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난민과 '난민 수용국' 몰도바 위해 우리는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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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난민과 '난민 수용국' 몰도바 위해 우리는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
  • 2022.07.18 10:54
  • by 노윤정 기자
▲ '제2차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 보고 간담회-우크라이나 피난민 피해 상황 및 대한민국의 인도적 지원 방안'이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라이프인
▲ '제2차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 보고 간담회-우크라이나 피난민 피해 상황 및 대한민국의 인도적 지원 방안'이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라이프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은 단연 난민들일 것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지난 5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 수는 879만 명가량. 900만 명에 육박하는 이들이 삶의 터전과 일상을 잃어버린 채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난민들의 생존과 더불어 이들이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 보고 간담회-우크라이나 피난민 피해 상황 및 대한민국의 인도적 지원 방안'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몰도바에서 난민 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재)피스윈즈코리아를 통해 난민들의 피해 상황을 듣고, 우크라이나 난민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하여 보호하고 있는 몰도바와 어떤 방식으로 연대하고 지원할 수 있을지를 논의했다. 지난 4월 첫 번째 간담회를 주최한 설훈, 양기대 국회의원뿐 아니라 강선우, 강은미, 강훈식, 권인숙, 김승원, 김영주, 김한규, 김한정, 노웅래, 류호정, 맹성규, 민병덕, 박영순, 백혜련, 서영교, 서영석, 송재호, 심상정, 안규백, 양정숙, 윤건영, 윤재갑, 이병훈, 이용빈, 이용선, 정태호, 조정식, 진선미, 최강욱 등 총 31명 국회의원(가나다순)이 이날 간담회를 공동으로 주최하며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에 뜻을 모으고 전쟁의 빠른 종식을 기원했다.

정석윤 피스윈즈코리아 상임대표(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몰도바의 상황을 전하며 "몰도바는 인도적 차원에서 자국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난민 수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식량난과 유가 상승 등으로 자국민들도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난민들이 생활하는 데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빈국인 몰도바의 경제 상황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태.

정 대표는 "피스윈즈코리아는 몰도바에서 임시 피난소를 운영하며 난민들에게 생필품을 지급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내부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한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피스윈즈코리아가 지원하는 곳 외에는 물자가 충분치 않아서 폐쇄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난민들을 위한 연대를 호소했다.

▲ 고두환 피스윈즈코리아 상임이사. ⓒ라이프인
▲ 고두환 피스윈즈코리아 상임이사. ⓒ라이프인

고두환 피스윈즈코리아 상임이사는 현지에서 직접 목격한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피해 상황과 몰도바 상황을 전했다. 앞서 고 상임이사는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몰도바 난민 캠프 파견을 다녀온 바 있다.

고 상임이사는 시설들이 파괴되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전했다. 일례로 우크라이나는 폭격으로 의료 시설이 파괴되고, 다 언어 국가라서 문진 시 통역이 필요한 까닭에 의료 물자나 의료 인력이 지원된다고 해도 즉각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가 아이들에게 온라인 방식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있지만 인터넷에 접속하기 어려운 경우 수업을 들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고 상임이사는 몰도바 내부의 애로사항도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몰도바로 향하는 이유로 문화와 언어가 유사하여 적응이 용이한 점,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워 우크라이나 내부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등의 활동이 가능한 점을 꼽았다. 그러나 개전 이전에도 경제 규모가 크지 않던 몰도바는 개전 이후 연료비 약 2배 인상, 매달 15%가량의 물가 인상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사회 지원이 난민들에게 집중되니 몰도바 사람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유엔세계식량계획(UNWFP)에서 난민들을 위한 홈스테이를 제공하는 가족들에게 3,500레이를 최초 1회 지원하는 정책을 운영하는 등 몰도바를 위한 지원책도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고 상임이사는 "우크라이나의 미콜라이우가 함락되면 몰도바 내 우크라이나 피난민과 몰도바 사람들이 루마니아로 대규모 피난을 갈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상황들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사람들을 대피시킬지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으며, "난민캠프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있을지 (인건비나 고용구조 등의) 체계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에서 난민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이 또 다른 문제"라고 전쟁 장기화에 따라 고민해야 하는 또 다른 문제를 지적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피스윈즈코리아는 몰도바 난민 캠프를 중심으로 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몰도바 수도인 키시나우시(市)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난민 피난소에 대한 체계적 지원과 향후 사회 재건을 위한 교류 프로그램 등을 약속했다. 또한 피스윈즈코리아는 난민 진료소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고 상임이사는 "한국 기업 중에서 의료물자를 보급해 준다고 하는 곳들도 있다. 그런데 몰도바가 내륙 국가라서 항구가 없다 보니 물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고 고민을 전했다. 더불어 난민들의 취업 문제와 관련해서 "일자리를 얻고 싶어 하는 난민들이 많은데 몰도바 상황에서 그러기 쉽지 않다"며 "몰도바는 와인 생산과 수출 산업이 큰 곳이다. 와이너리를 인수해서 우크라이나 난민과 취약계층 등을 고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몰도바를 지원하기 위해 세웠던 NCUM(National Congress of Ukrainians in Moldova)이라는 NGO와 협력하여 최근에는 독일로 난민들을 대피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반려동물 동반가족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전하며 "전쟁이 길어진 상황에서 사람들의 심리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난감, 화장품, 반려동물용품 등이 보급되면 분위기가 환기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물품을 보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정법모 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부 교수. ⓒ라이프인
▲ 정법모 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부 교수. ⓒ라이프인

이어 정법모 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부 교수는 우크라이나 피난민을 위한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정 교수는 "로힝야 난민들 정착촌에 갔을 때는 한국 정부가 장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거의 볼 수 없었다"며 "그 지역에 오래 남아서 장기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단체와 사람을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국내에 거주 중인 난민과 해외 난민에 대한 조치와 정책 원칙 등이 다른 점도 개선점으로 꼽았다.

정부는 2018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난민 글로벌 컴팩트'(난민 지원 개선을 위한 국제 협약)와 이에 상응하여 이루어진 다양한 조치들에 동참하며, 난민 지원과 관련하여 국제사회 기조에 발을 맞추고 있다. 국제사회는 난민 글로벌 컴팩트의 방향성이자 난민 지원이 정부뿐 아니라 난민, 기업, NGO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인 '전 사회적 접근'의 구현을 위해 2019년 '제1회 글로벌 난민 포럼'을 개최했다. 해당 포럼에서 정부는 인도적 지원에 대한 공공부문과 민간부분의 협력 체계를 공식화하여 정부와 시민사회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적 지원-개발-평화 연계에 공헌하여 난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국내 ODA와 인도적 지원에 관하여 "긴급구호에 초점을 맞춘 인도적 지원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개발협력과 연계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획한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정부가 인도적 지원 부분에서 민관협력사업을 늘려가고 있지만 규모를 더 키우는 것이 여전히 과제라며 "개별 사업을 하나하나 볼 때 평화가 정착되도록 하는 사업으로 활용되기에는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다. 그리고 사업이 아시아 지역에 치중돼 있어 다각적인 국제 사회 참여라는 점에서도 한계가 있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생계 지원 사업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정 교수는 예산 규모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지속적 성과를 내기 위해 단년도 프로그램보다 장기 프로그램 확대 등 과제를 진단했다.

또한 그는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난민 지원에 관한 명확한 원칙과 철학, 규정 정립 ▲통합적인 인도적 지원 정책 및 전략을 위해 부처별 통합 체계 구축과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재난을 포괄할 수 있는 대비 필요 ▲지역적·국가적·형태별 전략을 반영하고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여 인도적 지원-개발-평화가 모두 연계될 수 있도록 '구호'에서 '개발'로 관점 전환 ▲해외 전문기관과 연계한 전문가 풀 양성 및 대학, 연구기관과 외교부와의 협력 프로그램 개발 통한 해외긴급구호 NGO 현장의 경험 공유 및 전문성 강화 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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