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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운동 첫 주창자들, 다시 모였다<논란의 최저임금 1만원, 길을 묻다> 긴급토론회

8월 3일 고용노동부장관이 2019년 적용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확정고시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 6일 최저임금 1만원을 처음으로 주창한 활동가들이 모여 <논란의 최저임금 1만원, 길을 묻다>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2019년 최저임금 결정과정을 진단하고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의 원래 의미와 앞으로의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구교현 알바노조 1기 위원장,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박정훈 맥도날드 라이더, 장흥배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상임연구원, 허영구 평등노동자회 대표가 토론자로 참석했고, 이혜정 알바노조 1기 사무국장이 진행을 맡았다.
 

구교현 알바노조 1기 위원장, 권문석추모회 운영위원장

구교현 전 위원장은 올해 최저임금 결정과정을 한마디로 '부당거래'라고 평했다. "정부·여당이 사용자 측이 계속 요구하던 산입범위 확대를 받아들이고 최저임금 인상률을 겨우 두 자릿수(10.9%)로 맞췄다. 산입범위가 확대되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상당히 무력화된 상황이고 앞으로도 산입 비율이 점차 확대되기 때문에 더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대해 사용자들이 칼을 갈았고 대대적 저항이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실상 이를 막지 못한 것이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의 뼈아픈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구 전 위원장은 "최저임금 문제는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너무 노동자 생계문제로만 제기되다 보니 오히려 그 의미가 축소됐다"고 말했다.

김종진 부소장은 "도대체 뭐 한 거지?"라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최저임금 1만원은 이미 대통령 공약사항이었고 그만큼 충분한 검토와 대응책, 연차별 상승 지표가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정부나 노동계가 무엇을 했냐는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 실현과 소상공인 대책 마련은 이미 국정과제에 동시에 제시돼 있다. 그나마 노동부는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산자부나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일 년 반 동안 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영계가 이미 치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 스스로가 제대로 이야기도 못 했고 대응도 못 했다. 제대로 된 전략과 전술이 있었는지 물음표"라고 꼬집었다.
 

맥도날드 라이더로 일하고 있는 박정훈 알바노조 전 위원장

맥도날드 라이더 박정훈 씨는 알바노조 전 위원장이다. 1년 8개월째 맥도날드 라이더로 일하며 패스트푸드업계 라이더와 배달대행업체 노동자가 참여하는 라이더유니온 출범을 추진 중이다. 박정훈 씨는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투쟁해주기를 바랐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민주노총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 후속전략이 무엇이냐고 묻고 싶다. 알바노동자 입장에서 볼 때 상여금은 큰 관심사가 아니다. 알바노동자나 영세사업장 노동자는 상여금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치명적이었던 건 식대 같은 복리후생비가 산입범위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편의점주가 편의점에서 유통기한 임박한 도시락을 알바노동자에게 그냥 먹으라고 했다면 이제부터는 그 비용을 임금에 넣을 수 있다. 농촌노동자에게 기본으로 숙소를 제공하던 경우도 얼마든지 숙박비 명목으로 30~40만원씩 넣을 수 있다. 복리후생비는 얼마든지 꼼수를 부릴 수 있는 부분이고, 불안정노동자들을 착취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아쉽지만, 복리후생비까지 양보하고 민주노총은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다. 최저임금협상은 해마다 돌아오는데 이후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은 단지 임금을 만원으로 올리자는 의미가 아니다. 국민들이 월 200만원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사회경제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가 고민의 출발점이었다. 급진적 아이디어였다. 불로소득에 대한 증세, 공정한 경제생태계 구축 등이 처음부터 패키지 정책이었다. 최저임금 단독정책이 아니다. 초기부터 패키지로 얘기했지만 언론에는 1만원만 계속 나왔다. 그러다 보니 그 의미가 퇴색돼 버렸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 처음 이 운동을 제시할 때는 지금처럼 워라벨, 소확행이라는 표현이 없었지만 지금 워라벨, 소확행이라 불리는 삶, 일과 삶의 균형을 꿈꾼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이 워라벨의 시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김종진 부소장은 최저임금이 미치는 42가지 영향을 설명하면서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41+1=42. 법정최저임금이 미치는 영향이 41가지다. 그리고 하나 더 생겼다. 그래서 42가지다. 실업급여의 기준, 청년할당을 지키지 않는 공공기관의 과태료, 장애인 의무고용할당을 지키지 않는 사업장의 과태료, 탈북자·이주민의 정착금, 육아휴직과 출산모성보호 법안의 기준이 되는 금액, 산재보험, 국가유공자에게 지급되는 금액 등 41가지에, 플러스 지자체 생활임금까지 정부가 사회구성원에게 어떤 예산을 지급할 때 기준이 되는 지표다. 그래서 최저임금은 편의점 알바노동자의 시급과 월급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의 임금이다. 지금 정부가 사회보험제도를 개편하려고 하는데, 사회보험제도가 개편되면 사업장 단위가 아니라 소득기준으로 바뀐다. 자영업자도 망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주변에 소상공인이 있으면 이렇게 물어봤으면 좋겠다. 따님이 취업을 못 하거나 해고 당하면 실업급여를 받는데 7530원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세요? 이걸로 따님이 먹고살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하면서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을 넓힐 필요가 있다. 초중고 때 최저임금이 미치는 영향을 교과서에서 딱 한 번만 알려줘도 최저임금 인상의 동의수준은 전혀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너무 열악해요, 없어요, 더 받아야 돼요’라는 식으로만 접근한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의 과제는 최저임금이 나의 임금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임금이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것이다. 내년 최저임금 9200원 수준에서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이다. 자본과 기업 경총에 밀리면 시간이 걸리니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박정훈 씨는 마무리 발언으로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꼼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미조직 노동자들은 대응할 수가 없다. 그래서 노조결성을 의무화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노사협의회가 의무화돼있는데 이건 사실상 형식적이다. 노동자성이 강한 자영업자도 자영업자노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노동자성을 인정받아 본사와 교섭할 수 있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권문석추모사업회가 주최했다. 故 권문석씨는 최저임금 1만원을 처음으로 요구했던 알바연대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2013년 3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권문석추모사업회는 최저임금 1만원과 기본소득 운동, 여러 사회운동 영역에서 헌신적으로 활동했던 그의 삶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추모사업회로 매년 추모제와 기념사업을 하고 있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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