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 찬 음식, 사람과 땅을 살리는 유기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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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氣) 찬 음식, 사람과 땅을 살리는 유기농
  • 2018.05.30 13:21
  • by 상형철(더필잎병원 바디버든 힐링센터 원장)
 

정원에서 일하게 된 뒤로 나는 전에 몰랐던, 강하게 몸으로

느끼는 특이한 느낌을 지니게 되었다. 땅의 느낌이라고 할 만한

이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피로사회’의 저자인 베를린예술대 한병철 교수(철학)가 최근 한국과 독일에서 낸 신작 ‘땅의 예찬’에 나온 한 구절이다. 그는 몇 년 간 정원을 가꾼 경험을 담은 이 책에서 또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모니터보다 정원이 더 많은 세계를 담고 있다. 땅은 생명 없이

죽어 있는, 말 못하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능변의 생명체,

살아있는 유기체다. 돌조차도 살아 있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돌조차도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하는 땅. 이는 땅이 가진 생명력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모든 생명은 땅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태초의 그 생명력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을까? 어떤 이는 지금의 채소와 곡식은 100년 전의 그것에 비해 영양이 1/3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근·현대 이후 농작물 재배에 농약이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땅의 가진 힘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인 근거는 찾을 수 없지만 얼핏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유기농을 일컬어 인간과 땅을 정화시키는 농법이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유기농이란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퇴비와 같은 자연적인 방법을 이용해 작물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유기농과 같은 친환경 재배는 보통 4단계로 나눠 구분한다. 1단계는 농약이나 비료 사용을 기준치의 반으로 줄인 ‘저농약’, 2단계는 농약을 쓰지 않고 비료만 기준치의 1/3로 줄인 ‘무농약’, 3단계는 비료와 농약을 1년 동안 쓰지 않은 ‘전환기 유기’, 그리고 마지막 4단계가 3년 이상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재배’이다.

이는 최소 3년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야 땅이 가진 원래 힘을 회복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유기농 재배는 이렇게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대신 퇴비나 효소 등을 뿌려 땅에 영양을 공급하면서, 농약과 화학비료로 오염된 땅을 정화하고 본래의 힘을 회복하도록 한다. 그리고 본래의 힘을 회복한 땅에서 자란 채소와 곡물은 다시 온갖 환경독소에 노출된 우리 몸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기농’으로 재배된 농산물은 땅의 기(氣)가 가득 찬 ‘기찬 음식’이 되고, 이를 통해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역할도 하게 된다. 한마디로 유기농은 ‘(농)약으로 키운 음식’이냐 ‘약이 되는 음식’이냐의 구분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는 명확해진다.

오는 6월 2일은 ‘유기농의 날’이라고 한다. 6과 2를 ‘유기(육이)’로 읽어 ‘유기농의 날’이 되었다고 있는데, 씨앗을 뿌리는 절기인 ‘망종(6월 6일)’을 앞두고 있는 날이다.

전국 각지에서 유기농 장터 등 관련 행사들도 많이 진행되는 것 같다. 바라건대 이 날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우리 땅과 몸을 정화하고 살리는 유기농의 의미를 되새기고 확산시키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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