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규모화, 협업 비즈니스 구축 필요
상태바
협동조합 규모화, 협업 비즈니스 구축 필요
2022 협동조합 주간행사, "협동조합 스케일업! 컨퍼런스" 개최
  • 2022.07.15 11:35
  • by 이새벽 수습기자

13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청년문화공간 JU동교동에서 ‘협동조합 스케일업!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2022년 협동조합 기념주간을 맞아 사회서비스분야 협동조합의 규모화와 연대를 통한 성장을 위해 진행됐으며, 사례발표와 시사점 강의를 주로 다루었다.

▲ 김윤권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 ⓒ라이프인
▲ 김윤권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 ⓒ라이프인

먼저, 김윤권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이 협업의 필요성과 의미라는 주제로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의 사례를 발표했다.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는 17개의 회원사에서 현재 48개의 회원사 보유로 규모를 확대했다. 이 규모화는 협동조합 간의 협업비즈니스를 구축했기 때문이며, 4S 경제성(규모·범위·속도·시스템의 경제성)을 달성하는 것이 협업 비즈니스의 목적임을 강조했다.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해 중간지원조직 설립, 정책 개선 등 외부여건은 많이 좋아졌지만 정작 주체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협동조합은 정부의 지원을 의지하며 기업으로서 자립 기반 마련이 미흡했음을 지적했다. 협동조합이 기업으로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협동조합 간 협업, 즉 사업 연합을 어떻게 이뤄야 할지가 서울지역협동지역협의회의 고민이었고 공동사업을 운영하는 협업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그로 인한 대안이었다.

협업 비즈니스로 동종업계에는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이종업계에는 네트워크 비즈니스가 적합하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에서는 영업, 유통 등을 담당, 네트워크 비즈니스에서는 사업조직을 담당할 인력 및 조직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계획 및 실현한 사례 3가지를 발표했다. ▲온라인몰 'The Cen(Cooperative Economic Network)'을 개설해 협동조합 간에 상호거래를 활성화 ▲서울권역 코레일 주요역사 내 상생매장을 열어 외부인 대상 판매촉진 ▲협동조합간 네크워크 사슬을 엮을 수 있는 사업조직자 10인을 결성한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영세한 협동조합이 기업으로서 단단한 성장과 지속적 운영이 가능하려면 협동조합 간의 협업은 필수적이고, 그에 관한 올바르고 구체적인 논의만 뒷받침되면 협업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협동조합 간에 연합체 결성을 강력히 권했다. 
 

▲ 우미숙 협동조합 소셜비즈N 이사장. ⓒ라이프인
▲ 우미숙 협동조합 소셜비즈N 이사장. ⓒ라이프인

이후, 우미숙 협동조합 소셜비즈N 이사장이 협동조합의 질적 내실화 방향 찾기 위해 해외 협동조합의 발전방향과 국내 시사점에 대해 설명했다. 제4차 협동조합 실태조사를 통해 협동조합은 양적 확대, 운영성과 개선으로 성장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제3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은 협동조합이 스타트업(Start-up) 단계에서 스케일업(Scale-up)단계로 나아가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동조합의 질적인 내실화를 위해 유럽 협동조합 운동을 ▲새로운 영역확장(사업연합 합병, 성공모델 복제 확산) ▲협동조합간 연대 ▲지역사회 중심 운영 총 3가지 주제로 사례 발표했다. 

사업 연합·합병으로 20세기 초 이탈리아 모데나 지역을 예로 들었다. 당시 까르푸와 같은 다국적 유통회사가 시장을 점령하면서 협동조합은 위기감을 느껴 조직합병을 했고, 이탈리아 소비자협동조합 전국사업연합회가 설립되면서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며 이어 코프이탈리아가 설립되면서 구매, 마케팅, 기획, 물류관리, 직접생산이 가능해지고 이 연합체는 정부사업조직으로도 발전해나갔다. 앞서 말한 이탈리아 소비자협동조합연합회의 회장은 소비자협동조합이 유럽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영 전략은 단협 차원에서 이룰 수 없다며 협동조합이 규모화하기 위해 쇼핑센터 건설과 하이퍼 마켓(대형 할인점과 슈퍼마켓이 접목되어 큰 규모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매장) 업태 도입을 강력히 제안했다. 

영국에서는 수직적인 합병이 있었는데, 로치데일 공정선구자 조합 결성을 시작으로 도매소비자협동조합이 성장했고, 현 영국 협동조합그룹은 그 유산이 되었다. 이 규모화는 상품 대량구매, 전문적인 경영, 금융기관으로부터 재원조달 용이, 마케팅 발전, 연구개발비 증대 등 많은 장점이 있었다. 

협동조합 간 연대로 규모를 키우는 방법은 2가지로 ▲공통의 목적을 위해 여러 협동조합이 느슨한 네트워크를 가지는 컨소시엄(consortium) ▲승인된 조직체로 독자적인 금융을 운영하는 수직적 통합의 연합·연맹이 있었다. 연합·연맹의 장점은 성격이 다른 여러 협동조합이 하나의 연합회를 결성하면서 세무·노동 관련 법률 서비스와 정부를 상대로 단협 대신 대표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컨소시엄은 그동안 사회적협동조합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정부제도 지원에 따른 공공부문 우선구매 ▲최저가격 원칙 규정 예외 ▲지역사회 연계로 자원봉사자 조합원을 50% 허용해 인건비 절감효과 등이 있었다. 

레이들로가 1980년 당시 미래를 내다보며 협동조합이 사람들에게 사회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다종다양한 협동조합의 수단과 조직을 활용해야 한다며 협동조합의 복합 공동체 도시를 형성해 마을 안에서 종합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던 점도 언급됐다.

우 이사장은 해외 사례의 발표를 마무리하며 짚어볼 시사점으로 “시장대응을 목적으로 스케일 업하면 규모화 전략이 사람보다 사업성과, 조직이 우선되어 자칫 협동조합의 정체성이 상실될 우려가 있는 것이 문제점이다. 목적 지향적 느슨한 네트워크는 우리나라 현재 커뮤니티케어에 활용하면 좋겠다. 한 조직이 몸집을 키우는 스케일 업이 아니라 소규모 조직들이 자기 전문성을 가지고 하나의 협업체를 이루고 그 협업체를 스케일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애드가 파넬의 말을 인용하면서 “협동조합 조직은 협동하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 ⓒ라이프인
▲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 ⓒ라이프인

지역기반 규모화 사례로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이 발표를 이어갔다.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는 지역사회에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공급한다. 도우누리는 자활공동체로 창업하여 산모서비스를 주로 하였고, 이후 보건복지부로부터 사회적협동조합 법인 인가를 받아 법인사무국과 사업체를 분리운영하고, 직영사업장과 위탁사업장의 특성을 반영하는 일터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도우누리는 광진구 지역 내에서 돌봄 서비스를 어떻게 통합할지를 고민하다가 광진구 사회적경제 특구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광진구는 사회적경제기업이 다루고 있는 생활, 정서 돌봄, 영양, 빨래, 주거 편의, 운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합쳐 원스톱 통합 돌봄 서비스를 이루게 되었다. 사업은 3년에 걸쳐 진행됐으며, 재가형 돌봄 서비스를 리뉴얼 및 공급했다. 이후 광진구에 돌봄 SOS센터가 열리면서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플랫폼 사업에 많은 서비스 기업이 참여했다. 

민 이사장은 “기존에 재가장기요양기관이 제공했던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더 낫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사회적경제조직과 협동조합이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를 과제로 생각하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사례가 정답은 아니지만 사회서비스 그중 돌봄 서비스는 지역성을 깰 수 없고, 협동조합이 스케일 업을 하더라도 공공성과 사회서비스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각 협동조합이 기업의 정체성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 최현미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 이사. ⓒ라이프인
▲ 최현미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 이사. ⓒ라이프인

다음으로 프랜차이즈 방식을 통한 규모화 사례를 최현미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 이사가 협동조합이 ▲왜 프랜차이즈 방식을 선택했는가? ▲해결할 과제는 무엇이었는가? ▲어떤 시사점이 있었는가? 총 3가지의 중심내용으로 발표했다.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은 처음 주식회사였고 이후 협동조합으로 조직변경을 했으며 주로 가사서비스 관련 가맹사업, 플랫폼 운영, 교육사업을 했다. 

라이프 매직케어의 협업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IMF 실업자 운동에서 여성의 일자리를 만들고자 가사 돌봄 서비스업을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전국 실업단체들이 결사체로 ‘우렁각시’라는 공동브랜드와 교재를 만들어 교육했고, 중고령 여성들은 돌봄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당시 각각 다른 곳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 조직이 많았고, “유사한 사업을 하면 함께 지혜를 모아 교재를 제작하자”, “전단지는 이름만 바꿔 같이 사용하자”는 등의 움직임이 왕성했다. 이렇게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이 없을 때 비영리 사단법인의 조직형태를 통해 노동자협동조합 설립지원을 미션으로 가지기 시작했다. 기업의 미션과 사회적경제기업이 요구하는 사업이 갈등을 가지게 되면서 사업본부를 만들어 기업 간 협업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라이프매직케어는 주식회사 출신이라 연합회를 만들 수 없었고, 프랜차이즈는 법에 의거한 방식이며 매뉴얼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사업을 안착화할 수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형태를 선택했다.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의사 결정을 본부에서 신속하게 해야 하는데, 이전에 협동조합에서 조합원들과 합의해야 하는 방식과 전혀 달라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이 큰 이슈였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약을 제정하게 되었다. 규약의 대표적인 내용으로는 ▲월1회 이상 서비스종사자 회의를 열어 사업을 공유 및 고충을 의논 ▲가맹계약의 범위 안에서 조합의 사업에 적극 참여 ▲매1년마다 조합원 가입 신청 가능 등이 있다.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한 협업의 시사점으로는 비즈니스모델과 핵심역량의 복제를 통해 해당 지역 내 빠른 사업안착의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결할 시행착오로 오프라인에 적합한 프랜차이즈 방식과 온라인에 적합한 플랫폼을 동시에 섣불리 도입해 사업초반에 이중적인 부담을 안게 되었다는 점이다. 기업이 협업을 위해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을 고려할 때  반드시 먼저 해당 분야에 이 방식이 적합한지, 가맹본부가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역량·인력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최 이사는 “10년을 돌이켜볼 때 협동조합의 도전은 협동과 연대라고 생각한다”며 협업을 통한 규모화는 협동조합에 발전에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 정영화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상임이사. ⓒ라이프인
▲ 정영화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상임이사. ⓒ라이프인

마지막 순서로 정영화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상임이사가 연합회를 통한 규모화 사례 발표를 이어갔다. 정 이사는 ‘공동육아’라는 말은 90년대에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에서 만든 것이며 육아 관련한 사회 조직 및 집단이 육아의 책임담당자가 되어 아이를 건강하게 양육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라 설명하며 입을 뗐다.  

70~80년대 아이들을 돌보는 곳은 탁아소, 유아원이 전부였고, 맞벌이 부부의 증가함에 따라 아이들이 방치되었다. 또한 아동학대가 늘어나면서 아이는 가정뿐 아니라 사회에서 같이 돌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92년 공동육아 연구회가 출범하면서 아이 돌봄의 사업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다. 실제 실행 가능한지 실험을 하면서 아이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매뉴얼과 운영방식의 틀을 갖춰나갔고, 공동육아의 사업화는 빠른 속도로 발전해나갔다. 

공동육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비영리 민주적인 운영이 중요했기 때문에 의사결정 후 통보하는 방식의 프랜차이즈는 배제하고, 많은 이들의 의견을 참고 및 반영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의 방식을 선택해 운영했다. 당시 언론은 30대 여성들의 공동육아 연구 및 실험 추진에 대해 여러 차례 보도했다. 이 연구 및 실험은 그동안 아이들에게 행해졌던 주입식 교육을 비판함과 동시에 조기교육이 아닌 적기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대안교육을 지향하는 움직임의 발판이 됐다.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의 조직은 점차 확대됐다. 연도별 운영개수 그래프를 보면 저출산에 따라 그래프 높낮이 폭은 좁아졌으나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으로 어린이집의 질 향상 정책이 대두되면서 협동어린이집이 법제화되고, 아이 관련 당사자들의 참여욕구 증대에 따라 그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체로 성장하며 규모도 확장됐다. 규모가 확장될수록 연합회의 역할이 점차 늘어나고 중요해졌다. 공동육아어린이운동 확산을 위해 힘쓰고, 개별조합이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연합회에서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각 조합의 설립 및 운영지원에 비중을 많이 두었고, 운영 원칙과 매뉴얼을 제공하는 것은 스케일 업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다음 세대 사업운영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기도 했다. 또한 현장과 사무국의 인력 순환을 통해 더 큰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갖추었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새벽 수습기자
이새벽 수습기자
기자
중요기사
인기기사
  • (0731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62길 1, 1층
  • 제호 : 라이프인
  • 법인명 : 라이프인 사회적협동조합
  • 사업자등록번호 : 544-82-00132
  • 대표자 : 김찬호
  • 대표메일 : lifein7070@gmail.com
  • 대표전화 : 070-4705-7070
  • 팩스 : 070-4705-7077
  • 등록번호 : 서울 아 04445
  • 등록일 : 2017-04-03
  • 발행일 : 2017-04-24
  • 발행인 : 김찬호
  • 편집인 : 이진백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소연
  • 라이프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라이프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