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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민원 분투기1] 다가오는 겨울방학이 두렵다[라이프인ㆍ생명안전시민넷 공동기획_안전칼럼] 강찬호 (前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도부터 사용이 금지되었다. 이전에 건축된 건축물에는 석면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다. 이 중 학교건축물에 함유된 석면을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학교 운영의 특성상 방학을 이용해 석면 철거 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당연하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다루는 공사인데, 학생들이 생활 하는 중에 작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5년도부터 2027년까지 학교석면을 완전하게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제거의 방식이다. 석면을 함유한 건축물은 언제든 노출될 위험이 있기에 건물 노후도나 노출위험도를 감안해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석면을 제거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역량이나 준비 정도 등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예산 확보 문제도 당연하다. 그동안 진행되어 온 석면 철거작업은 불신의 온상처럼 여겨지고 있다. 환경단체와 학부모들이 곳곳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안전성을 의심하고 있다. 잘못된 석면 철거공사로 등교를 거부하는 사례나 문제제기도 자주 등장한다. 석면 철거작업 현장에서 아직 준비되지 않았거나, 이로 인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황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반면 석면의 위험성과 심각성에 비해 이 문제가 얼마만큼 다뤄지고 있는지, 혹은 관심을 쏟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여전히 미흡하다는 생각이다.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부실 철거공사 등 많은 문제점이 파악되지만, 겉으로는 잘 드러나 있지 않다.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기간 동안 많은 학교에서 석면 철거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사실 조차도 알고 있는 학부모는 많지 않다. 학부모 안내문을 통해 철거 공사를 안내하고 있지만, 관심 있게 보는 학부모 일부나 알 수 있는 정도이다. 석면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이러한 안내문이 나온다 해도 많은 부분 지나치기 쉽다. 따라서 간혹 언론에 비치는 학부모들의 항의 모습을 보고서 많은 곳에서 이러한 참여와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면 이는 큰 오산일 것이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수의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필자는 2017년 겨울방학 동안 학교석면 철거 현장의 감시 활동에 직, 간접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모 초등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석면 대응 활동을 했다. 석면철거 공사가 준비되는 즈음 학부모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 구성을 지원했다. 비대위는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톡방도 열고 소통했다. 석면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도 두 차례 진행했다. 재건축 공사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학교 학부모들도 교육에 함께했다. 비대위는 학교석면 공사에 대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알아보고 공부하며 대응해갔다.

석면 철거는 대상 건축물이 많고 예산과 공사 일정 등으로 두 번에 나눠 진행되었다. 겨울방학에 하고, 다음 해 겨울방학에 추가로 하는 방식이다. 위험한 석면을 다루는 공사를 두 번에 나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학부모는 많지 않았다.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비대위는 학교주변을 돌며 감시 활동을 했다. 감리를 만났고, 비닐보양 작업도 확인했다. 비대위는 정기적으로 만나며 활동을 기록해갔다. 결과는 어땠을까. 공사 후 석면 잔재물이 확인됐다. 학교와 협의해 2차 청소를 했다. 청소 후에도 다시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잔재물이 또 나왔다. 학교와 협의해, 다시 청소를 했다. 석면 공사와 함께 비대위가 활동하고 운영위도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학교 측도 최선을 다해 철거 공사에 임했다. 교실 안에 집기를 다 빼내는 등 안전한 공사를 위해 협조했다. 그럼에도 석면 잔재물은 발견되었다. 공사는 부실했고, 청소도 부실했다. 학교와 비대위는 열심히 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학교와 학부모 비대위 활동이 현장을 제대로 감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학교와 비대위 활동의 부족을 의미할 수도 있다. 감독하는 방법을 몰랐을 수도 있고, 학교 역시도 그러했을 수 있다. 이는 어느 정도 맞다고 판단된다. 열심히 했는데도 잔재물이 나오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무력할 수도 있고, 지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랬다. 학교 역시도 교육지원청 등 상위 감독기관과의 긴장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학교와 학부모가 철저하게 준비되고, 프로답게(?) 현장 대응을 할 수 있다면 최선이지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어떤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것인지도 의문이 든다. 감독 기관인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제대로 하는 것이 최선의 조치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믿을 수 없기에 학부모들이 나서지만 석면이라는 물질을 알아가는 과정이나, 전문 철거과정을 대응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너무 따른다. 반면 방학 때 물량 공사하듯이 ‘땡처리’하는 철거업체들의 유착과 부도덕성은 ‘유능’(?)하고 뿌리가 깊어 보인다.

어떻게 이러한 현실적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 더욱이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 현장에서에 발암물질 노출 위험이 있는 공사가 아닌가.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우리는 어떤 원칙을 갖고 이 작업에 임해야 하는 것인가? 아이들의 안전을 아랑곳하지 않고 터져 나오는 석면 공사 현장의 부정과 비리, 안일과 타성을 보노라면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 아이들의 안전을 다루는 일에 행정 당국은 ‘실적 놀음’을 하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안전기준을 적용하고 관철하는 가운데 현장 감독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정말 제대로 준비되어 가고 있는 것이 맞는가. 다시 겨울방학이 두려워진다.

강찬호  webmaster@life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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