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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금융, 생각의 온도차두 개의 포럼에서 본 사회적금융에 대한 고민
  • 공정경, 송소연 기자
  • 승인 2018.04.0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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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네덜란드 사회적 은행 '트리오도스 은행(Triodos Bank)' 홈페이지

사회적금융이 뜨겁다. 같은 날 동시에 두 개의 포럼이 열렸다. 비슷한 주제지만 확연히 다른 풍경을 자아냈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의 역할 제고방안' 과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제1차 사회적경제 정책포럼 - 사회적금융의 쟁점과 과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봤다.

국회 세미나에서는 일반기업도 이익창출이 쉽지 않고 시중 은행도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 은행의 자생적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한겨레신문사의 포럼에서는 금융이 그동안 손실과 위험은 사회화시키면서 이익은 사유화한다는 점에 공감하며 금융의 본래 역할과 관계금융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했다.  

3월 30일 국회에서 사회적 은행 법제도에 관한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의 역할 제고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 국회에서
혁신성장이라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금융이 나아가야 할 혁신 방안이 논의됐다. 4차산업, 핀테크(fintech, IT금융기술)의 갈등 요소는 규제이기 때문에 법제도 중심으로 '정보보호', '결제시장', '사회적 은행'이 논의됐다. 특히, 금융의 혁신 성장에 있어 '사회적 금융 특화은행 역할과 입법 과제'에 대한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사회적 은행의 진입장벽은 자금조달 ··· 만든다면 현행법보다 특별법이 적합

노태석 금융위원회 정책전문관은 "사회적 은행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만들어질 때 현행 은행법에서 가장 큰 장애요소는 초기자본금 1000억이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정부자금이 투입되면 경영 감독과 규제로 사회적 가치 실현이 어려울 수 있고,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경우 자본력의 문제가 발생해 주주자본주의에 포획되어 본래 가치를 지키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영국의 소매은행 (Retail Bank)처럼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은행의 출현을 돕는 특별법 형태의 제도적 장비를 마련하는 것이 정책당국의 역할이라고 제안했다.

원종현 입법조사관은 "금융 혁신의 순방향을 고려할 때 금융기술이 발전할수록 금융의 민주화와 사회적금융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이며, 금융기술을 이야기할 때 당연히 사회적 가치도 포함되어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중 은행에서도 서민대출 리스크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데 '사회적 은행이 자생적으로 지속가능성이 있을지와 예금자, 투자자 보호'를 우려하며 사회적은행의 형식보다 '핀테크를 활용한 사회적 금융 조성과 기존 은행의 공공성 회복을 통한 활용 방안'을 공유했다.

사회적 은행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한 청중도 원 조사관의 의견에 동감하며 "사회적 은행이 사업모델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앞서 자본조달과 지속가능성이 장애요소라고 이야기되었는데,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이 있다면 민간에서 자본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취지의 일이라면, P2P대출이나 SNS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노 정책전문관은 "사회적 은행 외에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시중 은행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비즈니스보다 사회공헌을 통해서 하고 있다. 만약 사회적 은행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사회적금융을 다루는 기관이 있다면 보다 전문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국 채리티뱅크(Charity Bank)를 예로 들었다. "채리티뱅크의 처음 예금자는 60명이었다. 예금도 되고, 기부금 처리도 되고, 사회공헌도 할 수 있어 10년 후에는 3만 명이 되었다"라고 말하며 영국정부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에 지속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월 30일 제1차 사회적경제 정책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사회적금융의 쟁점과 과제에 관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법센터 더함 양동수 대표는 사회적금융이 활발히 논의되는 현 상황에 '울컥' 한다고 말하며 국민적 수준으로 설득할 수 있는 사회적금융의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겨레신문사에서

사익추구만이 원래 금융의 역할인가?

금융은 민간기관이지만 신용창출이라는 매우 중요한 공적기능을 위임받은 곳이다. 금융사는 자기자본금보다 10배, 20배의 신용을 창출한다. 10배, 20배 대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5000만 원까지 보호해주는 예금자보호법을 시행하고 있고, 뱅크런(집중적 대규모 예금인출사태)으로 인한 은행의 파산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최고의 대부자 역할을 한다. 금융사는 극단적인 수익을 추구하도록 내버려 두는 곳이 원칙적으로 아니다. 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사의 비즈니스 모델 뒤에는 납세자의 암묵적 보증과 강력한 공적기능이 뒷받침된다. 그렇기에 금융사는 금융산업만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의 이익과도 함께 가야 한다.

현재 금융사는 다수의 국민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보통 백화점 상품은 가격이 비싸고 시장은 싸다. 하지만 금융은 그렇지 않다. 일반적 상품과 달리 가난한 사람들이 높은 가격을 부담한다. 신용등급 1등급과 10등급 간에는 최대 20%의 이자율 차이가 난다. 고자산자는 10분의 1 가격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10배의 높은 가격을 부담한다.

금융산업만의 이익추구를 위한 가계대출 확대는 부동산 투기 욕구와 맞물려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켰고 주거비 지출을 증가시켰다. 가계의 비소비지출 중 이자비중이 10%다. 금융과 사회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금융은 소득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실질소득은 늘리고 비소비지출은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금융의 기본역할은 가장 강력한 이익집단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리스크는 응당 금융사가 안아야 할 일이다. 금융사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평가만 할 게 아니라 직접적으로 경영지도도 해야 한다. 관계금융, 이게 금융의 역할이다. 변화의 큰 축에 사회적금융이 있고, 모든 금융은 사회적금융 같아야 한다.
(김용기 포용금융연구회장,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관계금융과 부실률 0%

사회적 경제에 자금공급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자금공급 대상도 마을기업, 자활기업까지 확대되고 기업당 보증 한도도 현행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어난다. 늘어난 자금을 실제 창구에서 사회적경제기업에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평가시스템과 정부주도의 기업정보 공유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최근 3개년 중 1개년 이상 재무제표가 있는 1113개 사회적경제기업 신용평가를 요청한 결과 71%가 B~CCC에 분포했고 투자적경등급(BBB-)을 받은 기업은 오직 8%에 불과했다. 매출 200억 이상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도 BBB+등급을 받았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기업생멸행정 통계자료(2015년 기준)에 따르면 사회적기업 3년 생존율은 91.8%로 일반기업 38.2%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나 기존의 신용평가 결과로는 신용등급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정책방향에 따라 자금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경제에 맞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 개발이 시급하다. 재무정보 외에 사회적가치, 평판정보, 유관기업 이용실적을 반영하여 사회적 경제에 알맞은 평가모형을 개발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는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소셜벤처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며,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정부 및 공공재원과 민간 사회적 금융기관의 평가모형은 어떻게 다른가? 등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중개기관은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다. 지역의 협력과 자조를 기반으로 한 협동금융 활성화가 필요하다. 현장과 지역의 수요에 맞는 금융시스템, 자금조달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지역재단, 공동체 기금 등이 중개기관으로 인정받도록 제도적 고려가 필요하다.

사회적금융 중개기관인 한국사회혁신금융의 기금 부실률은 0%수준이다. 0%를 유지하기 위해 해당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많은 공을 들인다. 관계금융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이사)

아직 사회가치연대기금도 조성이 안 된 상황인데,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

앞으로 사회적경제조직 종사자들이 보험이나 공제를 통해서 정기적으로 자금을 축적할 수 있다면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기본법에 사회적금융이 포함되지 않았다. 제도적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사회적금융에 관한 특별법이 필요하다.

좀 더 솔직하게

금융이 계속 비판을 받았던 부분이 손실과 위험은 사회화시키면서 이익은 사유화한다는 점이다. 사회적 금융이 이런 문제를 보완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적금융도 결국 손실을 사회화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회적경제조직이 사회적금융 자금을 받고 이익을 냈을 때 얼마만큼의 이익을 사회화해야 하느냐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금융은 자산 건전성과 부실률 등을 고려해야 한다. 사회적경제조직이 가지고 있는 취약성과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적절하게 조화시킬 것인가? 작은 규모로 자금이 공급됐을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공급이 확대됐을 때 중개기관의 도덕적 해이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을 이제는 조금 더 솔직하게, 제대로 조명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 경제는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하다. 각 분야에 특화된 금융회사가 필요하다.
(양동수 사회적경제법센터 더함 대표)

공정경, 송소연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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