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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진실규명, 세월호 특조위가 끝까지 간다!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문호승 상임위원 인터뷰

텅텅 비어있는 사무실. 그 한편에 책상 하나와 회의용 탁자가 있다. 지금은 횡 하지만 곧 책상도 들어오고 조사실도 만들고 사람들도 북적거리며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갈 사무실을 그려본다. 조용한 포스트타워 18층에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바쁘게 물밑 그림을 그리고 있는 문호승 상임위원(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을 만났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조위)는 진상조사 1소위(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2소위(가습기 살균제 사건), 안전사회 소위, 피해지원 소위로 나눠져서 활동한다.

지난 6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장을 받은 문호승 위원은 2011년 감사연구원 원장을 역임하고 2014년 방산비리 특별감사단 단장을 맡았다. 감사만 30년을 해온 문호승 위원이 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2기 특조위) 상임위원이 됐고, 2기 특조위는 어떻게 활동할지 들어봤다.

문호승 상임위원(가운데)은  3월 29일 사회적참사 특조위 1차 전원위원회 회의 후 안산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양소를 방문했다. (사진제공.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 2기 특조위 상임위원을 맡으신 소감은?

평생 감사만 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내가 왜 특조위에?’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회적참사 진상규명법'에 규정된 특조위원 자격 요건을 보면 변호사, 판검사, 교수 10년 이상, 교육계·언론계·종교계·인권단체 경력 10년 이상 등인데, 감사분야는 없었다. 좀 더 자세히 자격 요건을 들여다보니 ‘진실규명의 경험이 10년 이상 있는 자’라는 요건이 있었다. 감사가 진실규명과 동의어라고 생각했다. 감사의 핵심은 실태를 파악하고 원인을 파악해서 원인이 사람에게 있으면 처벌하고 제도나 관행에 있으면 개선하는 거다. 내가 평생 한 일이 그거다. 책임자 처벌이 감사의 한 축이고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는 게 또 다른 축이다. 30년간 진실규명의 경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특조위원의 일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감사경험과 지식 외에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정리해봤더니 ‘분노’와 ‘부끄러움’ 두 가지로 압축되었다. 하나는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가’에 대한 분노. 두 번째는 국가의 가장 첫 번째 임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는 건데 평생 공직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정부는 무엇을 했고, 그 안에서 나는 무엇을 했나?’라는 공직자로서의 부끄러움이다. 분노와 부끄러움이라는 바탕 위에 지난 30여 년간 진실규명의 경험과 지식을 더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끝까지 철저하게 해내겠다.

- 2기 특조위 활동기간은 언제부터인가? 1기 특조위 때 활동기간 논란이 많았고 강제 해산되다시피 했다.

법적으로 활동기간은 1년이고 필요하면 1년 연장해서 최장 2년까지 할 수 있다. 활동이 끝난 후 3개월간의 보고서 작성기간까지 합치면 2년 3개월이다. 1기 특조위 때는 법 시행된 날로부터라고 해석했지만 이번에는 ‘조사개시 결정한 날’로부터 1년이다. 조사개시 결정은 특조위 위원들이 한다. 사전 준비가 되면 조사를 시작한다. 그래서 1기 특조위 때보다 활동기간이 명확하다. 지금은 준비기간이다.

문호승 상임위원이 세월호 유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직제를 만들고 예산을 확보하는 작업과 함께 조사계획을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1기 특조위가 했던 조사결과를 검토 중이다. 또한 선조위(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5월 초까지 조사를 마치고 8월 6일까지 보고서를 작성하면 그 결과를 받아서 연속성을 가지고 일관되게 조사할 수 있도록 조사계획에 반영할 것이다. 그 밖에도 검찰의 수사결과와 감사원 감사결과 등 과거 국가기관에서 조사한 결과들을 보고 무엇을 어떻게 조사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 조사 과제는 무엇인가?

조사 과제는 크게 선체침몰, 구조방기, 조사방해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세월호는 왜 비정상적으로 급격히 기울어졌고 왜 급속하게 침몰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이다. 두 번째는 ‘선원과 해경은 왜 승객들에게 탈출명령을 하지 않았으며, 해경은 왜 선체에 진입하지 않았는가?’ 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세 번째는 2기 특조위의 독특한 과제인데 ‘참사당일 대통령을 비롯한 컨트럴 타워는 왜 그렇게 소극적인 대처를 했으며 그 후 진상규명을 왜 그토록 집요하게 조직적으로 방해했나?’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이 세가지를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다.

그와 동시에 조사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사회적 참사법(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에 규정된 특조위의 조사권한에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달라진 환경과 국민적 열망을 토대로 철저한 진상규명에 다가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검찰에 고발, 감사원에 감사요구, 국회에 특검임명 요청 등을 할 수 있다. 1차 기초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잘 정리한 후 앞서 말한 국가기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다른 국가기관에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에 대해 예를 들어준다면?

조사방해에는 적극적 방해와 소극적 방해, 조직적 방해도 있지만, 개인적 방해도 있다. 개인적 방해는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개인적으로 자기 방어 차원에서 나타난다. 1기 특조위 때부터 선조위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방해의 사례를 유형별로 정리하고 있다. 있는 자료를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든지 열 개의 자료 중 다섯 개만 준다든지, 바로 줄 수 있는데 계속 지연시키며 시간 끌기로 간 경우, A라는 자료를 달라고 했는데 A'로 위변조해서 제공한 경우 등 조사방해 사례를 정리해서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감사원의 도움을 받아 조사를 방해한 사람에게 책임도 묻고 못 받은 자료도 제대로 받으려고 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조사기획, 현장조사, 조사방해 극복이다. 지난 30년간의 감사경험에서 체득한 조사방해의 유형별, 단계별 극복방법을 조사요원들에게 교육할 예정이다.

- 단계별 극복방법... 30년 감사 경력이 여기서 느껴진다. (웃음)

 
조사방법 중 또 하나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내부 제보다. 중요한 사건이 밝혀질 때는 내부 제보 없이는 사실 어렵다. 외부에서 의지만 있다고 파헤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세월호참사 직후에는 처벌이 두려워 조사과정에서 거짓말하거나 모른다는 답들이 많았다. 참사가 일어난 지 4년이 지났기에 이미 처벌 받고 나온 분들도 많다. 이미 처벌도 받았으니 이제는 양심에 따라서 ‘이게 진실이다’ ‘왜 침몰됐고 왜 구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왜 진상규명을 방해했는지’에 대한 진실을 얘기해줄 분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적참사 진상규명법에 따르면 조사에 중요한 증언·진술을 하거나 자료 또는 물건을 제출한 사람에게 보상금 지급, 사면 건의 등의 방법으로 지원할 수 있다. 이 부분을 널리 홍보하고 보상금 예산도 충분하게 확보하려고 한다. 꼭 돈 때문이 아니더라도 본인 잘못으로 인해 형을 살았거나 살고 있는 사람이나 억울하게 처벌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공익제보를 통해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사람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당시 선원, 구조에 참여했던 해경, 상황을 통제했던 해경과 해수부 공무원, 증거를 은폐하고 조작했던 사람들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분들의 양심적인 결단과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 1기 특조위도 있었고 선조위도 있는데 ‘2기 특조위가 왜 필요하냐?’ 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 2기 특조위는 왜 필요한가?

1기 특조위 때는 계획을 세웠으나 방해 때문에 제대로 착수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있다. 그때 조사방해로 못했던 일을 찾아 다시 착수해야 한다. 두 번째는 1기 특조위가 강제 해산되기 직전에 수집해 놓은 자료가 있다. 중요한 자료를 수집했는데 분석이 안 되고 끝나버렸다. 2기 특조위는 그 중요한 자료를 분석·정리해야 하는 업무도 해야 한다. 세 번째는 1기 특조위 때는 세월호가 안 올라왔지만 세월호가 인양되면서 진상규명에 필수적인 결정적 자료들이 확보됐다. 배가 기울기 시작할 때부터 침몰까지의 진실을 담고 있는 차량 블랙박스와 수백 개의 휴대폰이 새롭게 입수됐다. 새로운 자료, 결정적 자료가 나왔으니 침몰원인을 조사해야 하고, 1기 특조위 방해에 대한 것도 조사해야 한다.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가?’ ‘왜 구조하지 않았는가?’ ‘왜 조사를 방해했나?’에 대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이 세 가지 질문 사이에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숨어있는 연관성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2기 특조위원으로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아까 말씀드렸지만 진실 제보를 해달라는 것과 특조위 활동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이제 그만하자’라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는데 세월호참사 진실규명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다. 우리들이 당면한 안전문제이고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의 생명이 달린 문제다.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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