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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동자-자영업자 협력해서 더 크게 싸우자최기원 알바노조 전 대변인 인터뷰

2019년 최저임금에 대한 소상공인연합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7월12일 최저임금 인상 불복종 선언을 한 소상공인연합회는 7월30일 내년 최저임금 고시 집행정지 신청서를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8월1일에는 일본 변호사연합회와 간담회를 열어 일본처럼 최저임금을 업종별, 지역별로 차등지급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7월10일 발표한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 생계비 분석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비혼 단신 노동자는 생계비로 월 평균 약 193만4000원을 썼다. 내년도 최저임금 8350원을 월급(월 209시간 근로기준)으로 환산하면 174만5000원을 조금 넘는다.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올려도 생계비보다 20만원가량 적은 액수다. 최저임금이 1만원이 돼야 209만원을 받을 수 있다.

2013년 알바노조는 최저임금 1만원을 처음으로 주장했다. 당시 최저임금은 4860원이었다. 최저임금 1만원 구호를 초기부터 함께 외친 최기원 알바노조 전 대변인(사진)을 만나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의 의미와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들어봤다.
 

 
- 최저임금에 대한 소상공인연합회의 반발이 굉장히 거세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최저임금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다 망하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데, 이런 구도는 정말 문제가 많다.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이유가 최저임금 단 하나 때문인가? 알바노동자들은 다 양보해야 하는가? 2013년부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오히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드러났다. 자영업자들이 실제로 정말 힘든 이유는 임대료, 가맹비, 카드수수료,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불공정 계약과 갑질 때문이다.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은 인간답게 살고 싶은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라는 인권적 차원의 주장이다. 이 주장이 다른 사람들의 인권이나 살아갈 권리를 제약하게 되면 부정적 결과를 맞이할 수 있기에 굉장히 조심하고 주의하려고 노력해왔다. 다만 알바노동자들만 죽으라는 식으로 계속 저임금 체제를 유지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혁신적인 주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차원에서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이 의미가 있다.

현재 제일 슬픈 건 노동의 목소리가 없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들의 괴로움은 계속 나오는데 노동의 목소리는 없다. 노동의 목소리가 나와야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고충이 연대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 을과 을의 싸움이라고 하는데, 싸울 상대가 없는 거다. 그냥 우리가 뚜드려 맞는 거다. 언제 200명 300명 알바노동자들이 연대해서 국회 앞에서 목소리를 높여본 적이 있나?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다'는 말이 있듯, 깡패에게 발 뻗지 못하니까 만만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발 뻗는 상황이다. 그래서 알바노동자들이 무서운 존재가 돼야 하는 거다. 그래야 우습게 보지 않는다. 지금은 알바노동자를 그냥 알바생, 알바생 하면서 적당히 소모품처럼 쓰는 존재처럼 이해하고, 부업이나 용돈벌이 하는 건데 좀 덜 받아도 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알바노동자만큼 힘드냐?' 이렇게 물어보면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불행을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다. 결국 함께 잘 사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이 모두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 반대를 주장하는 소상공인들이 과대 대표되는 측면이 있다. 600만명 자영업자 중 450만명은 고용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분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익을 본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아무래도 주머니에 돈이 있으니 소비가 더 살아난다. 그래서 오히려 적극 지지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측면은 과소평가되고 있다.

점원이 많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장사가 잘되는 곳이다. 다만 장사가 안 돼도 특수하게 24시간 영업을 해야 하는 업종이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장사가 안 되도 24시간 영업을 강요당한다. 3개월간 적자가 나지 않는 이상 무조건 24시간 영업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 불공정계약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점주들은 사실 최저임금 오르는 것보다 바로 옆에 편의점 하나 생기는 게 더 고통스럽다. 매출이 반 토막 나잖나. 본사는 손실에 대해서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다. 매출 총이익의 몇 퍼센트가 아니라 매출에서 떼어간다. 매출만 나면 본사는 무조건 버는 거다. 본사이익 먼저 떼고 거기서 임대료, 인건비주고 남는 게 점주 몫이다. 점주가 굶어죽든 말든 매출 자체만 올라가면 본사가 무조건 이익을 회수하는 구조가 문제다. 본사는 사실상 땅 짚고 헤엄치기다.

편의점도 대기업과 연관된 곳이 운영한다. GS25는 LG(GS리테일), CU는 삼성(BGF리테일), 세븐일레븐은 롯데(롯데쇼핑). 결국 대기업이 모든 이익을 가져가는 상황이다. 낮은 임금을 유지해야 점주들의 임금도 보장되는 상황이니 한마디로 대기업이 소상공인을 내세워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 알바노조는 상인단체들과도 많은 연대를 하고 있다.

사실 소상공인연합회와는 대화도 많이 하고 토론회도 많이 했었다. 소상공인연합회와는 접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다른 상인단체들과는 상당히 오랫동안 인연을 맺고 그들의 문제를 우리가 대신 이야기해주고 그분들도 최저임금 1만원을 지지해주는 행보를 걸었다. 궁중족발처럼 임대료가 300만원이었다가 1200만원으로 올리면 막막하다. 그 과정에서 최저임금까지 오른다면 굉장히 부담이 크다. 그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게 아니다. 이런 과정에서 한정된 액수를 알바노동자와 점주가 서로 싸워서 나눠 가지겠다는 차원으로 접근할지, 우리의 목소리를 조금 더 키우기 위해 점주와 알바노동자가 협력할지 판단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와 입장이 많이 일치했다.

임대료,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불공정거래, 카드수수료, 동업종 거리제한 등 이런 문제들이 함께 해결되면서 최저임금을 논의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최저임금은 단지 최저임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대개혁의 문제이고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같은 사달이 난다.

소상공인들은 만만한 알바노동자들의 임금을 어떻게든 조정해서 자기들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야 하고 사회가 나서야 하고 불로소득자들에 대한 규제를 통해 종합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소액결제 카드수수료 제로 같은 정책을 내놓는데,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이런 정책은 보조금 수준이고 정부재정에 계속 부담이 된다. 결국 재벌이 가지고 있는 800조에 달하는 사내유보금이나 대기업이 모든 이익을 빨아들이는 구조를 건드려야 한다. 그것을 건드릴 수 있는 사회운동, 법적 제도적 개혁을 시도해야 한다. 굉장히 어렵고 쉽지 않은 길이지만, 이게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의 주요 핵심이다.

알바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포기에 대해 7월 17일 긴급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출처=알바노조 페이스북)

- 알바노조에 가입한 알바노동자들은 얼마나 되나?

알바노조는 여러 유형의 불안정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이다. 불안정,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900만명이다. 전체 노동자의 반이다. 알바노조가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조합원이 1300명 정도다. 아직 대표성을 획득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현재 알바노동을 하고 있지만 조합원으로 잘 가입하지 않는 게 어려운 점이다.

지금 편의점에서 일하는 20대 노동자들이 정규직 취업을 꿈꾸며 취업준비를 하거나 공부를 한다. 이들이 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산술적으로만 봐도 경제적 구조 속에서 배제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럼 이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알바노동을 하거나 실업자로 살거나 영세자영업을 하면서 살아갈 확률이 굉장히 높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점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일시적이고 한시적이고 벗어나야 하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의 처지가 어렵고 현재 상황이 분명히 바꿔야 하고 노동조합을 통해서 나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지만 노동조합에 가입하기를 주저한다.

알바노동자들은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려주니까 개별적으로 '그런가 보다'하고 내버려 두면 안 된다. 지금같이 일부 소상공인들 목소리가 높아지고 단결해서 싸우면 결국 알바노동자들의 권리는 점점 축소될 수밖에 없다.

1995년에 만들어진 민주노총 조합원이 올해로 78만명 정도 된다. 70만명 되는데 20년 정도 걸렸다. 알바노조가 5년 정도 됐다. 민주노총이 비정규직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를 쓰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이다. 900만명 비정규직, 불안정 노동자를 대표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있어야 한다. 갈 길이 멀지만 알바노조가 대표성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 알바노동자들이 연대해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최저임금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맡겨둬서는 안 된다. 알바노동자들이 단체협상을 통해서 임금을 결정하고 여러 가지 노동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없는 나라들이 많다. 유럽, 특히 북유럽같이 잘 사는 나라들은 최저임금이 없다. 왜냐면 단체협상의 효력이 확장돼서 모든 노동자의 목소리가 보장하니까 최저임금이 의미가 없는 거다. 독일은 2015년에 없던 최저임금을 만들었다. 비정규직이 많아지고 '미니잡'이라는 불안정 일자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이 계속 많아지고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여건에서 최저임금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차선책이다.

우선 노조법상 두 명 이상이 돼야 단체협상을 할 수 있는데, 개인도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우선 돼야 한다. 그리고 효력확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서울지역 편의점 알바노동자 30명이 CU본사와 최저임금, 가맹점 수수료 등을 포괄적으로 요구해서 협상할 수 있다고 치면 그 효력이 전국 모든 편의점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노동계약을 맺고 있는 점주하고만 단체협상이 가능하다. 본사와 노동계약을 맺고 있지는 않지만 본사가 통제를 많이 하고 있고 사실상 본사에 소속돼서 일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점주도 본사의 월급쟁이 같은 존재다. 자기가 모든 위험과 책임을 다 지는 월급쟁이. 점주들과 알바노동자들이 본사와 삼자협상을 해서 자신의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알바노동자들이 알바노조를 통해 현재의 권리와 법제도로 싸움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집단적 힘을 갖고 협상을 하고, 그 협상 결과가 효력확장 되는 사례 하나만 나와도 들불처럼 퍼질 것이다.

- 최저임금위원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최저임금위원회는 공익위원 9명, 사용자 측 위원 9명, 노동자 측 위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측 최저임금위원들은 10년 연속 동결만 주장했다. 무조건 동결, 경제 상황이 안 좋으니까 동결하자. 이것을 협상을 위해서 낮게 부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노동자를 대하는 사측의 인식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사람들은 우리를 인간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비용으로 여긴다. 최저임금은 인간이 최소한의 수준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생계비다. 비용이 아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노동자의 대표성을 가지고 노측 최저임금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과대 대표되는 측면이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최저임금위원회에 자기들의 대표자가 없어서 문제라고 하는데, 비정규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의 대상자인 비정규직노동자들이 협상장에서 주요 목소리를 높이는 구성원으로 참여해야 한다.

위원들이 협상하다가 노측과 사측이 다 나가버리면 결국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공익위원은 정부 측 위원이고 결국 청와대의 의중에 따르게 된다. 지금은 좀 낫지만, 그전에는 경영학 교수, 공무원이 공익위원이었다. 노동에 대해서 잘 알거나 이해도가 높은 사람을 지명하지 않으니까 사측에 치우친 결정을 해왔다. 공익위원들이 최종결정을 한다면 사회적 대화라는 차원에서 최저임금위원회가 무슨 의미가 있고 거기서 결정되는 최저임금이 무슨 의미가 있나. 최저임금위원회는 큰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소상공인연합회가 업종별, 지역별 최저임금을 시행해야 한다고 한다.

재계에서 계속 주장하던 내용이다. 우리나라 최저임금 1만원 운동에 영향을 받아 일본에서 최저임금 천엔 운동을 하고 있다. 일본은 최저임금이 지역별로 다 다르다. 그러다 보니 지역사정이나 정치사정에 따라 최저임금이 요동친다. 보통 최저임금이 있는 국가는 일괄최저임금이 있다. 한 국가에 하나의 최저임금이 있는 게 일반적이고 업종별 최저임금이 있는 국가가 간혹 있다. 한 국가에 하나의 최저임금이 있는 게 맞다. 재계에서 업종별, 지역별 최저임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합리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최저임금을 무력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봐야 한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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