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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기다리게 하지 말아주십시오!KTX해고승무원,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 이행해 달라 호소
KTX해고승무원들은 6월4일 11시 30분에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KTX해고승무원 투쟁 4479일차. 서울역 천막농성 12일차. KTX해고승무원 다시 청와대 앞에 섰다. 5월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두 번째(6월4일) 자리다. 이들은 왜 또 청와대 앞으로 왔을까?

김승하 지부장(KTX열차승무지부)이 발언을 시작한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저희가 어느새 비정규직의 꽃, 투쟁의 상징이 돼버렸습니다. 누구도 이런 인생을 원한 적 없습니다. 처음 2004년 KTX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지상의 스튜어디스, 스튜어디스이면서도 공무원인 좋은 직장에 취업하게 돼서 너무도 자랑스러웠고, 부모님에게도 자랑스러운 딸이었습니다. 그런 딸들이 오늘날까지도 이렇게 거리에서 이 문제해결을 바라며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께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드리러 왔습니다. 저희는 철도공사도 사법부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습니다.

2004년 KTX 개통했을 때 준공무원대우에 정년보장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로 우리를 채용했지만, 막상 들어가고 나니 그런 얘기는 전혀 오간데 없었습니다. 오히려 "너네들 계약서 썼느냐, 알고 들어온 거 않았느냐"며 우리들을 비난하는 소리만 더 거세졌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KTX를 사랑했고 그 직업을 사랑했기 때문에 승무원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저희를 철도공사는 계속 배신했습니다. 첫 번째는 취업 사기로, 두 번째는 이철 사장과 합의했던 합의사항을 깼고, 철탑에서 내려왔을 때 사법부의 1심판결만 나도 그대로 따르겠다는 약속도 저버렸습니다. 사법부에 우리 문제를 맡겼습니다. 1심, 2심 판결이 났을 때만 해도 "그래도 사법부는 살아있구나, 정의는 승리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법부마저도 저희를 배신했습니다. 우리를 사법농단의 수단으로, 우리 판결이 뒷거래 판결이었다는 것이 지금 드러났습니다. 우린 더 이상 신뢰가 없습니다. 제발 저희의 마지막 희망인 문재인 정부만큼은 더 이상 저희를 배신하지 말아 주십시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철도노조와 맺었던 약속, KTX해고승무원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그 약속, 꼭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더 이상 거리에서 외치지 않도록 부디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그 약속, 꼭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KTX해고승무원들은 지난 2008년, 2009년 철도공사를 상대로 2건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냈다. 1, 2심 법원에서는 KTX승무원이 안전업무를 담당하므로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15년 2월 26일, 원심을 뒤집은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KTX 안전업무는 열차팀장만 담당하고, 승무원은 서비스만 제공할 뿐 안전업무는 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18량이라는 긴 열차에 1000명의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KTX 승무원 4명 중 1명만 안전업무를 담당했다는 뜻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이루어진 이 판결은 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모임에서 선정한 2015년 최악의 판결이었다. 정치적 판결이라고 많은 비판을 받은 이 판결은 결국 정치적으로 거래된 재판이라고 드러났다. 지난달 25일 발표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에 양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당시 법원 행정처는 2015년 7월 '현안 관련 말씀자료'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문건에는 청와대 국정 운영에 협조한 사례라면서 KTX 승무원 해고 등이 언급됐다.

 
"KTX승무원이 생명안전업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철도공사의 직원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을 때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2015년 그 춥던 날, 대법원 판결로 우리의 자부심은 짓밟혔고, 부당한 정리해고는 정당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의 친구는 세 살 딸을 남겨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때야 우리는 통탄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그 고통 속에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투쟁하는 이유는 단지 우리만의 복직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KTX승무원은 안전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결 때문에 승무원들이 안전을 위한 교육과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 위험이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전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우리의 후배 승무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성희롱에 시달리며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로 절망하여 목숨을 끊은 우리의 친구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자캐오 대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신부는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 철도공사 사장에게 지금 당장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약속했고 국토부 장관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이 끊임없이 약속했다. "이제 두고 보십시오.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저희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곧 제자리로 돌려놓겠습니다." 사법농단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더 이상 대법원 판결을 핑계도 댈 수도 없다. 그런데도 철도공사는 여전히 기다리라고만 한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철도공사는 곧바로 KTX해고승무원을 복직시키고, 13년 가까이 고통 줬던 것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해야 한다."

더불어삶 안진이 씨는 결자해지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뒤돌아보면 KTX해고승무원 문제는 2006년 참여정부, 노무현 정부 때였다. 당시 정부가 공공기관의 외주화 정책을 추진해서 비롯된 일이다. 당시 사회 초년생이었던 KTX승무원들은 공사의 약속을 믿었다. 정부의 약속, 국가의 약속을 믿었다가 너무나도 긴 세월을 고통스럽게 보내고 있다. 이제는 참여 정부 때 민정수석을 지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직접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 그것이 결자해지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사법농단의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희망을 보여주길 바란다. 촛불 이전과 촛불 이후가 무엇이 다른지 보여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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