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특별대담] "기재부! 협동조합 지원 못하겠으면 차라리 중기부에 넘겨라"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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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특별대담] "기재부! 협동조합 지원 못하겠으면 차라리 중기부에 넘겨라"①
협동조합 관련 부서 통폐합에 이어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는 지원정책 全無
기재부, 협동조합 위해 일할 의지 있는지 의문스러워
각 부처와 지자체가 협동조합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 제정 등 법률 장치 필요
  • 2023.04.18 22:47
  • by 이새벽 기자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많은 기업이 도산하며 실업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협동조합의 결성 및 운영은 경기회복에 크게 기여해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대안적인 경제주체로 주목됐다. 유엔(UN)은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했으며, 동년(同年)에 국내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 및 시행됐다. 

현재(2022년 말 기준) 국내 협동조합 수는 23,939개로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된 10년 전에 비해 양적으로는 확대됐으나 자산 1억 원 이하의 협동조합이 71.8%에 달하는 등 질적 성장은 미진한 상태다.

국가가 협동조합 성장에 힘을 실어야 하는 시점에 尹정부는 오히려 기재부 내 협동조합과를 폐지하고 지속가능경제과로 담당 부서를 통폐합 및 축소했다. 올해 3월에 발표된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을 확인한 협동조합 관련 현장과 학계는 탄식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지난 12일에는 윤영귀 기재부 지속가능경제과장을 패널로 초청해 '협동조합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정책방향과 기재부 역할'이라는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열었다. 
 

▲ 제 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과 기재부에 대한 대담회가 17일 개최됐다. ⓒ라이프인
▲ 제 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과 기재부에 대한 대담회가 17일 개최됐다. ⓒ라이프인

17일에는 김찬호 라이프인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성공회대학교 교수)을 좌장으로 ▲박남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상임대표 ▲이상훈 성공회대학교 교수 ▲최혁진 前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 ▲한소영 소상공인협동조합 서울협업단원이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자연드림 신길센터에서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 현황과 해법 특별대담회를 개최했다. 

한소영 소상공인협동조합 서울협업단원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이어 고물가·고금리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의 현실은 처참하다"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3년 동안 장기화된 코로나19에 연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勃發)로 가스비, 월세, 대출 이자 등 각종 비용이 상승한 상태에서 소상공인은 현재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요식업 경우 배달비가 메뉴가격과 비등한 상황도 많아 폐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이 매우 많으며,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손해라서 주말에는 아예 운영을 중단하기도 한다"고 소상공인의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소상공인들은 점포 운영의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소상공인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할 기재부는 조용하고 중기부도 마찬가지다. 담당 공무원들이 인수인계를 하지 않는 듯이 모르는 일이라고 하고, 공고 내용에 대한 질문도 금시초문(今時初聞)인 듯이 대응한다"며 협동조합 주무부처인 기재부와 소상공인 주무부처인 중기부에 대한 현장의 평가를 대변했다. 

박남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대표는 "협동조합 수는 약 2만 4천여 개로 양적 확대됐으나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며 지난 3월에 발표된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을 비판했다. 

"기재부 정책과 담당자들의 기조를 보면 협동조합과 전혀 무관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 협동조합을 육성하겠다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협동조합연합회 결성 관련 문의 전화를 하면 협동조합 관련 부서 내 보직이 바뀌어 해당 내용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말만 여러 차례 되풀이하는데 지역과 현장에서 뭘 할 수 있겠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협동조합은 소상공인, 택시, 주택, 돌봄, 에너지 등과 관련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많은 노력들을 해왔는데, 비빌 언덕이 없어 이사장들이 맨땅에 헤딩하듯이 개인 자산 털어서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라며 협동조합이 궁지에 몰린 현실을 밝혔다.  

이상훈 성공회대학교 교수는 "기존 시장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은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이라며 협동조합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물가와 이자율 폭등, 환경문제 발생, 새로운 기술 개발 등 기존 시장질서가 무너지며 새로운 질서 확립이 안 된 시점에서 ESG 중요성이 주목된다. ESG를 일반 기업에 강조하는 것보다 ESG 실천에 전부터 힘쓰던 협동조합을 밀어주는 것이 좋은 방향이다. 그러나 기재부가 이런 시장체제의 흐름을 읽고 이해하느냐가 문제"라며 기재부의 역할 부재를 꼬집었다.  

"협동조합의 사업 내용을 보면 각 부처와 다 연결된다. 그러나 협동조합 주무부처인 기재부가 각 부처가 협동조합에 어떤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 등 법률 제정을 추진하지 않았다. 결국 협동조합은 각 부처와 지자체의 예산 편성에서 제외됐다. 기재부의 협동조합 축소 의도가 여실히 드러난다"며 기재부 행보에 의문스러움을 표했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 영역 관련 정책을 마련했던 최혁진 前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은 "국제사회를 봐도 소득불평등, 고령사회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동조합이 일해 온 역할은 꽤 크다. 기재부는 국가 비전을 생각할 부처인데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는 국제사회 동향과 그에 대한 고민이 전혀 담기지 않았다"라며 기재부가 협동조합의 중요성을 간과한 점을 지적했다. 

"기본계획에는 '관계부처 합동'이라는 두루뭉술한 표현만 있을 뿐, 어느 부처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연결 내용이 전혀 없다. 그럼 다른 부처와 지자체는 협동조합과 관련한 일을 할 수 없다. 기재부는 협동조합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수년간 보여 왔고 그나마 협동조합에 관심 있던 고위공직자들 대부분 퇴임했다. 그 안에서 누구도 협동조합을 위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며 협동조합 존속(存續)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이어 대담자들은 협동조합 존속을 위해 주무부처인 기재부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대안책을 강구했다.  

 "협동조합 업무 전담하는 독립기구 신설 필요하다" 

▲ 이상훈 성공회대학교 교수. ⓒ라이프인
▲ 이상훈 성공회대학교 교수. ⓒ라이프인

이상훈 교수는 "일반 협동조합의 다수가 소상공인, 중소기업 양쪽 다 해당된다. 그러나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으로서 지원받은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 기재부가 협동조합을 위해 편성한 예산이 작으면 중소벤처기업부 등 다른 부처에서라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면 좋겠다"라며 협동조합 지원에 대한 실질적 대안책 마련을 요구했다.  

"학교협동조합을 예로 들면 기업형태는 협동조합이어도 학교 시설사용 관련은 교육부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이처럼 협동조합에는 종류와 특수성이 다양하다. 특수성에 해당하는 타 부처와의 협의 권한을 가지며 긴밀히 소통하고, 협동조합 업무를 총괄하는 독립기구를 신설 및 배치하는 방법도 고려하면 좋겠다"라며 협동조합 전담조직 신설을 제안했다. 

"협동조합 위해 조례 제정해라! 이 외는 다 탁상공론이다"

▲ 박남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상임대표. ⓒ라이프인
▲ 박남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상임대표. ⓒ라이프인

박남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상임대표는 이상훈 교수와 일맥상통하게 협동조합 관련 조례 제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주무부처 이관을 거론했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협동조합은 들러리다. 협동조합은 지역 현장에서 일하기에 지자체와 관계가 긴밀하다. 그러나 지자체 사회적경제 조례를 보면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에 치우쳐 있고 협동조합은 거의 배제됐다. 지자체 공무원들과 이야기하면 '조례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답한다"라며, "협동조합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서는 조례제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 아닌 이상 탁상공론(卓上空論)일 뿐"이라고 의견을 정리했다. 

"기재부가 협동조합을 위해 일할 의지나 역량이 없다면 중소벤처기업부에서라도 전담했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사회적경제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적'이라는 키워드만 있으면 색안경을 끼고 본다"라며 억울한 속내를 비쳤다.  

"협동조합 지원 전담 추진체계 명료하게 다시 세워라"

▲ 최혁진 前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 ⓒ라이프인
▲ 최혁진 前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 ⓒ라이프인

최혁진 前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은 "공공조직은 조직, 사람, 돈이 있으면 돌아가고 일하게 돼 있다. 사회적기업진흥원이 60억 원 가지고 2만 몇천 개의 협동조합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다. 2만 몇 천 개에 달하는 협동조합이라는 작지 않은 조직을 담당하고 싶은 부처도 있을 것이다. 기재부가 계속 담당하고 싶다면 민간에게 약속했던 것 이행하고 점검하라"라며 협동조합 지원 전담 추진체계의 재(再)정돈 필요성을 논했다. 

덧붙여, 협동조합 규모화를 두고 "영세한 협동조합들은 연합회와 연대해 서로 기대고 견인해 줘야 한다. 공제제도가 연합회에 참여할 수 있는 주요동기가 되며 결속력을 강화해 주는데, 기재부가 '법인만 공제할 수 있다'고 하면서 기반을 꺾어버렸다. 법인뿐 아니라 회원을 대상으로 공제할 수 있게 해줘야 상호부조할 수 있다. 직접지원 없다면 추진체계를 분명히 하는 것과 클 수 있는 간접환경이라도 열어줘야 한다"라며 협동조합을 둘러싼 역차별 해소를 요구했다. 

"협동조합 주무부처를 기재부 대신 차라리 중기부에서 맡았으면"  

▲ 한소영 소상공인협동조합 서울협업단원. ⓒ라이프인
▲ 한소영 소상공인협동조합 서울협업단원. ⓒ라이프인

한소영 소상공인협동조합 서울협업단원은 사회적경제를 담당한 공무원들의 무지(無知)를 비판하며 한탄했다. "사회적경제 행사인데 모집 대상을 사회적기업만 쓰거나 어떤 공무원은 '이참에 사회적기업으로 바꾸시죠'라는 황당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중간지원기관으로 상담 등 기업 설립 준비만 도와야 하는데 자회사를 가지고 있으면서 모집 공지만 띄우고 실제로는 선정을 내정(內定)해 두는 등 폐단(弊端)도 매우 많았다. 그런 부분이 사회적경제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그 피해는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협동조합이 고스란히 안게 된다"라며 사회적경제 내 폐단을 지적했다. 

"사회적경제과가 없어진 구도 상당히 많다. 기재부가 주무부처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으면서 타 부처 및 지자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지 말라. 차라리 중기부에서 맡으면 좋겠다"라며 기재부 역할 부재에 일침을 놨다.

대담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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