사료 쌀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정도라고 한다. 반찬워커즈 미즈캐럿(https://www.mscarrot.com/)이 만들어서 납품하는 반찬 코너, 생활클럽 전 이사장이 퇴임 후 창업한, 워커즈가 운영하는 빵 가게 ‘코코’도 있었다.

 

이치가와매장 내부 모습
워커즈 미스캐럿이 운영하는 반찬 코너
생활클럽 전 이사장이 퇴임 후 만든, 워커즈 코코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코너

 

매장 내 휴게 공간의 게시판에는 다양한 모임들을 안내하는 홍보물과 행사 일정, 워크참여자 모집 공지들이 빽빽하게 붙어 있고, 간단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확보되어 있었다. 데포가 조합원의 또 다른 교류공간이 되고 있는 현장이었다. 발주나 포스 작업, 사업 경비 관리 등 전문적인 분야는 워커즈가 담당하고, 물건 진열이나 채소 소분, 조합원 이용 촉진, 조합원 확대 활동 등은 ‘워크시스템’이라고 해서 조합원 중에 참가자를 모집해 참여하게 한다. 조합원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워크 참여 신청서를 매장에 게시해 두면 조합원이 가능한 날짜와 활동을 골라 이름을 적고 참여하면 된다(시간당 450엔의 장보기권 제공). 생협 매장에도 도입된다면 조합원의 참여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왼쪽)데포 내 조합원 휴게 공간, 다양한 정보와 워크시스템 신정 양식이 게시되어 있다. (오른쪽) '워크시스템'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

 

2층에는 NPO법인 삐삐오야코서포트네트가 운영하는 ‘삐삐 모두의 어린이집’이 있다. 이사장인 토마자와 유키코 씨는 15년 동안 지역에서 보육사업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서 생활클럽과 협업하여 쿠라시테라스 안에서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고 했다. 생협과 지역 단체가 자신들의 장점을 가지고 협력하여 지역의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직장인이든 아니든, 조합원이든 아니든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매일 오는 아이나 가끔 오는 아이 모두가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장소이자, 안전한 재료로 만드는 급식을 통해 먹거리의 소중함을 알리는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3층의 조합원 활동 공간은 1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회의실과 주방, 아이들과 함께 오는 조합원들을 위한 작은방까지 깨끗하고 유용하게 꾸며져 있었다. 쾌적한 환경에서 이사회를 진행할 수 있고, 이사들의 학습의 장으로, 공동구입운동을 확대하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간은 주 1회 워커즈가 청소를 한다.

 

 

쿠라시테라스가 위치한 아오바구는 시민의식이 높은 지역이라 다양한 시민단체의 활동이 활발하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지역단체에 개방을 하고 있지 않지만, 2019년부터는 지역의 다양한 교류공간의 역할을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지 장소만 대여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지역에 다양한 과제나 대안을 발신하는 기지로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쿠라시테라스를 ‘지역자원’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어 지역정당인 ‘카나가와네트워크운동’과 협력해 지역만들기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예술 분야의 가난한 인재를 모아 쿠라시테라스를 활동발표의 장으로 제공하고 지역 사람들과 함께 응원해 나가는 활동도 만들어가려 한다. 올해보다는 내년, 또 그 이후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쿠라시테라스의 확장성이 힘을 받아 ‘자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고’, ‘경험이나 능력을 살릴 수 있고’, ‘시간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언제나 들를 수 있고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든다는 공간의 목적이 꼭 실현되기를 바라 본다.

 

이치가오 데포를 배경으로 미우라 노리코 이사장과 함께(앞줄 가운데)

생활클럽카나가와 http://kanagawa.seikatsuclub.coop/
요코하마키타생활클럽 http://kanagawa.seikatsuclub.coop/activity/yokohamakita.html

김미라(진주아이쿱생협 이사)  webmaster@lifein.news

<저작권자 © 라이프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미라(진주아이쿱생협 이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