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술로 에너지 절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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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초연결사회×전환도시 보고서 '에너지의 전환 : 분산에너지와 ICT의 만남' 리뷰
  • 2022.04.08 17:53
  • by 정화령 기자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뒤로하고 어느새 봄이 찾아왔다. 하지만 봄의 따스함을 즐길 여유보다는 다가올 여름의 더위를 걱정하게 된다. 2018년, 서울의 폭염일수는 35일로 2000년대 평균 11.1일에 비해 매우 이례적인 기록이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그린란드 북부 해안의 ‘최후의 빙하’ 일부가 녹아내렸다. 그 후로 매년 기후위기에 의한 비상사태는 모습을 달리하며 전 지구를 덮치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2040년대의 서울은 2000년대보다 2.5배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2008년의 여름이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연구원은 지난 4월 7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에너지의 가능성을 담은 '초연결사회×전환도시 보고서'를 발표했다. 제목은 '에너지의 전환 : 분산에너지와 ICT의 만남'으로, 그 내용을 통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인 ICT를 활용해 에너지를 분산하고 효율을 끌어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사례를 알아보았다. 

■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해법은? ICT와의 결합

친환경 에너지의 간헐성으로 인해 석탄 화력에너지를 전부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원자력발전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해도 원전 사고의 위험성으로 100% 신뢰하기 어렵다. 세계 각국은 탈석탄‧탈원전 정책을 중심으로 에너지 수요관리와 분산에너지 시스템에 적합한 인프라와 제도를 갖추는 중이다. 특히, 전력부문에 ICT 기술을 적용하여 분산형 발전 시스템을 시도하고 있다. 

분산형 발전이란, 사용자 인근 지역의 소규모 발전 설비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방식이다.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대규모 중앙발전은 대용량 발전소에서 전기를 공급하면서 수백 km 떨어진 곳에 전달되기까지 최대 40%가량이 손실된다. 또한, 고압송전선에 의해 인근 주민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존에는 공급 안정성의 문제로 상용화되지 못한 분산형 발전이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확산하면서, 여러 부작용까지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 보고서는 기후위기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친환경 에너지에 적합한 시스템을 발 빠르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세계 에너지 전환 사례. ⓒ서울연구원  
▲ 세계 에너지 전환 사례. ⓒ서울연구원  

■ 전 세계는 지금, 에너지 전환 중

독일 넥스트 크라프트베르케(Next Kraftwerke)는 2009년 만들어진 유럽 최대규모의 가상발전소이다. 중앙IT 제어시스템이 분산형 에너지원 간 원격시스템으로 정보를 수집‧전송한다. 최적의 전력 거래를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날씨와 전력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15분 간격으로 신호를 전달하여 오차를 감소시킨다. 2020년 기준 9,966개 총 8,538MW 규모의 분산자원을 제어하여 유럽의 전력계통 안정화에 크게 기여한다.

핀란드의 포텀(Fortum)은 핀란드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오랫동안 전력망 설치와 송배전 사업을 해왔으나, 2016년 관련 사업을 정리하고 전기자동차 충전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포텀 자회사는 클라우드 기반 운영으로 유럽 16개국에서 1,800여 개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며, 완속‧중속‧급속 등 다양한 유형의 충전 인프라를 제공한다. 전기차 소유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충전소 위치, 차종, 충전 정도, 실시간 위치반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Lo3 Energy와 비트코인 거래시스템 개발자인 ConsenSys의 합작기업 'TransActive Grid'는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개인 간 전력 거래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브루클린의 약 50가구가 중간 개입을 최소화하고 마이크로그리드로 연결된 전력 생산자와 거래가 이루어진다. 모바일 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하고, 소비자가 에너지원을 선택하여 입찰 가격을 제시하면 경매로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생산자는 원하는 가격에 전력을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는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여기 참여하는 주민들은 전력을 P2P로 거래할지, 저장하거나 가정에서 사용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호주에서 2016년 개발한 파워렛저(Power Ledger)는 보편화된 태양광 발전기의 에너지를 거래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슈머와 구매자가 직접 Sparkz 토큰이라는 코인으로 거래하며,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참여자 모두에게 일정한 비율로 분배된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하는 사람은 더 높은 수익을 얻고, 전력 구매자는 저렴하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다. 

■ 국내 P2P 전력 거래의 가능성, '파란홈'

P2P(peer to peer)는 개인이나 기관이 직접 전력을 생산하여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직접 거래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는 도입 초기 단계이나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 은평구 수색대림한숲아파트의 '파란홈'이 그 사례 중 하나다. 이곳 주민 중 약 20%는 2019년 1월부터 파란홈 에너지거래 어플을 활용하여 단지 주민끼리 '가상'으로 전력을 거래하고 있다. 주민들이 판매하고 구매한 만큼 전기 사용량을 관리비에서 차감함으로 실제 전력이 거래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에 따라 누진제가 적용되는데, 단계별 누진제 기준으로 전력을 적게 사용한 개인이 가상의 전력시장에 여유분의 전력을 판매하여 수익을 얻는 것이다. 반대로 많이 사용한 개인은 누진제를 적용받지 않을 정도의 전력을 한국전력 요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세대별 지능형 전력 계량 시스템인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설치가 필수이다. 이 시스템으로 현재 우리집이 전기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예상 요금이 얼마인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서비스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보고서에는 "파란홈 도입으로 남는 전력을 판매해 금전적인 보상을 얻게 되어 전기 절약에 더 노력하고, 태양광 설치에도 긍정적"이라는 아파트 관계자 인터뷰가 담겨있다.
 

▲ 파란홈 애플리케이션 화면. ⓒ파란에너지 홈페이지  
▲ 파란홈 애플리케이션 화면. ⓒ파란에너지 홈페이지  

■ '소양에너지페이' - 에너지 절약이 인센티브로

춘천시에서 추진하는 에너지코인으로, 자가소비형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설치하여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에 기여하는 시민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소양에너지페이 지급 조건]

1. 2010년 1월 1일부터 ‘주택법 및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주택(건물 또는 부지 내)에 자가소비를 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설치 및 운영하고 있는 시민
2.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 대한 사용 전 점검을 받아야 함
3. 한국전력공사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 대해 상계거래 체결

▲ 소양에너지페이 리플렛. ⓒ춘천시청  
▲ 소양에너지페이 리플렛. ⓒ춘천시청  

춘천시 관내에 1kW이상 발전시설을 설치한 곳은 총 3,221가구로, 3,200여 가구는 연간 6만 소양에너지페이를, 400여 가구는 연간 2만 소양에너지페이를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2021년 1월부터 시행 중이며, 지난해에 1억 원의 에너지코인을 지급했다.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코인이 제공되고 가맹된 춘천시 상점에서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하지만 발전시설 설치 가구가 많은 읍면 지역에는 사용처가 적다는 단점이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읍면 지역의 약국, 미용실, 슈퍼, 커피숍, 철물점 등 가맹점을 600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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