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우리밀, 경쟁력까지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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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우리밀, 경쟁력까지 갖춘다
국립식량과학원 김경훈 농업연구사 인터뷰
  • 2022.03.16 15:30
  • by 김정란 기자
06:43

'우리밀' 확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아직 우리밀을 왜 먹어야 하고, 생산량은 왜 늘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를 때가 많다.  우리밀을 먹으면 더 건강해질까? 우리밀은 더 안전할까? 그런데 왜 아직 우리는 우리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을까? 우리밀을 연구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활동을 하는 국립식량과학원 밀 연구팀에서 밀 품종 개발 및 육종 효율 증진을 위해 일하고 있는 김경훈 농업연구사에게 현재 우리밀의 현황, 우리밀 생산과 소비를 늘려야 하는 이유, 우리밀의 안전성 등에 대해 물었다. 김 연구사는 "우리밀은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 적극적인 품종개발 등으로 품질 또한 개선되고 있다"며 우리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번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 국립식량과학원 김경훈 농업연구사.
▲ 국립식량과학원 김경훈 농업연구사.

왜 우리밀인가? 우리밀 생산을 확대하고 소비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밀 소비량은 2020년 기준 31.2kg이다. 주식으로 소비하고 있는 쌀 소비량이 57.7kg를 생각한다면 많은 양을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밀을 생산하고 있는 양은 극소수로 적어 자급률이 1% 미만인 상황이다.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바라본다면, 밀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과 더불어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면서 각 나라들이 자국의 식량안보를 강조하며 국가 간 곡물 거래를 중단한다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밀 공급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므로 미래 식량에 대한 위기의식을 감지하고, 우리나라 내에 밀 생산량을 늘려 수입에 의존하지 않게 자생능력을 키워나가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때다.

우리밀 소비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우리밀을 먹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이를 오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쪽이 맞을까? 우리밀은 어떤 면에서 우리 몸, 우리 땅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우리밀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하면 단어로부터 즉각 떠오르는 생각으로 친환경 안전성이라는 연관성을 떠올리는 분들이 60% 이상으로 많다(’18, 국민생각함). 그래서 우리밀 가공제품은 더 건강할 것이라는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러한 추측에 대한 부분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다음 3가지로 설명해 드릴 수 있다. 
첫째, 우리밀은 친환경적이다. 국내에서 생산한 밀은 수입해서 들어오는 밀에 비해 생산지로부터 운송 거리가 짧아 햇밀을 활용하여 가공제품을 만들고 있고, 탄소발자국 줄이기에도 기여하고 있다. (우리밀 약 300km 이내, 수입 밀은 미국 기준 10,000km 이상, 호주 기준 6,000km 이상)
둘째, 우리밀은 안전하다.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식약처의 84종 농약 잔류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잔류농약 검출 사례가 없고, 유전자 변형인 GMO 밀을 국내에서는 재배하고 있는 지역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다. 
셋째, 우리밀에 대한 영양적인 부분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잔류농약 걱정이 없으므로 통원맥(밀기울을 포함)을 이용하는 통밀가루를 활용하면 좋다. 통밀가루는 일반 밀가루보다 식이섬유와 칼슘, 철, 인 등의 무기성분과 비타민 성분이 풍부한 점이 장점이다.  
 

▲ 우리밀 품종 '오프리'로 만든 자장면. 국립식량과학원 유튜브 갈무리.
▲ 우리밀 품종 '오프리'로 만든 자장면. 국립식량과학원 유튜브 갈무리.

우리밀 확산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로 제빵이나 제면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부분은 개선되고 있나?

최근 우리밀의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빵 만들기에 적합한 '황금밀'과 밀 알레르기 반응을 획기적으로 낮춘 '오프리', 항산화성분이 많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흑자색 '아리흑' 등 우수한 밀 품종을 개발하였고, 보급에 힘써오고 있다. 
또한, 이러한 가공 용도별 신품종에 맞춰 최적의 재배기술 방법을 개발하고 있고 수확한 밀의 품질 관리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품질이 균일하고 고품질의 맞춤형 원료곡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산업체의 지속적 수요 창출과 소비 활성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가공업체들과 협력하여 우리밀에 대한 가공 적성평가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고, 평가결과 반응들이 좋아 곧 우리밀 가공제품이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후위기 상황에서 우리밀 재배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최근 가뭄이나 건조 등 기상 재해 요인에 의하여 주요 밀 생산국들의 해마다 밀 생산량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감소되는 주기가 많아졌다. 그래서 나라마다 주요 농산물에 대한 매수증가 또는 수출제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고,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밀 가격도 더불어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위기와 코로나 상황에서도 국내에서 우리밀 재배가 긍정적인 이유는 국내 밀 생산할 수 있는 재배공간은 충분하다는 점이다. 주식인 벼를 비롯하여 콩, 옥수수와 같이 여름에 생육하는 작물과 겨루지 않고 밀은 가을에 씨를 뿌려 이듬해 봄에 수확하는 겨울작물이기 때문에 여름에 재배하는 경작지라면 논, 밭 어느 곳이든 밀을 재배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기후위기 상황인 온난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겨울철 기온이 평년에 비해 상승하여 온도가 올라가고 있는데, 오히려 국내 밀 생산에 있어서는 겨울철에 극저온으로 경과하는 일수가 적어져서 밀 재배를 더욱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기후조건이 되었다. 이러한 점은 국내 밀 재배 측면에서는 기후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고 있는 긍정적인 부분으로 볼 수 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소비자들에게 우리밀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정부는 올해부터 국내 밀 자급기반을 확충하고 소비 확산을 추진, 지속 가능한 국산밀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밀산업 육성법'을 시행하였고, 이 법에 근거하여 발표한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은 밀 재배 농가를 각종 지원 사업에서 우대하며 전문 생산단지를 늘리고 계약재배 물량 및 정부 비축량을 확대해 안정적인 소비 토대를 구축하여 2025년까지 밀 재배면적은 3만ha, 밀 생산량은 12만t으로 높여 밀 자급률을 5%로 높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수요자 맞춤형 고품질 밀 품종 개발과 정책과 연계한 기술지원으로 국산밀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밀은 그동안 생산량이 적어 체계적인 품질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정부 밀 수매제도가 시행('20)되면서 품질등급에 따른 기준마련과 품질분석 및 품종순도검정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밀 품질에 따라 등급별로 유통할 예정이므로, 용도에 맞게 활용하여 더욱 우리밀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며, 소비자의 신뢰도 확보에 노력할 예정이다.

현 상황에서 우리밀 확산을 위해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우수한 밀 품종 개발과 더불어 지역별로 기후 특성에 맞게 재배기술을 접목하여 밀 재배면적을 확대하고,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품질등급 판정 후 가공 용도별로 구분 저장하고, 균일한 품질의 원맥 공급이 원활해질 때 우리밀은 제대로 소비로 연결될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의 밀 소비자분들께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밀가루 가공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국립식량과학원에서 노력하고 있으니, 농산물의 원산지를 확인하듯이 애착과 관심을 가지고 숨겨져 있던 우리밀을 찾아내어 맛 평가와 검증을 같이 해주시길 바란다.

10년 전에는 우리밀 소비활성화를 위해 '범국민 우리밀 1kg 먹기 운동' 슬로건으로 신토불이를 주장하며 시작했지만, 지금의 소비자분들에게는 단순 호소가 아닌 신뢰도 높은 믿고 먹는 고품질의 우리밀로 선보일 준비가 되었으니, '우리밀 만원의 행복'으로 다시금 우리밀의 귀환, 수입밀로부터의 우리밀의 독립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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