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반드시 따라오는 녹색 그림자, 그린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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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반드시 따라오는 녹색 그림자, 그린스완
  • 2022.04.06 11:17
  • by 정화령 기자
06:39

녹색 백조를 뜻하는 '그린 스완'(Green Swan)이라는 말은 2020년 1월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또는 금융의 위기를 뜻하는 말이다.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큰 충격을 주는 금융위기를 가리키는 '블랙스완'(Black Swan)에서 파생한 말로, 급격한 기후변화가 몰고 올 충격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린 스완>의 저자 존 엘킹턴은 여기에 '해결책'의 개념을 더하여, 그린 스완을 '시장의 변화를 촉진하는 개념이자 해결책'으로서 '세계적으로 위기에 처한 경제·사회·정치·환경 등을 모두 아울러 회복과 재생을 추구'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라이프인은 4월 한 달간 기후변화가 초래할 경제 위기로서의 그린 스완과 지속가능한 미래 경제 모델로서의 그린 스완을 모두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달 경북 울진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대규모 화재는 역대 산불 중 가장 피해 규모가 컸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겨울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 겨울 가뭄으로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은 진화되지 않고 피해를 늘렸다. 기후위기가 재난의 규모를 더욱 키운 것이다. 

산불피해는 삼림이 소실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월 3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는 '대형화재가 발생한 지역에는 홍수와 산사태가 잇달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미국에서도 기후위기로 심각한 산불이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같은 장소에서 잇달아 홍수가 발생한다. 연구에서는 기후위기가 심각해질수록 산불과 폭우의 2‧3차 재해 가능성이 커진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여준다. 이렇듯 환경의 파괴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막대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으며, 짧은 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Science Advances
ⓒScience Advances

경제적으로 전 세계를 멈춘 코로나19의 근본적인 원인도 생물 다양성 감소와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파괴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앞으로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 또다시 제2, 제3의 코로나 상황이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있다. 


■ 기후변화가 경제와 금융에 가져온 위기 – 그린스완

그린스완은 '불확실한 위험'을 나타내는 경제용어 블랙스완에서 파생된 단어로, 국제결제은행(BIS)이 2020년 발행한 '그린스완 : 기후변화 시대의 중앙은행과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기후위기가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널리 알려졌다. 

 ▲ 그린스완 보고서. ⓒBIS 홈페이지
 ▲ 그린스완 보고서. ⓒBIS 홈페이지

이 보고서에서 기후와 관련된 위험을 분석하여 금융 모니터링에 적용하는 것은 역학관계가 복잡하고 연쇄 반응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블랙스완과는 다르게 '예측하기 어렵지만, 기후 위기에 의해 반드시 일어날 것'이며 '기존의 금융 위기보다 훨씬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경고한다. 또한, 블랙스완으로 일어난 문제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하고 되돌릴 수 있지만, 그린스완의 여파를 원점으로 회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린스완의 사례로 자연재해에 따라 발생하는 식량 수급의 문제, 폭염과 혹한, 홍수 등 기후 문제로 인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큰 비용이 발생하고 노동생산성이 급락하는 상황을 들었다. 또한 BIS는 후속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대표적인 그린스완으로 조명했다. 

해결책으로는 기후변화가 환경과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걸 넘어서 화폐와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기에, 이를 대비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미래 예측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위험을 대비하고, 각국 정부, 민간, 시민사회와 국제적인 협력과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그린스완을 비롯한 용어 정리. ⓒ라이프인
▲ 그린스완을 비롯한 용어 정리. ⓒ라이프인

■ 그린스완을 잡기 위한 세계적인 약속

지난 4월 4일에 마무리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제56차 총회에서 '1.5℃ 지구온난화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승인했다. 이는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 이후에 국제협력의 중요성과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경제적·사회적·제도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IPCC 총회에서 처음으로 금융 파트를 나누어 금융 전문가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정리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로, 2030년까지 지구온난화를 1.5℃ 또는 2℃ 미만으로 제한하는 데 필요한 투자 수준은 현재의 3~6배가 필요하며, 온실가스 감축 분야의 투자 격차를 줄이기 위한 자본과 유동성은 국제적으로 충분하지만 ▲기후위험에 대한 부적절한 평가 ▲자본과 투자 수요 간 불일치 ▲자국 편향 ▲위험도 인식 차이 ▲제한적인 제도적 역량의 장애 요소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를 10%까지 감축할 수 있고, 공공재정 및 거시적 성과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취약한 그룹에는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국제협약 및 초국가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깨울 키워드 역시 'GREEN'

기후로 인한 금융 위기는 개인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요즘같이 팬데믹으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예측 가능한 위기인 그린스완은 ‘더 환경에 좋은 기업’에 투자해야 안정적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다. 

지난 1월에 사회적 가치 플랫폼 SOVAC에서 진행한 포럼에서, 유튜브 삼프로TV의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 소장은 금융시장에서 ESG 투자로 변하는 트렌드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 소장은 "친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기준이 높아지는 만큼 시장에서 가치도 올라가고 있다. 2021년 9월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직전 1년 동안 ESG 관련 ETF 10개 중 7개가 25% 이상 상승률을 보였고 최고 40%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면서 금융시장의 환경과 ESG에 관한 관심을 설명했다. 

이 투자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으로, 투자 결정 기준을 ESG 전략으로 삼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도록 계획을 공개하라고 각 기업에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국민연금이 ESG 투자를 핵심 원칙으로 선언하고 판단 요소로 정하여, 내년에는 ESG 관련 투자를 자산의 50%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미국의 석유회사 엑손모빌과 석탄 회사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분야를 바꾼 외르스테드는 팬데믹 이후 주가 회복에 큰 차이를 보였다.
 

▲ 엑손모빌과 외르스테드 주가 변동 비교 그래프. ⓒSOVAC
▲ 엑손모빌과 외르스테드 주가 변동 비교 그래프. ⓒSOVAC

김 소장은 "2020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친환경 분야의 투자를 늘렸고, 그해 가장 큰 수익을 낸 분야도 풍력 투자였다. 지금도 전기차 등 환경 관련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다"며, "언제 주가가 오를지, 투자의 성과가 좋고 나쁠지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자연과 친하게 살아야 한다는 화두가 던져졌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정해진 미래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환경과 기후위기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환경이 파괴되면 반드시 경제적인 손실이 따른다는 걸 보여주는 그린스완의 위기에 더 잠식되기 전에, 환경을 지키기 위한 실천과 더불어 금융의 관점에서도 꾸준한 주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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