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는 경제 분야의 의병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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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는 경제 분야의 의병 활동이다
정원각 (2018희망진주시민의길 집행위원장)
  • 2018.06.01 10:40
  • by 정원각 2018희망진주시민의길 집행위원장


6월 1일은 ‘의병의 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글을 쓰는 필자도 원고 청탁을 받고서야 알았으니까. 의병의 날은 지난 2010년 임진왜란의 대표적인 의병장인 곽재우가 처음으로 거병한 날을 기념하여 제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백과사전에서는 의병을 ‘국가가 외침으로 인해 위태로울 때 정부의 명령이나 징발을 기다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일어나 싸웠던 민병’으로 정의하고 있다. 

임진왜란 중에 존경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이순신 장군 다음으로 인기 있는 사람이 바로 홍의장군 곽재우가 아닐까? 그 곽재우가 의병을 일으킨 날을 기념하여 ‘의병의 날’을 제정했다니 매우 의미 있는 날이다. 특히, 진주 사람들에게는 의병의 날이 더 크게 다가올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곽재우 장군이 김시민 장군과 함께 1차 진주성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한편 의병의 날에 대해 백과사전에서 설명한 내용을 보면 매우 실망스럽다. 마지막에 민병이라고 썼기 때문이다. 정규군이 아니면서 전쟁 또는 전투에 참여한 사람들을 부르는 용어는 다양하게 있다. 용병, 민병, 사병, 승병, 농민군 등등. 이중에서 승병, 농민군은 의병과 역할도 비슷하고 의미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용병, 민병, 사병은 그 의미나 역할이 사뭇 다르다. 우리 역사에서도 사병은 의병과 전혀 다르게 부르고 있다.

사진 -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이를 좀 더 구분해 보자. 의병(義兵)은 말 그대로 의로운 일에 일어선 병사들이다. 국가가 외세로부터 침략을 당했는데 정규 군대가 막을 힘이 부족해 농민, 승려, 노비, 백성 등이 스스로 무기를 들고 전투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사병은 특정 개인의 목적을 이루는데 역할을 하는 병사다. 용병은 전쟁에서 당사자들이 아닌 사람들이 돈이나 다른 대가 등을 받으며 참여하는 병사이고 민병은 민간인으로 조직된 군대로 포괄적이다. 즉, 민병은 의병이 될 수도 있고 사병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백과사전의 ‘의병의 날’ 설명은 수정되어야 한다.

필자는 6월 1일 의병의 날을 맞이하여 한국 역사에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나라를 지켰던 의병을 생각하면서 오늘날 경제 분야에서 의병은 누구일까 생각해 봤다. 그것은 바로 “사회적 경제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지나친 것일까? 근거는 이러하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주류 시장 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그 위기의 내용은 높은 실업과 양극화 그리고 자연과 인간을 파괴하여 회복 불능 상태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 원인은 정부와 기업 등 주류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 물신주의, 독점적인 이윤을 추구한 것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핵심은 경제에 사람에 대한 존중이 빠진 것이다. 주류 경제의 핵심 기관차인 주식회사는 돈만 잘 벌면 어떤 범죄, 부도덕도 용서하고 주식의 가치만 높이면 영웅이 되는 풍조를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비정규직 양산, 실직과 대량 해고, 남을 죽여서도 내가 성공해야 한다는 극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런 비인간적인 경제는 오래 가지 못한다. 사회 자체가 붕괴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바로 사회적 경제와 같이 ‘사람이 중심’인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경제 행위를 하는 목적이 ‘닥치고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사회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가 경제를 통제할 수 있다. 이렇게 사람이 중심인 경제를 사회적 경제라고 하고 협동조합, 공제조합, 사회적 기업, 자활, 마을기업, 공동체 기업 등이 해당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주류 경제도 그 중심에 사람이 있음을 복원해야 한다.

국가와 기업이 거의 동일시되어 자본 한국 사회를 움직여 왔는데 이젠 그 한계에 이르렀다. 기업의 근본적인 목적이 바뀌어야 하는데 먼저 사회적 목적을 실현한 기업이 사회적 경제에 속한 조직들이다. 그러므로 사회적 경제에 속하는 기업은 민영화와도 본질적으로 다르다. 신자유주의 도입 이후 많은 국가에서 진행된 민영화는 실제로 상업화, 사유화였기 때문이다. 그 민영화는 private이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는 common의 영역이다. 국가가 운영할 때 효율성 없이 관료화되는 것을 막을 때에는 사유화(private)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 즉, common(공유)로 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피폐해 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의병들이 국가, 사회를 위기에서 구했듯이 사회적 경제는 오늘날 한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를 위기에서 구할 경제 의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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