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1488일째 되던 5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4·16재단 창립대회가 열렸다. 지독한 슬픔과 아픔, 온갖 멸시와 조롱을 견디어온 세월호가족들의 긴 투쟁이 결실을 맺는 자리이다. 4·16재단의 로고는 물망초다. 물망초의 꽃말은 '잊지 않겠습니다'.
4·16재단의 비전은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며 살 수 있는, 일상이 안전한 사회’이고, 미션은 ‘생명과 안전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이들을 지원하며, 416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날의 약속을 기억합니다’이다. 생명안전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한 미션이다.
5대 핵심목표로는 세월호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지원, 생명안전공원의 세계적 공원화, 피해자 치유 및 생계지원 기반 마련, 지속가능한 연대의 구축과 확산이다.
4·16재단은 2016년 9월 4·16가족협의회를 중심으로 4·16재단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1년 8개월 동안 준비했다. 우선 재단 출연금 1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월호가족들이 가족발기인으로 나서 가족당 500만원씩 냈다.
4·16재단은 세월호가족과 416운동 활동가들의 재단이 아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 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참여하는 재단이다. 재단 준비위는 416생명안전공원이 완공될 때까지 100만명을 모으자고 계획했다. 100만원을 내는 단위는 국민발기인, 1만원 이상 한 번만 내면 416기억위원이 된다. 5월 9일 기준으로 국민발기인 518명, 가족발기인 158명, 416기억위원 16,700명이 참여했다. 모금액은 18억원이고 올 연말까지 100만 기억위원을 모집한다.
초대 이사장은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화가)이 맡았으며,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심재명 명필름 대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윤정숙 녹색연합 대표, 한석호 전태일재단,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등 14명이 이사로 참여했다.
한석호 상임이사는 “4·16재단을 만들기 위해 1년 8개월을 준비했다. 재단을 준비하면서 가족들이 요구한 몇 가지 사항이 있었다. 한 치의 부정도 재단에 얼씬 못하게 해 달라. 재단을 놓고 가족들이 분열하고 갈등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응원해 달라. 이런 가족들의 마음을 담아 재단을 준비하고 출범했다. 304명의 죽음이 왜곡되거나 헛되지 않도록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재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4·16재단은 세월호가족들의 뜻에 따라 ‘7인 이내 사업회계 감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가 특징이다.
출범대회의 한 참석자는 “세월호가족들의 긴 투쟁과 노고가 긍정적으로 결실을 맺었다. 생명안전이 존중되는 사회를 향한 새로운 출발의 자리이고, 세월호가족들의 노고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세월호가족 이남석씨(창현아빠)는 “다른 재단은 피해자 중심이 아니었는데 4·16재단만큼은 피해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4·16재단이 첫발을 내디뎠다.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있어야 국민이 바라는 수준의 일을 할 수 있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 되는 사회,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4·16재단이 앞장서겠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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