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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형 임대아파트 '위스테이'를 말하다더함 양동수 대표 인터뷰...기존 건설 방식 대신 사회적기업이 짓고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임대아파트

오는 28일 '위스테이(WE STAY)' 모델하우스가 개관한다. 지금까지의 모델하우스는 짓고 부수고 짓고 부수고의 연속이었다. 위스테이 모델하우스는 다르다. 기존의 모델하우스와는 달리 부수지 않고 커뮤니티하우스로 쓰일 예정이다. 명동 한복판에 있는 위스테이 모델하우스 이름은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이다. 마실은 이웃집에 편안하게 놀러가듯, 많은 이웃이 ‘마실’에 와서 교육을 비롯해 취미활동, 공연, 프리마켓 등 다양한 모임과 활동을 비용 걱정 없이 마음껏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다. 아파트 가정집 형태의 공간이라 더 흥미롭다. 루프탑과 주차장도 갖춰져 있다.

더함의 ‘위스테이’는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짓는 아파트형 마을공동체 브랜드다. 임대주택의 새로운 길을 열고자 더함과 LH, 국토부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사업이다. 위스테이는 한국 최초 협동조합 임대아파트로 건설사 중심의 공급 패러다임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꿨다. 사회적기업이 짓고 협동조합이 운영한다. 더함은 2014년 사회적경제법센터로 출발해 사회적부동산센터를 추가했다.

더함은 2016년 12월 국토부 협동조합 뉴스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위스테이 별내, 지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위스테이 별내는 지난 3월 착공했고 지축은 올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기존 아파트보다 20% 정도 저렴하고 커뮤니티 공간도 2~3배 넓다. 공동체 개념도 다르다. ‘공동체’하면 어렵고 힘들고 희생하고 헌신해야 하고 특수한 사람들이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위스테이가 지향하는 공동체는 느슨한 형태의 공동체다. 개인주의나 사생활을 더 잘 누리는 데 필요한 울타리로서의 공동체, 특수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거부감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공동체다.

더함의 양동수 대표는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10여년 가까이 사회적경제, 사회혁신 영역에서 일했다.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에 고민하던 양 대표가 왜 3년 넘게 부동산업자로 좌충우돌하고 있고, 그가 그리는 그림은 무엇인지 지난 15일 명동 더함 사무실에서 만났다.

 - 변호사가 왜 부동산업자가 됐나?

보통 사람들이 나나 더함이 부동산사업이나 주택사업을 사는 것으로 생각한다. 현상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함이 지향하던 바가 있고 그 길에 부동산이나 공간이 눈에 들어와서 먼저 시작할 뿐이다. 더함은 단순히 주택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민간, 공공, 소셜영역이 파트너쉽을 맺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 사업과 거버넌스를 여러 분야에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PSPP방식의 사업모델을 만들고 있다. 기존의 민간+공공, 즉 민관협력방식이 PPP방식이라면 민간+공공+소셜은 PSPP방식이다.

사회적경제 생태계 고민이 자산화와 공간 인프라로 이어져

2009년부터 사회적경제, 사회혁신 쪽 제도개선과 입법지원, 사회적경제조직 법률지원을 했다. 10년 가까이 사회혁신이나 사회적경제영역을 보면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을 비롯해 여러 가지 고민을 했다. 그 고민 중 하나가 규모적으로나 임팩트적으로 너무 작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개별적인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임팩트를 주려면 전체 규모를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특정영역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 생태계를 바꾸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선 직접적인 플레이어들을 법률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을 제대로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사회적경제법센터를 설립했다. 법률전문가 그룹이 전일제로 일하면 플레이어들에게 법무, 세무, 회계, 노무, 인사, 경영컨설팅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를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전체 생태계를 키울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사회적경제법센터를 실험해 가는 과정에서 현재 6명의 변호사가 전일제로 일하고 있다. 2014~2015년부터 금융, 부동산, 자산화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했다. 제대로 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만들려면 이 요소들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외연수를 가면 사례 자체도 좋지만 ‘도대체 여기는 왜 잘될까?’라는 관점으로 봤다. 잘 되는 이유에는 다른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의외로 단지 공간을 가지고 있어서 잘되는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어 국가나 지방자체단체에 1파운드로 100년을 빌린다든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때 엄청 싸게 나온 건물을 시민의 힘으로 사고, 그 공간을 기반으로 공공이나 경제상황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 사회적경제가 지속가능하려면 ‘자산화가 진짜 중요하구나,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구나, 누군가는 인프라적 요소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구나!’라고 생각했다.


- 위스테이(아파트형 마을공동체)를 시작한 이유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완전 영리방식이거나 공공임대방식만 있다. 중간시장이 거의 없다. 해외의 경우 사회적경제가 정부지원을 받아서 주택을 짓는 중간시장이 전체 주택공급비율의 10~2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주택을 많이 공급해도 자가보유율이 60%이상 올라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지난 정부가 분양에서 임대로 정책 포커스를 맞춰 분양아파트 수준의 좋은 임대아파트를 중산층에게 공급하겠다고 뉴스테이 정책을 펼쳤다.

우연히 뉴스테이 시범사업 때부터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다. 기존 건설사들을 임대시장으로 넘어오도록 유도하기 위해 혜택을 주는 것은 이해하나, 그 혜택이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했다. 임대료를 2년에 한 번 5% 이상 올리면 안 된다는 규제 외에는 다 풀어줬다. 각 건설사의 재무모델을 보면 도급마진으로 가져가는 이익도 크지만 나중에 분양해서 얻는 청산이익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위스테이는 건설사 자본이익을 사회적 자본으로 만드는 구조

냉정하게 보면 리스크를 지는 사람이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맞다. 그런데 뉴스테이는 민간임대주택 정책이지만 민간 건설사가 100% 돈을 내거나 리스크를 100% 져서 그 이익을 가져가는 구도가 아니다. 전체 사업비의 90~96%는 국민이 세금으로 낸 주택도시기금에서 출자, 융자, 보증해주고 민간 건설사는 4~10%만 넣으면 된다. 그러면서 그 많은 이익을 다 가져간다.

민간 건설사나 영리자본이 아닌 사회적경제영역이나 입주자들이 그 4%를 미리 댈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어떨까? 그러면 그 많은 이익을 민간 건설사가 아닌 사회적경제나 입주자들에게 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한 2~3년만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우리가 만들면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릴 수 있고, 한편으로 공동체나 지역사회에 돌릴 수 있고 그러면서 사회적 자본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위스테이의 사업구조는 뉴스테이 구조를 기본적으로 채택하긴 했지만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영리방식에서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완전히 구조를 바꾼 거다. 뒷단의 소비자가 앞단으로 와서 공급자가 되고 입주자는 단순히 임차인이 아니라 협동조합 조합원이 돼 같이 운영하는 구조다. 보통 아파트는 큰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별도의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만들어 투자회사가 소유하는 구조다. 투자회사인 리치의 주주가 누구냐? 위스테이는 주택도시기금과 입주자로 이루어진 위스테이사회적협동조합이다. 쉽게 말하면 아파트의 주인이 리츠이고 리츠의 주인이 협동조합이고 협동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고 조합원이 입주자다. 단순 임대차 계약의 임차인이 아니라 소유자적 성격을 가진 임차인이다.

양동수 대표가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홍보포스터를 보여주고 있다.

진짜 살아있는 커뮤니티적 리빙랩...사회적경제, 시민사회, 연구자 그룹도 주목해야

지금 대략 예상할 때 임대계약 만료인 8년 뒤 위스테이사회적협동조합은 100-200억원 정도 자산이 생길 수 있다. 이 자산이 공동체에 유보되고 지역기금과 연결해 공동체와 지역사회 발전에 마중물로 쓰인다고 생각해보자. 어마어마한 자산이다. 정부가 돈을 주면 얼마나 주겠으며 어떻게 지속가능하겠나. 스스로 만드는 공동체 자산이다. 건설사가 가져갈 개발이익을 공동체 자산으로 만드는 구조다.

입주자 개인으로서도 경제적 이익이 크다. 커뮤니티라는 게 굉장히 헌신하고 희생하는 게 아니라 이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훨씬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사회적경제가 보여줘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흩어져있고 각자도생하고 본인이 다 책임지는 구조에서 연대하고 협력하고 호혜 하는 게 단순히 구호가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감정적, 정서적으로도 훨씬 이익이 된다. 이게 한국사회의 해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기존에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산발적으로 성공했던 다양한 사회적경제, 사회혁신 모델이 위스테이에서 편집되고 실험될 수 있으면 어떨까? 파편화되고 각자도생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생활비용들이 있다. 주거비용뿐 아니라 다양한 생활비용도 공동체적인 실험을 통해서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모델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실험할 수 있는 우호적인 실험지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몇 년 동안 법과 제도, 정책을 이야기했다. 공공은 꿈쩍도 안 한다. 이런 방식으로 가면 안 되겠다, 우리가 일정 정도의 실험지를 만들어서 성공사례를 만들면 오히려 지자체에서 ‘이거 가져가서 하면 안 되겠냐’고 이야기할 거다. 중규모의 실험지를 만드는 게 목표다. 진짜 살아있는 커뮤니티적 리빙랩을 만드는 거다.

여기에서 기본소득이든 생활임금이든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실험을 다양하게 해볼 수 있다. 여가부와 돌봄 실험을 한다든지 기재부와 사회적경제 실험을 한다든지 공동체 비즈니스와 관련된 실험을 한다든지, 이런 정책적 실험을 해볼 수 있다. 기업입장에서도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비영리단체들이 했던 다양한 실험들을 여기서 할 수 있다. 공간적 임대료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실험하면 훨씬 더 다양한 실험들을 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약자나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부분도 있지만, 사회혁신경제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위스테이의 공간적 인프라에 사회적경제 네트워크들이 붙어 다양한 방식의 실험을 하고 그 실험들을 우리는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싶다.

연구자들도 이 프로젝트에 주목하고 같이 동참했으면 좋겠다. 사회학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커뮤니티 갈등구조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10년, 20년 추적해볼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연구를 해보고 싶다. 인권변호사를 했기에 난민, 이주민, 탈북민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다. 난민, 이주민, 탈북민도 정치적 문제와 자유권적 보장을 넘어서면 결국 생활의 문제 즉 ‘경제적, 사회권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것들을 다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는 없다.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위스테이 안에 그 주거공간을 마련해 살아가는 모습을 연구자들이 몰래 계속 추적 연구해보면 어떨까? 남북통일이 되고 다문화 시대가 됐을 때 탁상에서 이래라저래라가 아니라, 이런 실험지를 통해서 만들어낸 생생한 데이터들이 한국사회의 통일다문화시대를 이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한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공유경제는 겉이 아닌 자본을 누구와 공유할 것이냐가 중요

-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어려움이 굉장히 많았다. 특히 더함이 제안한 사업에 대해 담당부처나 관련 공공기관에서는 사회적경제나 사회혁신에 대한 이해나 경험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더라도 신뢰하지 못했다. 그건 당연히 이해가 된다. 내가 공무원이더라도 듣보잡이 와서 이런 얘기를 하면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공공도 불신을 전제로 감시와 관리감독하는 게 익숙하다. 사회혁신적이고 사회적경제방식으로 제안해도 그 마인드가 잘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최근에 공공기관이 사회적가치를 실현한다고 했을 때 사회적경제조직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초기에 신뢰를 구축하는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뼈저리게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는 공공의 역할이 컸다. 첫째, 이 사업자체가 정확하게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일단 믿고 해보려는 의지를 보인 공무원이 있었다. 그게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두 번째는 불신의 관점에서 바라봤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공무원들이 있었다. 처음에 제안했던 모델을 지금 다시 끄집어내서 보면 사실 얼굴이 부끄럽다. 내가 이렇게 엉성하게 제안했나?(웃음) 어쨌든 그 엉성한 컨셉을 가지고 계속 갈등하고 토론하면서 점점 세련되고 점점 고도화됐다. 혁신은 이런 것 같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 되는 건 없다. 약간 갸우뚱하지만 한번 받을 수 있는 용기와 계속 협력해서 만들어가는 그 과정이 없으면 혁신적인 프로젝트는 나올 수 없다고 요즘 절실히 느낀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고 옳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업계 관행을 이해하고 이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말하고 기다려주는 게 필요한데, (변호사이다 보니) 처음에는 변론하듯이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면 될 줄 알았다. 비즈니스는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렇게 싸우고 싫어하던 공무원들이 최근에는 서로 이해하고 오히려 좋은 아이디어를 준다.

‘새롭다’라는 의미로 네오스(neos)와 카이노스(kainos)라는 단어가 있다. 시간상으로 뒤에 나온 것을 네오스라고 하고 본질적으로 새롭고 내용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카이노스라고 한다. 혁신은 네오스가 아니라 카이노스여야 한다. 기존의 것이라도 내용이 바뀌는 것은 혁신이다. 그런데 자꾸 네오스 적인 것만 찾는다. 기존의 구조를 완전히 바꾼 모델을 확산시키면 훨씬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기존의 것을 들여다보지 않고 계속 새로운 것(네오스)만 만들려고 하니 실험비용이 들고 시간을 보내고 혁신은 실패하고...이런 구조가 계속 반복된다.

임대정책에서 공공성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본질적인 패러다임이 바뀐 것은 아니다. 이름만 바뀌고 입주자 조건을 약간 조정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개인적으로는 민간임대주택 20만호 정책에서 적어도 20%는 사회적경제방식으로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보완할 것이 많겠지만 공공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주택공급정책을 결단하고 시도해야 한다고 본다. 

공유자동차 같은 공유경제도 의미가 있지만 진짜 공유경제는 쉐어링 이코노믹(sharing economic)이 아니라 쉐어드 이코노믹(shared economic)이다. 결국 자본이익을 누구랑 공유할 것이냐, 이게 중요하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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