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션은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돌봄 공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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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션은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돌봄 공간 만들기"
울림두레돌봄 사회적협동조합 고은주 이사장 인터뷰
  • 2022.05.04 19:33
  • by 정화령 기자
07:36

지난 수년간 정부 복지 정책의 주요 기조는 '커뮤니티 케어'였다. 재가복지, 치매 국가책임제, 찾아가는 주민센터 등을 통해 모든 복지 영역을 주민이 사는 지역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케어안심주택'도 그중 하나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규모 시설로 들어가 생활하기보다는, 내가 살던 동네에서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주거에 돌봄 기능을 더하자는 취지다.

케어안심주택은 최근 3년간 여러 지자체에서 각자 모델로 추진해왔으나 대부분 노인을 대상으로 한 노인 돌봄 시설의 축소판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올해 마포구에서 오픈하는 케어안심주택은 다르다. 고령화 및 사회 돌봄 기능 약화에 따른 수요자 특성에 맞춰, 돌봄이 필요한 다양한 층에 주거지원을 할 예정이다. LH와 마포구 협약으로 추진한 주택에는 고령자나 한부모가정 등 총 23가구가 입주하고 주거공간 외에는 근린생활시설과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주거 외 공간 구성을 담당할 '울림두레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울림두레돌봄)' 고은주 이사장에게 지역에서의 돌봄과 케어안심주택에 대한 구상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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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림두레돌봄 사회적협동조합 고은주 이사장. ⓒ라이프인

생협(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서 돌봄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울림두레돌봄을 설립하기 전, 이미 울림두레생협에서 10년간 돌봄 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먹거리 운동에 집중하는 소비자 생협 안에서 진행하는 것에 제약이 있어서 법인을 분리하게 됐다. 생협은 소비자가 가장 중요한 주체이지만 돌봄은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주체적인 참여가 필요해서 '사회적협동조합' 방식을 선택했다. 생협에서 분리했지만 울림두레돌봄의 '돌봄 기금'은 생협 조합원의 10%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울림두레생협이 매출 대비 조합원 활동 예산 비율이 매우 높고, 지역 연대가 활발한 곳이라 2008년 돌봄 사업의 비전을 논의할 때 조합원들이 함께 깊이 고민했다. 

장기요양 사업을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운영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잃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조합원의 지지로 가치를 지키면서 사업을 하자는 판단을 내렸다. 돌봄은 전 생애에 걸쳐 필요하므로 모두가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천 원 기금'을 설계했다. 그 과정에서 선배 활동가들의 지지와 성원이 있었고, 실무자와 활동가들의 홍보 노력이 더해져 많은 가입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센터 건립이라는 꿈이 있기에 앞으로도 더 많은 참여를 독려하고 싶다. 

'돌봄'이 조합 내부의 세대 간 연결고리가 되었을 것 같다
  
그렇다. 생협에서 먹거리 외에도 돌봄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생긴 것이다. 자녀가 어릴 때 가입했다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탈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돌봄은 본인의 일이나 부모님에 대한 걱정이 모두 녹아든 주제이다. 우리는 육아 지원도 하고 있어서 새로운 세대가 유입되기도 한다. 생협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생애주기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지역사회 조직들과도 유기적인 연대가 필요할 텐데

문제를 해결할 때 우리의 힘만으로는 부족한 게 많다. 병원에 방문하기 어려운 어르신 댁에는 '마포의료사협'에 방문 진료를 요청하기도 하고, 케어매니저나 코디네이터와 함께 회의도 한다. 특히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을 지원하는 NGO인 '마포 희망나눔'과 의료사협, 복지관과 긴밀히 협력한다. 그리고 성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적인 관계가 필요한 독거 어르신을 추천해서, 그분들을 대상으로 어르신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가 고민하는 커뮤니티 케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현장에서 협업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요즘처럼 공동체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커뮤니티의 관점을 가진 수행기관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울림두레돌봄이 커뮤니티 케어에서 가지는 장점은 무엇인가?

조합원의 필요가 있어서 시작한 사업이기에, 수요가 있으면 서비스를 모두 진행한다. 그런데 다른 곳을 보면 아이와 어르신 돌봄을 함께 하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장기요양제도가 민영화로 전환될 때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어르신 돌봄을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조합원의 목소리를 듣고 아이 돌봄을 하게 되었다. 사업화나 마진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있지만, 요청이 있으면 응답하는 게 기본 방침이다.

돌봄의 사회적인 수준이 높아지기를 기다리는 기간 동안, 앞서 이야기한 조합원의 기금이 우리를 뒷받침해 주고 있는 구조이다. 전통적이고 포괄적인 조직인 생협이 일상의 문제를 더 많이 다루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협이 쌓아온 사회적 신뢰가 사업을 뒷받침해 줄 것이다. 

 

▲ 마포 케어안심주택 조감도. ⓒ마포구청

마포 케어안심주택을 위탁 운영하게 되었는데, 진행 경과가 궁금하다

케어안심주택은 커뮤니티케어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지역에서 태어나서 내가 살던 집에서 죽는 건 쉽지 않다. 서비스가 있어야 하고, 머물 집이 있어야 한다. 주거의 필요성으로 주택 개조 사업이 늘어나다가 이제는 집 자체를 지은 것이다. 무장애로 설계한 집과 돌봄이 장착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에 LH에 사업을 제안하고 마포구와 협약으로 시작하여 현재 공사는 거의 마무리되었다. 안산 등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진행한 사업으로, 대부분 어르신 전용 주택이었다. 마포의 다른 점은 세대를 통합하여 도시라는 장점을 살렸다. 일반적으로도 집을 지어 세대별로 분양하지는 않으니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보인다. 이곳에는 청년, 중장년 1인 가구, 노년층이 모두 입주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특징으로는 2층 상업시설에서 지역사회와 교류하며 돌봄에 대해 소통하는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다. 즉, 케어안심주택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둘 계획이다. 그 공간을 운영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과제이다. 지역의 돌봄 거점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 아이템을 부지런히 찾고 있다. 7월 준공 예정이라 올해 하반기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험해보고, 공간의 장점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재활센터나 정서적 돌봄, 방과 후 틈새 돌봄 등을 시도해보고 내년에 구체화할 예정이다. 주택이 들어서는 아현동은 어르신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지역 어르신들도 이 시설을 통해 스스로 자기돌봄이 가능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주택이 완공되면 구에서 신청자를 선정하고 늦어도 9월에는 주민이 입주할 것 같다. 한 가구당 공간이 8.5~9평 정도로, 기존에 살던 곳보다 좁아지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입주 시 혼동을 줄이기 위해 모델하우스를 만들고자 한다. 

울림두레돌봄의 장기 비전으로 돌봄센터 건립이 있는데

주거와 마찬가지로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지낼 공간이 필요하다. 돌봄센터를 지역에서 꺼리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게 지역과 소통하고, 센터를 이용하는 분들의 삶이 단절되지 않는 물리적 공간이 절실하다. 하지만 마포라는 지역에서 단독 건물을 매매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여러 안을 가지고 준비 중이다. 그 과정에서 케어안심주택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회적경제가 가진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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