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미래와 함께 주목받는 노동자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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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미래와 함께 주목받는 노동자협동조합
협동조합주간 기념 국제컨퍼런스 '일의 미래와 노동자협동조합' 개최
  • 2018.07.16 19:09
  • by 이진백 기자

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 하지만, 기업과 같은 형태이지만 완전히 다른 뿌리에서 생겨나 일반 기업과는 차별화된 목적을 추구하는 조직이 존재한다.

'협동조합'

협동조합은 시장 안에서 작동하고 그 원리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경제적 차원의 기업이다. 동시에 경제 외적인 목적을 추구하고 다른 경제 주체와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사회적 차원의 조직이기도 하다.

협동조합은 이미 소수의 경제가 아니다. 여러 나라에서 경제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무시하지 못할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전 세계 GDP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조합원 수는 12억 명 이상(세계 인구 6명 당 1명 추산)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최소 2억 5천만 명(CICOPA*, 2014)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10대 경제 강국 내 협동조합 경제의 합은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에 상응하는 규모다. 

* CICOPA(www.cicopa.coop)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의 부문조직 중 하나로, 건설·공업생산·운송·지적서비스·수공업 등 분야의 노동자협동조합들을 포괄하는 연합 조직이다. CICOPA의 회원 조직이 포함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협동조합은 노동자협동조합, 노동자소유기업, 사회적협동조합, '가능한 사회적협동조합', 생산자 협동조합 등 총 5개의 유형으로 재분류 될 수 있다. 회원 중 노동자협동조합은 CICOPA 네트워크 중 가장 큰 부분(74%)을 차지하고 사회적협동조합은 17%를 차지한다. 아주 소수지만 장인협동조합도 있다. CICOPA에 가입한 8만 여개의 협동조합은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 중 70%는 노동자 조합원이고 나머지는 고용된 사람들(비조합원 노동자)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실업과 빈곤, 양극화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안 모색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협동조합 특히 노동자협동조합은 자본 중심이 아닌 노동 중심의 기업으로서 노동자 통제권 기반의 '공정한 노동'모델로서 더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노동자협동조합연맹(CICOPA)에서는 노동자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을 "노동자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 조합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부를 생산하는 것, 인간노동을 품위 있게 하는 것, 노동자들의 민주적인 자주경영을 가능하게 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CICOPA의 규정에 따르면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지하는 것 ▲기업민주주의의 실현이 노동자협동조합의 목적이다. 

협동조합 주간 기념 국제컨퍼런스가 지난 12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일의 미래와 노동자협동조합'이다.  

'일의 미래'는 2006년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취임하면서 주창해 온 100주년 기념 7대 이니셔티브(Initiative, ▲일의 미래 ▲빈곤철폐 ▲근로여성 ▲기업 ▲녹색일자리 ▲국제노동기준 ▲거버넌스) 중 하나이다. 

오는 2019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 ILO는 일의 미래에서 협동조합을 중요한 의제로 꼽는다. 협동조합의 '완전고용'이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사회연대경제기업들과 함께 협동조합은 변화하는 일의 세계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협동조합에 관한 명시적 권한을 가진 국제 연합(UN)의 유일한 전문기관인 ILO는 관련 논의자료로서 이슈 시리즈를 계속 펴내고 있는데 그 중에 '협동조합'과 관련해서는 '온라인 플랫폼경제'와 노동자협동조합, '돌봄서비스'와 사회적협동조합 등을 예시로 들면서 그밖에 이주노동, 환경변화 등에서 노동자협동조합 등의 역할을 논의 주제로 제시하고 2030 의제에 협동조합운동의 대표자를 참가시켜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는 '일(노동)의 의미', '노동자협동조합(노동자인수기업 등 포함)'을 주제로 국제동향을 소개하고 국내의 노동자협동조합운동의 현황과 방향, 노협 활성화를 위한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일하는사람들의협동조합연합회'와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가 주최했고, 일하는사람들의협동조합연합회, 국회사회적경제포럼,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전태일재단,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한국가사노동자협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한국택시협동조합연합회 등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일의 미래와 협동조합'이란 주제로 기조 발제를 맡은 브루노 롤런츠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사무총장(사진)은 "협동조합 운동은 전 세계 12억명 이상의 조합원을 갖고 있다. 300만개 협동조합기업이 있고 전 세계 고용인구의 10%를 고용하고 있다. 10대 경제강국 내 협동조합 경제규모의 합이 이탈리아 GDP에 상응하는 규모다. 협동조합이 없다면 사회연대경제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성장, 좋은 일자리, 식량 안전, 생산, 소비, 주거, 신용, 보험, 사회통합, 평화 등 국제 연합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주요 과제의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001년 UN 총회에서는 '다양한 형태를 가진 협동조합들은 여성, 청년, 노인 및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경제적, 사회적 발전에 최대한 참여하는 것을 촉진하며, 경제적, 사회적 발전의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협동조합 일과 고용의 주요 특징 ▲협동조합 일의 사회적 요소 ▲협동조합 일과 사회보장 ▲협동조합과 일의 안정성 및 안전 ▲협동조합 일과 기술변화 ▲협동조합과 비공식 노동 ▲고용형태 다각화에 대한 협동조합의 기여 ▲협동조합 일과 수요공급사슬 등에 대해 설명했다.

기조발제 이후에는 디아나 도브간 CICOPA 사무총장이 '노동자협동조합 및 사회적협동조합 국제 동향'에 대해, 엄형식 ICA/CICOPA 연구조사 담당이 '노동자협동조합과 변화하는 일의 세계',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일의 미래와 한국사회의 변화'란 주제로 발표했다. 

벨기에 스마트와 이탈리아 레가쿱 협동조합 사례를 통해 문화예술, IT, 교육 분야 등에서 증가하고 있는 프리랜서의 고용의 질과 안정성 제고, 불합리한 노동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사례도 소개됐다. 세바스티안 폴 스마트 벨기에 혁신 담당자가 '프리랜서 협동조합 SMart 사례'를, 엔조 페치니 이탈리아 협동조합 전문가가 '이탈리아 노동자기업인수 관련 제도와 경험'에 대한 사례를 소개했다. 

벨기에에서 시작한 스마트(SMart)는 문화예술인 공제회로 출발해 영상, 공연 등 문화예술 분야 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계약 관리, 행정 편의와 간소화, 지급 보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유기업형 프리랜서 협동조합이다. 또한 이탈리아 협동조합은 노동자들이 위기에 처한 자신들의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고용을 유지하고 노동자 통제권에 기반한 노동 중심의 기업을 운영하였으며 이를 위한 기금 지원 등 법·제도가 마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토론자로는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 김상철 예술인소셜유니온 위원, 정민형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참여해 노동자협동조합이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사회적 토대와 정책적 지원에 관해 토론을 펼쳤다.

정민형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국정과제를 삼고, 지난 1년 사이 여러 가지 대책을 발표했다"며 "노동자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적 경제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노동자협동조합의 정체성과 문제점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개선방안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을 마련하는 것과 그 영향이 현장에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있겠지만 앞으로 노동자협동조합뿐만 아니라 협동조합 전반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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