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아이쿱 해외연수기] 협동이라는 토대 위에 뿌린 씨앗! 생산자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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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아이쿱 해외연수기] 협동이라는 토대 위에 뿌린 씨앗! 생산자협동조합
메짜코로나_와인협동조합, 멜린다_사과협동조합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활동의 영감과 에너지를 얻기 위한 이탈리아 연수
  • 2023.01.16 19:00
  • by 오영미 (솜리아이쿱)

다양한 협동조합을 배우고 협동조합인들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회(이하 아이쿱생협)의 회장단과 지역조합 10인의 대표들이 지난해(2022년) 11월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트렌티노 지역으로 활동가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아이쿱생협 활동가들은 건강한 삶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전환,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 퇴출 운동 등 지구환경을 위한 No 플라스틱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고, 지역조합에서 리더십과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성찰을 통해 사회적·시민적 역량을 개발해 왔다. 이번 연수는 이탈리아 협동조합 연맹(이종협동조합연합회)의 활동과 그 회원조합들의 사업 중 공제, 돌봄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비록 이탈리아 공공의료를 보완하는 형태의 공제였지만 공제를 만들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이웃과 함께 협동으로 '의료'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그곳 협동조합들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배우면서 이종협동조합 간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하자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또 생산자협동조합에서는 어떻게 조합원들이 많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협동의 역사를 실현해 나가는지와 협동조합에서 공정무역이 일상화된 모습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라이프인은 ▲연맹 전반 ▲공제 ▲돌봄 ▲생산자협동조합(메짜코로나, 몬도멜린다) ▲시민운동: 환경과 공정무역 관련 기사를 총 5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저게 뭐지?" 
캄캄한 어둠 속을 뚫어지게 보고서야 알 수 있었던 것은 트렌티노의 산이었다. 멋있다를 외치며 봤지만, 협동조합의 역사 속에 등장하는 트렌티노는 이 웅장한 산세로 인해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터전이었다. 바로 그것이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을 받아들이고 뿌리내리게 된 환경이기도 하다. 협동조합 180년 역사, 인구의 절반이 협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그 속에서 협동조합적인 생각, 어려우면 함께 한다는 의식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 메짜코로나 정문.
▲ 메짜코로나 정문.

■ 와인 성지로의 입성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다가오는 한 사람! 트렌티노 연맹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 플라비오셈이다. 그는 한국에서의 좋은 추억을 기억하며 우리의 방문을 환영해주었다. 덕분에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며, 또 다른 자원봉사자 엘레나도 트렌티노에서의 일정 내내 우리와 함께했다. 

먼저 방문한 곳은 1904년, 11명의 포도 생산자가 모여 설립한 메짜코로나-와인협동조합. 넓고 푸른 풀밭 사이를 지나 건물 입구에 들어서서 설명을 듣기 전까지 이곳이 그전엔 화학공장이 있는 곳이었다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폐기물의 영향을 피해 지하 800m에 와인 저장고가 위치하고, 병충해를 미리 알기 위해 장미를 심어두었다. 포도 수확이 끝난 뒤여서 볼 수는 없었지만,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러운 포도와 붉은 장미는 잘 어울렸을까?^^ 

▲ 다빈치-타포 콜마토레.
▲ 다빈치-타포 콜마토레.

다빈치-타포 콜마토레! 이것은 와인 숙성 통 위에 꽂혀있는 것으로 와인의 숙성 정도를 직접 맛보지 않고서도 알 수 있는 것이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발명품이라고 한다. 와~우 이곳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날 줄이야~ 와인 시음 공간은 빈 샴페인 병을 가득 넣어둔 기울어진 벽면이 있는 곳이었다. 건물 지붕은 전통적인 방식의 도피아 페르골라를 형상화한 것인데 건물 곳곳에 의미를 담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페르골라는 지붕이란 뜻으로 포도잎으로 포도에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막아준다고 한다. 

이곳은 역사적으로 포도 생산이 오래된 지역이며, 생산자들 간의 믿음이 가장 큰 자산이었다. 이 협동조합이 파산하면 다 잃는다는 한정 없는 책임, 즉 ‘무한책임’으로 조직을 이끌었다. 생산자들은 여전히 포도 수확량에 따른 매수금을 소득으로 받을 뿐 따로 배당받지 않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재투자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한다. 그 결과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품질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 달콤한 사과 향을 따라서...

"사과에 물 들어가면 맛없어지는 거 아냐?"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사과를 보며 든 생각이다. 메짜코로나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한 곳은 멜린다-사과협동조합이다. 이곳에서는 사과를 선별하여 이동할 때 물을 사용하고 있다. 사과에 흠집이 나지 않아 좋은 방법이며, 이 물은 다시 정수 과정을 거쳐 재사용된다고 한다. 이곳 한쪽에 거대한 물탱크처럼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건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자연 동굴 저장소에 사과를 저장하여 친환경적으로 사과를 생산하는 멜린다는 이탈리아 전체 사과 생산의 70%를 책임지고 있다. 

▲ 멜린다 로고.
▲ 멜린다 로고.

10년! 이 컨소시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그리고 그 조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러한 과정을 당연하다 얘기하는 것을 통해 협동조합의 기본이, 그 역사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모인 사람들, 그들 사이의 갈등, 그 갈등을 해결해나가며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협동조합! 그런 협동조합들의 컨소시엄, 그 이해관계 조정의 지난한 시간, 그 시간을 통한 성장! 그 성장의 결과가 바로 멜린다라는 세계적인 브랜드라는 생각이 든다. 멜린다는 사과를 생산, 관리, 가공, 판매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 

2001년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협동조합들이 가공센터를 한데 모으면서 탄생한 멜린다는 협동조합이 가진 지분과 상관없이 1인 1표를 지키면서 높은 기술 개발과 투자로 생산 비용을 줄이며 효율적인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사과를 1년간 저장할 수 있는 온도 1도를 찾아낸 것이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 두 생산자협동조합을 방문하며 든 생각은 끊임없는 혁신이었다. 품질에 있어 이탈리아 와인이 절대 뒤지지 않음을 세계적인 시장을 확장하며 증명하고 있고, 멜린다의 경우도 이 브랜드만을 믿고 구입하는 세계적인 시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배당금을 없애고, 사과값이나 더 쳐달라는 일부 요구도 있었지만, 기술개발과 투자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방법임을 결의하는 생산자들이 있었다. 이 대목에서 짧은 협동조합의 역사 속에서도 파머스쿱이 음식으로 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신하에 생산비용이 더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탄소치유농업으로의 전환에 높은 결의를 보여준 모습이 겹치었다. 그리고 이제 품목별 협동조합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니 조만간 메짜코로나나 멜린다와 같은 규모화된 생산자협동조합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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