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삼성과 싸우는 이유 - 생명 경시, 삼성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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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삼성과 싸우는 이유 - 생명 경시, 삼성공화국
[라이프인ㆍ생명안전시민넷 공동기획_안전칼럼] 이종란 (반올림 활동가)
  • 2018.07.12 12:10
  • by 이종란

7월 4일 인간띠잇기로 삼성을 포위하자
- 문송면, 원진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와 반올림 농성 1천일을 맞아 
 


문송면 사망 이후 30년 

30년 전 열다섯 살 문송면 군은 온도계를 만드는 공장에서 수은 중독으로 사망했다. 당시 여러 사람들이 싸워서 겨우 산재인정을 받아냈지만 송면이의 생은 이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그 해 문송면 님의 사망에 이어 원진 레이온 노동자들의 이황화탄소 중독 문제가 알려졌다. 산재로 인정된 노동자만 915명, 현재까지 230명이 사망했다.

그 뒤 30년이 지났다. 과연 노동자들은 안전해졌나. 그렇지 않다. 노동자들은 지금도 매일 최소 7명씩 죽어간다. 매년 2400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 산재사망의 핵심 주범은 재벌 대기업이다. 노동자들은 다단계 하청으로, 불법파견 등으로 내몰렸고, 하청노동자들은 메탄올에 실명되고, 불산 누출로 목숨을 잃었다. 최근엔 인천 남동공단에서 스물셋 청년이 시안화수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보호구도 안전교육도, 정부의 관리감독도 없었다. 1988년 문송면 군의 죽음과 판박이다.

이재용 풀려났으나 삼성의 부패 범죄 끝없이 드러나 

촛불 항쟁으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었다. 그러나 수백억대의 뇌물을 건넨 이재용은 풀려났다. 그러나 연일 터지는 삼성의 부패 범죄는 다시금 국민들을 깨우고 있다.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의 문자를 통해 사회 각계 인사들을 삼성이 돈으로 관리해왔음이 드러났다. 노조탄압은 또 얼마나 심각한가. 삼성은 경찰을 매수해 노조 분회장의 시신을 탈취하는 반인륜 범죄까지 저질렀다. 고용노동부도 동원되었다. 전 고용노동부 차관은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근로감독 결과까지 바꾸어 놓았다. 가장 큰 죄는 산재 살인일 것이다. 삼성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 직업병에 걸려 사망한 노동자의 숫자만 최소 118명이다. 이재용은 아직 죗값을 다 치루지 않았다.

직업병 조정권고안의 묵살, 농성의 시작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시간의 무게가 흘렀다. 2007년 3월 6일, 스물 셋 황유미는 그해 봄을 넘기지 못하고 아버지가 몰던 택시 안에서 숨을 거뒀다. 딸의 죽음을 규명하기 위해 싸워온 11년. 그 중 삼성 앞에서의 농성만 꼬박 1,000일이 되었다.


 

산재 인정 판결과 영화 상영에 비판여론이 일자 2014년 5월,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는 “고통을 겪으신 분들에게 소홀한 점에 대해 사과하며, 제3의 중재기구에서 보상과 재발방지대책을 정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5년 7월 23일,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이 발표되었으나 삼성은 따르지 않았다. 대신 자체 보상위원회를 일방적으로 만들어 피해자들을 선별하여 한시적으로 보상을 집행하였다. 많은 피해자들이 보상기준에서 배제 되었다. 제대로 사과도 하지 않았다. 보상합의를 제3자에게 발설 시에 전액 반환해야 한다는 각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2015년 10월 7일 삼성은 이제 더 이상 조정위원회 회의가 필요치 않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반올림의 노숙 농성은 이날부터 시작 되었다. 황상기 아버님을 비롯해,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 님과 김시녀 어머님, 반올림 활동가들은 강남역 8번 출구 삼성사옥 앞에서 천막도 없이 침낭에 의지해 밤을 새웠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실종되고, 많은 피해자들이 배제되는 부당한 보상대책으로 마무리 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재발방지대책에 대한 논의는 한마디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농성은 매일 이어졌다. 전기도 없이 겨울을 났다.

농성중인 2016년 1월 12일 옴부즈만 위원회 도입을 골자로 하는 재발방지대책을 합의하였다. 그런데 삼성은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여론몰이를 하였다. 사과 보상 문제가 미해결되었다는 조정위 보도자료 대신, 삼성의 보도자료를 택한 당시 많은 언론들이 ‘9년 만에 모든 게 해결되었다’고 보도했다. 거짓이 난무했지만 반올림은 농성을 이어갔다.

따뜻한 연대의 힘으로 1천일을 버티다

실로 많은 이들의 연대가 1천일동안 이어졌다.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고 없던 힘이 다시 생겼다. 버틸 힘이 늘어난 연대만큼 생겨났다. 이어말하기를 하고, 사망노동자를 기리는 고무신 꽃을 돌보았다. 촛불 항쟁 때는 방진복을 입고 이재용 구속과 삼성직업병 해결을 외쳤다.

농성 중에 중요한 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증명이 어려운 첨단산업 희귀질환에 대하여 보다 전향적으로 산업재해 판단을 하라. 사업주의 협조방해, 노동청의 조사부실에 대해서는 노동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판단하라.” 이제 산재입증의 어려움으로 불승인이 남발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만큼은 그대로였다. 올해 2월 삼성반도체공장 작업환경 측정보고서가 영업비밀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또 영업비밀 주장을 하고, 산자부를 동원하여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되었다며 보고서 공개를 막고 있다.

7월 4일 삼성을 포위하자

2017년 4월 13일 광화문 광장에서 가진 ‘국민생명안전 약속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단 한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 정권교체가 되면 정부가 나서서 챙기고, 삼성과 반올림 간에 꼭 대화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고 하였다.

(한혜경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는 문재인 후보)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생명안전과 재벌개혁 의지의 표방으로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일이 삼성직업병 문제 해결이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라도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문송면 원진노동자 30주기 추모조직위와 반올림, 민중공동행동은 7월 4일 저녁 반올림 농성 1천일을 맞아, 인간띠잇기로 삼성을 포위할 것이다. 이날 많은 이들이 참여하길 소망한다. 삼성의 탐욕으로부터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도록, 농성 천일동안 응답하지 않는 삼성을 포위하고 선언하자.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하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재벌체제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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