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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까지 개혁해야 촛불혁명 완성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 년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시간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일 년이 지났다. 촛불정부라 불리는 만큼 기대도 크다. 기대만큼 성과가 있는 것도 있고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라이프인은 지난 16일 윤호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과 라이프인 송경용 발행인의 대담자리를 마련해, 그간 문재인 정부의 성과와 기대 대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눴다. 윤호중 의원은 2016~2017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었고 사회적경제기본법을 발의했다. 또한 이번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 이번 지방선거 후보 공천과정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 정당의 공적 역할을 생각할 때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물, 풀뿌리 인물이 많이 진입할 수 있어야 세대를 대변하고 시대적 과제를 풀어가는 데 활력이 붙을 텐데... 이번에도 노력은 했겠지만 조금 더 문을 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전에 공천심사위원회가 가지고 있던 권한을 세 개로 나눴다. 자격심사위원회, 공천관리위원회, 비례대표심사위원회. 시·도당에 많은 권한을 주고 중앙당은 시·도지사 공천만 관리했다. 시·도지사의 경우에도 10% 정도만 전략공천 했다. 공천심사 할 때 지역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하라고 돼 있다. 그것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시·도당에 따라 다르긴 한데, 지역위원회 의견을 청취만 하고 그 의견에 따르지 않은 경우도 있다. 실사를 통해서 지역 여론을 파악하고 경쟁력 조절을 위해 여론조사도 했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아직 미비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신인이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 같은 게 필요한데,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것은 정치신인 가산점(10%)외에는 거의 없다. 실제로 보면 당 활동을 오래 한 사람이 공직선거에 처음 출마하면 신인이고,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도 신인이다. 그렇다 보니 당 기반이 없는 사람, 당 활동을 안 했던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경선에도 못 가거나 경선에서 살아남기가 아직도 어려운 상황이다. 입당해서 활동하지 않았더라도 당의 정책에 부합해서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이런 점은 충분히 고려가 되는데, 당 기여도 면에서 떨어지고 경쟁력이 알려져지지 않다보니 경쟁력이 약한 걸로 나온다.

이런 분들은 보통 전략공천을 했다. 이번에 특히 정치신인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분야가 기초광역의원인데 기초광역의원에는 전략공천제도 자체가 없다. 그렇다 보니 전부 다 공천심사를 받고 심사에 통과해서 경선을 거쳐야 했다. 이게 상당한 장애가 됐던 것 같다.

도의원은 비례대표 숫자가 그나마 많은 편이지만 기초의원 비례는 한두 명인 경우가 많다. 100만 도시 정도 돼야 서너 명이다. 이런 경우 당내 기여자들이 있으면 새로운 분을 영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비례대표 제도도 손봐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는 비례대표 수가 지역구 의원 수의 10%인데 좀 더 늘려야 된다고 본다.

입법부까지 개혁해야 촛불혁명 완성할 수 있어

- 개헌이 돼야 촛불혁명에서 나타난 염원이 반영되는데 개헌의 불씨가 남아있나?

대통령 발의안은 처리가 낙망한 상황이고, 20대 국회 안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겠지만 현재 의석 구도에서는 어려울 듯하다. 촛불혁명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시작해서 지난해 대선으로 촛불정권을 만들었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지방권력을 주권자의 것으로 가져오는 것으로 이어진다. 헌법 질서 속에서 촛불혁명이 진행되다 보니까 2020년 총선을 통해 국회까지 국정농단 세력을 몰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촛불혁명이 완성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것을 기다리는 게 답답하긴 한데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일 년이 지났는데 남북관계 평화 외에 경제사회정책에서 실제로 진전된 게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특히 노동 분야, 복지 분야에서 잘 안 보여 답답하다는 의견이다.

우선 법 개정을 통해서 개혁정책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입법부가 아직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 개정 없이도 할 수 있는 부분이 적폐청산과 관련해 ‘정부기관 안에서 이뤄졌던 관행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인데, 이 부분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인사를 통한 개혁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사회정책의 경우에는 한계는 있지만 소득주도성장을 추진을 해왔고 최저임금인상을 통해서 발을 뗐다. 사실 소득주소성장이라는 것은 먹으면 바로 효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서 일 년 반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는 정부가 경제주체들에게 이 정책의 의미는 뭐고 이 효과가 언제쯤 어떤 효과로 나온다는 것을 좀 더 자신 있게 설명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계속 공격받고 있으니까 오히려 수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소득주도성장정책, 시기 놓치면 안 돼

소득주도성장은 자칫하면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왜냐면 한국의 소득주도성장은 G20이나 OECD 국가들보다 한 3년 정도가 지체돼 있다. 3년 전부터 G20이 소득주도성장으로 바꿔서 세계 경제가 쭉 올라왔고 수출시장은 성장했다.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잘 되니까 우리가 잘해서 잘 된 거라는 착시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보면 다른 나라들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먹고 자라고 있는 거다. 정작 우리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이제 시작했기에 일 년 반, 2년 뒤부터 성과가 보일 거다. 외국의 이런 사례들을 오히려 왜 소득주도성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증거로 제시해 내수기업들도 동반성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문제는 세계시장의 성장세가 서서히 멈춰가고 있다. 내년이나 내후년 정도 되면 세계시장이 정체 내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같은 경우에도 양적 완화 정책을 축소해가고 있는데 우리는 내수가 안 받쳐주니까 축소도 못 하고 있다. 자칫 시기를 잘못 만나면 일종의 삼각파도를 맞을 수 있다. 국내외 간 금리 차에 의한 자본시장의 위기, 수출기업 타격,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내수시장 침체, 이게 맞물려지면 굉장히 어렵다. 빨리 극복할 방안이 필요하다.

-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두 가지 노선이 있고 이 두 노선은 대립하는 게 아닌데, 소득주소성장과 혁신성장이 마치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혼선이 있다. 그러한 가운데 실제 산업정책이라는 게 보이질 않는다.

혁신성장정책은 좀 더 과감해지면 좋겠다. 혁신이라는 것은 원래 시장경제가 굴러가는 메커니즘이다.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정부가 빨리 여건을 만들어주면 되고, 정부가 중점적으로 하려는 것은 뭐다, 라고 선택하면 되는데 아직 구체적인 액션이 안 나오고 있다.

혁신성장에서 지금 정부가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다. 하나는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혁신역량을 어떻게 최대한 끌어내느냐’이다. 신산업, 신기술 분야에서 '규제 샌드박스(일정 기간 규제를 전면 면제해주는 제도)‘를 도입해 기업의 자율성을 충분히 살려주려고 하는데 아직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고 있다. 빨리 통과시켜서 민간의 혁신 역량을 극대화하는 게 해야 할 일이다. 아직까지 논의하느라고 사실 시작을 못 하는 거다.

두 번째는 국가 R&D의 중요성이다. 어느 나라든 국가 R&D를 안 하는 나라가 없는데 이게 관행에 젖어있어서는 안 된다. 국가 R&D를 어느 쪽으로 집중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바꾸고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만들어 국가 R&D를 총괄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놨다. 예전엔 관료들이 결정했다면 지금은 과학기술인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해놨는데 그 시스템이 잘 굴러가는 것 같지가 않다. 과학기술계도 오랫동안 관료들과 함께 일 하다 보니까 관료들 일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사회적 가치 정부로서 큰 그림 빨리 나와야

- 노동정책에서 보면 노사정위원회나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문제라든지 근로시간 52시간 등 여러 가지 괄목할만한 변화가 있었다. 포괄적으로는 잘 되는 것 같은데, 실제 각론으로 들어가 보면 진척되는 상황이 원활치 않다. 상징적이라 할 수 있는 삼성직업병 문제, KTX해고노동자 문제는 문 대통령이 직접 약속한 사항인데도 아직 미해결 상태다.

우선 노동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정부로서의 큰 그림이 나와 줘야 하는데 이 큰 그림이 아직 안 나오고 있다는 답답함이 있다. 빨리 그려줬으면 좋겠다. 큰 그림에 바탕을 두고 노사정 대타협같이 실제로 우리가 채택하고 나갈 정책을 확정해줘야 한다. 아직은 노사정에 내놓을 게 무엇인지가 잘 안 보인다.

구체적 현장에서는 현장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삼성직업병 문제나 KTX해고노동자 문제는 계속 해결해 가는데 노력해야 하고 해결돼야 한다. 정책으로서는 과거처럼 신자유주의적인 노동개혁을 다시 끄집어 오자는 게 아니고 새로 대두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동개혁이 필요하다. 노동을 노사관계로만 볼 게 아니라 사회적 관점에서 한 사람이 생을 마칠 때까지 노동을 통해 건강과 행복을 어떻게 추구해가느냐는 종합적인 지향점이 있고 ‘노동개혁의 지향점은 이쪽이다’라는 것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노동에서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를 논의하다 보면 노사 간의 갈등이 아니라 훨씬 더 협력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을 듯하다.

- 거시적 관점에서 사회적 합의도 중요하지만, 노동은 매일매일의 현실이니까 각론도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현안으로 걸려있는 상징적 사건을 과감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회적 가치가 문재인 정권의 큰 기조이고 노동계, 정치계, 학계, 언론계 등 다 좋다고 하는데 사회적 가치를 아직 잘 못 살리고 있다.

사회적가치기본법은 그 대상을 공공기관으로만 규정해 놓고 있는데 일반기업까지 더 확대화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부탄에서 하는 제7회 GNH 국제컨퍼런스에 갔었다. 그때 주제가 ‘GNH(국민행복지수) for 비즈니스’ 즉 국민의 행복지수를 늘리는데 기업은 무엇을 할 것인가?였다. 이런 식으로 ‘사회적 가치 for 비즈니스’ 같은 걸 하면 어떨까? 그리고 퀘벡의 사회적합의체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서 실제로 해보면 좋겠다.

들불 일어나듯 사회적경제운동 일어나야 

-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제일 주목할 만한 변화가 사회적경제비서관이 신설됐다는 점이다. 역사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사회적경제는 굉장히 커졌다. 정책도 많이 늘어났고, 거의 전 부처에 걸쳐서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정책들이 다 갖춰지고 있고 예산도 편성되고 있다. 충분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사회적경제를 활발하게 키워나가야 할 민간의 역량이 정부의 정책과 예산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니까.(웃음) 그럴 정도로 정부가 앞장서 나가고 있고 전체를 집행해가는 과정에서 성과는 충분히 나오지 않을까 싶다. 들불 일어나듯이 사회적경제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올해 지방선거가 있으니까 지방자치단체들도 많이 바뀔 거다. 사실 사회적경제는 중앙보다 지방의 아젠다로써 훨씬 더 중요하다. 밑에서부터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조건들을 갖춰나가고 있다. 딱 한 가지, 사회적 경제 3법(사회적경제기본법, 사회적가치기본법, 사회적경제 기업구매촉진및판로지원특별법)만 꽉꽉 막혀있는데 올해는 꼭 통과시켜야 한다.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도 통과시키겠다고 하고 있다.

사회적가치기본법은 일종의 넛지법이다. 공공기관을 유도하는 법이고 사회적 가치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새로 등장하고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다. 다만 공공기관이 그런 사회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거기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기관을 운영하라는 법이다. 그런데 기존의 법 관념에 따라 예산이 편성되는 관점으로 봐서 너무 엄격하게 보려고 한다. 기존의 법과는 다른 법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 정치를 왜 하는가?

정치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무수히 되물어봤다. 되묻고 되물어도 역시 자유와 행복을 위해서다. 인류가 추구해온 가장 근본적인 가치가 자유와 행복이기 때문이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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