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방방곡곡 생산단지에서 밀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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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 생산단지에서 밀이 자란다
  • 2022.03.02 18:27
  • by 정화령 기자

정부는 '제1차 국산 밀 산업 육성 기본 계획'에서 2021년 1.7%인 밀 자급률을 2025년에는 5.0%, 2030년에는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밀 생산단지에 ▲보급 종자 공급 확대(50% 할인) ▲시설 및 장비 지원 ▲정부 비축 확대(2022년에 4천t(톤) 추가)로 안정적 판로제공 ▲건조·저장시설 지원 등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전국 39개 소에서 우리밀을 공동으로 생산·유통하고 있다. 

지난해 말, 농림수산식품부가 발간·배포한 2021년 생산단지 성과사례집 '국산 밀이 자란다' 내용을 바탕으로, 전국의 밀 생산단지 사례를 살펴보았다.

▲ 전국 밀 생산단지 현황. ⓒ'국산 밀이 자란다'참고, 라이프인 작성
▲ 전국 밀 생산단지 현황. ⓒ'국산 밀이 자란다'참고, 라이프인 작성

 

부여 '꿈에영농조합법인'

아버지로부터 농사를 이어받은 젊은 농민 김대남 대표와 밀 농사에 뜻이 있는 부여 생산자들이 모여, 재배가 쉽지 않은 충남지역에서 밀 재배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 처음 밀을 재배하는 농가에는 2년 정도 농사 기량을 올릴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그동안은 품질을 가리지 않고 수매를 받는다. 2020년에는 생산량 전체인 95t을 민간업체에 판매했고, 지난해는 그 두 배 가까이 수확하여 전량을 자체 가공했다. 저온저장고가 없는 대부분의 농가는 보관에 어려움이 있어, '밀쌀'과 '밀국수'로 가공하여 보존기간을 늘리고 자체 판로를 개척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정부 비축만 믿고 밀을 재배하기엔 위험이 크다. 하등품은 수매하지 않아 큰 법인들도 무용지물로 여긴다. 진정한 자급률 향상을 위해서는 더 포용적으로 수매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전했다.


정읍명품귀리사업단

 ▲ 정읍명품귀리사업단 교육 현장. ⓒ'국산 밀이 자란다' 사례집
 ▲ 정읍명품귀리사업단 교육 현장. ⓒ'국산 밀이 자란다' 사례집

건강 곡물로 알려진 귀리의 대중화에 앞장선 정읍명품귀리사업단은, 귀리에 이어 우리밀의 명품화를 성공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리더 농가 7~8명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 농가에 노하우를 전수하고 교육한다. 이런 노력으로 기존 농사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한 농민들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밀 생산단지 조성사업의 교육과 검사의 효과로, 2020년 순도 85%였던 금강밀의 품질이 21년에는 순도 97%로 월등히 좋아졌다. 

또한, 사업단과 농가는 철저한 계약재배로, 농가의 소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생협 등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 것이 그 비결이다. 앞으로 수매·정선·건조·저장 시설을 갖추어 사업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한국우리밀농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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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우리밀농협 홈페이지

1984년 정부의 밀 수매가 중단된 이후 사라져간 밀 농사를 되살리려는 움직임 중 하나로 설립된 한국우리밀농협은, 밀을 지키고자 한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진 국내 최대 국산 밀 생산자 조직이다. 1,850명 조합원이 3,000ha의 밀 농사를 짓고 있다. 종자 혼입을 막기 위해 권역별 단품종 생산단지를 조성하여 엄격한 품종관리를 하고 있다. 정부 비축 물량에만 의지하지 않기 위해 가공식품 생산과 판매에 주력한다. 우리밀 관련 가공식품 중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이 있고, 현재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밀싹분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함평 나비골월송친환경영농조합법인

파종에서 수매까지 철저히 관리하여 고품질 밀 생산을 지원한다. 특히 친환경 밀 생산에 주력하여, 생산한 밀은 법인이 책임지고 수매·저장·판매한다. 임원과 조합원의 관계가 아니라 7명의 농민이 각자 한 가지 품목을 담당하여 평등하게 공동체를 운영하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함평은 오래전부터 밀 농사를 지어온 지역으로, 농가는 줄었지만 재배 면적은 400ha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21년에는 친환경 밀을 1,590t을 생산하여 정부 비축분 365t을 제외하고는 전량 아이쿱생협에 납품했다.

종자 관리도 철저히 하는데,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가져온 백강밀 원종 중 발아율 85% 이상인 종자만 보급한다. 그리고 생산한 밀은 전량 수매하고 농가에서 자가채종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와 엄격한 생산관리로 고품질 밀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 (좌)밀 담당 오관수조합원과 배순조대표 (우)순도분석 및 토양검정 현장. ⓒ'국산 밀이 자란다' 사례집
▲ (좌)밀 담당 오관수조합원과 배순조대표 (우)순도분석 및 토양검정 현장. ⓒ'국산 밀이 자란다' 사례집

안동 농업회사법인 ㈜밀과노닐다

 ▲ 맹개마을 전경. ⓒ'국산 밀이 자란다' 사례집
 ▲ 맹개마을 전경. ⓒ'국산 밀이 자란다' 사례집

안동시 도산면 맹개마을은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육지 속 섬’이다. 강을 건널 다리가 없어 큰 바퀴의 트랙터 개조 차량이 유일한 이동 수단인 이곳에서 국내 최초 밀 소주가 태어났다. ‘진맥소주’는 지난해 세계 3대 주류품평회인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에서 높은 품질과 독보적인 풍미로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방문객을 위한 숙박시설과 우리밀 빵 만들기, 밀사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6차 산업의 성공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

1986년 여름, 국산 밀 종자가 사라질 것을 걱정한 농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설립한 한 살림경남소비자협동조합이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의 시작이다. 밀 재배가 오래되다 보니 생산 농가 대부분이 전문가나 다름없다. 지역에 맞는 품종이나 신품종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아 발전시킨다. 건조기와 사일로 등 저장시설, 제면기, 가공시설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정부 육성사업을 통해 그동안의 노하우를 매뉴얼로 만들어 체계화하고, 시설 운용을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87년, 사라진 종자를 겨우 찾아내 심었던 때의 설렘을 떠올리며, 합천 들판 가득 우리밀이 심겨있는 희망을 꿈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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