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생협연합회 제26차(법인 13차) 정기대의원총회가 3일 오전 두레생협연합회(이하 연합회) 서울 사무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회원생협 대의원과 생산자를 비롯한 내외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과 정기총회 순서로 진행됐다.
김영향 연합회 회장은 행사를 시작하며 참석자들에게 "여러분들이 모아 주신 출자금으로 우리의 장소를 마련하고, 이곳에 많은 대의원분들과 생산자분들, 외부에서 오신 분들을 모시고 총회를 치를 수 있는 것이 감격스럽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연합회는 지난 2021년 6월 서울 구로구에 신사옥을 개소한 바 있다.
이어 김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2023년도는 어려운 시기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우리 조합원들이 힘을 합치면 이 힘든 시기를 조금 어렵더라도 무난하고 즐겁게 참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기념사를 짧게 갈무리했다.
1부 기념식에서는 연합회가 진행한 특별 활동 보고가 이루어졌다. 우선 연합회가 필리핀 네그로스에서 진행해 온 '바르크(BARC) 프로젝트' 3기가 지난해 마무리되어, 평택두레의 박은경 이사장이 그와 관련한 특별 보고를 진행했다. 네그로스는 두레생협이 판매하는 마스코바도 설탕과 발랑곤 바나나의 생산지이기도 하다.
바르크 프로젝트는 실효성, 지속성, 확산성, 연대성(책임)을 운영 원칙으로 한다. 기금은 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있는 알터트레이드 필리핀재단(ATPF)이 관리하며, 생산자 공동체에 필요한 자금을 낮은 금리로 대출하여 스스로 필요한 사업을 고민하고 외부 충격에 적응력과 회복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한 박 이사장은 바르크 프로젝트가 가지는 또 다른 가치로서 "기후위기 시대에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국가로서 기후위기에 취약한 생산지에 대한 책임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작물의 다변화'를 통한 종의 다양성 보호 역시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이번 방문으로 생산자들과 교류하고 기금으로 연대하는 두레생협 민중교역의 가치를 다시금 알게 됐다"라고 소감을 전한 뒤 "민중교역 운동은 조합원들의 참여 덕분에 가능했다. 민중교역 생활재를 이용할 때마다 기금이 마련되고 그 기금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현장에 모인 대의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박 이사장은 점검단이 방문한 현지 생산자 공동체를 소개했다. 그는 민중교역 운동이 소생산자들의 자립을 돕고 아직 미약할지라도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전하며 보고를 마무리했다.
두 번째 특별 활동 보고는 참좋은두레의 남영희 전(前) 이사장이 맡아 전임 이사장들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남 전 이사장은 "지역생협 이사장으로 활동하다가 퇴임한 분들이 주축이 되어, 우리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두레생협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없을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다른 이사장들과 만나 보자고 생각해서 지난해 3월 모임을 시작했다"고 '똑똑똑 모임'에 대해 설명했다.
모임 회원들은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 각 지역생협을 방문하거나 일손이 부족한 생산지를 찾아가 도왔으며 924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남 전 이사장은 이와 같은 활동들을 소개한 뒤 퇴임을 앞둔 이사장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특별 활동 보고 이후 회원 생협 2곳(에코생협, 주민두레생협)과 생산지 2곳(올레팜, 채움건강생활)에 감사패가 전달됐으며, 연합회와 회원 조직에 10여 년간 법률 자문을 제공해 온 정남순 변호사에게 특별공로패가 돌아갔다.
기념식 마지막 순서로는 임원 퇴임식이 진행됐으며, 연합회와 회원생협들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연합회 직원 소개 시간 또한 마련됐다.
이어진 총회에서는 ▲전년도 감사보고서 승인 ▲전년도 사업보고, 결산(안) 및 잉여금 처분(안) 승인 ▲2023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 승인 ▲차입금 최고 한도액(안) 승인 ▲임원 선출 ▲정관 및 규약 개정(안) 승인 등의 안건이 논의됐다.
최현호 연합회 상무이사는 전년도 사업보고를 진행하며 조합원 가구 수, 연합회 및 회원생협 매출 등의 수치에서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탈퇴 가구 수를 감소시킨 것이 성과라면 성과였다. 그러나 가입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50대 이상 가입률은 계속 올라가는 추세이나 20~40대 조합원 수는 감소하고 있다. 회원생협들이 50~60대 조합원들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두레생협을 위해 20~30대 조합원을 위한 노력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어 최 상무이사는 올해 사업 방향과 핵심 과제를 공유했다. 사업 슬로건은 '미래가 있는 두레! 미래를 잇는 두레!'로 전년도와 동일하게 이어가며, '위기의 시대, 두레생협 색깔 재정립하기'라는 사업 목표 아래 ▲두레생협의 주요 정책과 두레 가치 재정립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기 위한 자원순환 실천운동 계속 추진 ▲조합원 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활재 기획 및 안정적 공급 등 3가지를 핵심 과제로 정했다.
또한 핵심 과제 목표 달성을 위해 역사와 정책 등 두레생협만의 스토리 정리, 두레 인증 기준 개정 실행, 주요 우선 공동정책 논의 및 재정비, 포장재 개선, 마이박스(My box) 캠페인(온라인 매장에서 주문 후 집에 있는 빈 상자를 문 앞에 두어 물품을 공급받는 캠페인) 확대, 에코머니 시스템 도입, 방사능 검사 체계 강화, 조합원 및 직원 기후위기 인식 교육 진행, 생활재의 안정적 개발 및 공급 위해 생산자회와 생산기반 재점검, 생활재 정보 강화, 매장 행정 업무 개선 추진, 공동 교육·공동 캠페인·식생활 교육 지원 등의 세부 계획을 세웠다.
특히 올해 민중교역 20주년을 맞이한 두레생협은 민중교역 내용을 정리하여 공유할 예정이며(두레생협 정체성 강화), 회원생협 조합원의 자원순환 실천사례를 공유하고 종이팩 재활용 캠페인을 이어가는 동시에 '카운트 두레 인'(Count DURE in) 캠페인을 통해 국제 기후위기 대응 행동에 발맞추어 나갈 것을 선언했다(기후위기 대응 실천).
아울러 공익사업·연대사업의 확대 및 안정적 추진을 다짐했으며, 신 물류센터 설립을 위한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 현재 연합회는 신 물류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부지 매입, 건축허가 등의 단계를 완료한 상태다.
이후 신임 임원 선출과 정관 및 규약 개정(안)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지며 정기총회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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