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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일기장] 관계의 힘경남과학기술대학교 사회적경제 전문인력 양성사업단 인턴십 후기
  • 하미정 산청군양잠농업협동조합 주임
  • 승인 2018.12.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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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2학기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활, 2학기 수강 신청을 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마우스 클릭 한 번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언젠가 ‘사회적경제는 좋은 거야’라는 말은 듣고 막연하게 사회적경제가 무엇인지 알고싶은 마음이 한 구석에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눈에 띈 '사회적경제' 수업을 클릭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사회적경제와 첫 관계를 맺게 되었다. 

사실 첫번째 사회적경제 수업은 나에게 너무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배우고 싶었고,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았다. 이후, 나의 4학년의 수업은 사회적경제로 가득 채워졌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회적경제에 대해 배우면서 가장 큰 깨달음은 ‘관계의 힘’이었다. 

누구나 관계를 신경쓰고, 관계때문에 울고 웃고 한다.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을 수도 줄 수도 있지만, 서로에게 힘이 될 수도 있다. 수업을 통해 알게된 사회적경제 조직들 중에 혼자 뚝딱 생각하고,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진 곳은 없었다. "나의 아내의 동생이 비행청소년이여서", "내 친구를 돕고 싶어서", "나의 고향을 지키고 싶어서" 모두 관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적경제 전문인력 양성 사업단 외부 멘토로 참여한 산청군양잠농업협동조합 상무님(뒷줄 맨 오른쪽)과 함께 했던 일본 사회적경제 연수 中 (뒷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인턴십도 그런 관계 속에서 시작됐다. 수업을 통해 만난 강사님의 추천과 일본연수에 함께 참여한 인연으로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산청군양잠농업협동조합에서 내 생에 첫 인턴을 시작했다. 사실 양잠은 내게 참 생소한 것이었다. 한 달간 인턴으로 일하면서 그저 번데기로만 알았던 누에의 생육과정과 양잠산물에 대해 알게 되었다. 누에는 예로부터 천충(天蟲), 하늘의 벌레라도 불렸는데, 뽕잎을 먹고 자란 누에의 식물성 단백질은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칼슘과 데옥시노지리마이신은 고혈압과 당뇨를 개선하며, 비타민E 성분은 항산화 기능과 기력을 보강해 주기도 한다.

 

'5령 3일'의 누에가 가장 영양상태가 좋다. 령이란 누에가 허물을 벗는 횟수로 5령 3일은 다섯번 허물을 벗고 3일째 된 누에를 말한다.  (사진 - 산청군양잠농업협동조합 홈페이지)

 

이제 직장이 된 산청군양잠농업협동조합은 1971년에 설립되어 오랫동안 산청에서 양잠 농가들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양잠산업은 1970년대 주요 국가산업일 만큼 부흥하였다가 이후 침체기를 맞았었다. 하지만, 입는 양잠에서 먹는 양잠으로 현재는 기능성 양잠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 - 산청군양잠농업협동조합 홈페이지)

 

산청군양잠농업협동조합은 산청 내에서 누에 농사를 하시는 분들을 위해 존재한다. 생산자들을 위한 곳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농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농민들이 농사만으로 살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양잠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협동조합, 조합원과 조합원의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고 배우게 되는 점들이 많이 있다.

함께 일하는 분들께도 많이 배우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상무님은 관계의 힘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것"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해주셨다. 산청군양잠농업협동조합에서 상무를 맡으면서 양잠농업협동조합을 운영하시지만, 자신의 사리사욕이 아닌 오로지 지역을 위해서 양잠업을 위해서 노력하신다. 그리고 어떠한 관계에서도 직위나 나이 등으로 상대방을 무시하지도 피하지도 않는다. 일관된 태도로 모든 일의 관계를 이끌어가고 늘 함께 일하신다. 무엇보다 사람의 잠재된 힘을 믿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함께해서 모두가 다 잘되는 것이 좋은 것이다"고 말씀하고 행동하신다. 그런 상무님을 통해 또 한 번 관계의 힘을 배우게 되었다.

그동안 누군가와 함께하기보다는 혼자가 편했다. 혼자 잘 되는 게 더 좋은 거라고 배워 왔다. 하지만 사회적경제 수업과 협동조합에서 배우게 된 것은 경쟁보다는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 좋은 '관계'가 가지는 힘이었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늘 서로에게 긍정적인 시너지만 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꼭 부정적이지도 않다.

양잠협동조합에서 일하며 지역 농민조합원들과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함께' 일하고,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 나아가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도 좋은 관계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그 관계의 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왼쪽)2018 파리 국제식품박람회에서, (오른쪽) 사무실에서

 

하미정 산청군양잠농업협동조합 주임  webmaster@life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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