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데자르댕 연대경제금고의 역사, 존재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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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데자르댕 연대경제금고의 역사, 존재의 열정
  • 2022.02.04 12:01
  • by 송소연 기자
ⓒ착한책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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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당사자 중심의 자생적 금융기관 설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에 참고할 만한 사례 중 하나가 퀘벡의 "데자르댕 연대경제금고"이다. 이 책은 "연대경제금고"가 축적한 문서들과 여러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총정리한 역사가 담겼다.

퀘벡의 신용협동조합 운동은 '데자르댕'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00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은행으로 출발해 오늘날 가입 회원 수와 자산 규모에서 세계 최대의 신용협동조합으로 발전했다. 이윤극대화가 아닌 조합원의 안전한 자산관리를 우선으로 하는 '데자르댕 신협'은 2008년 금융위기의 속에서 시중은행들이 위기를 겪을 때도 흔들리지 않는 안전성을 자랑하며 퀘벡 경제의 버팀목이 되었으며, 120여 년을 이어오는 역사 속에서 퀘벡 경제발전의 든든한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데자르댕 신협'은 금융 소외 지역을 포함한 퀘벡 전 지역에 고루 퍼져있는 단위 신협들의 연합회로서 활동하고 있는데, 데자르댕연합회의 회원 조직에 서로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신협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데자르댕 신협연합회는 크게 주민금고와 경제금고의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회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민금고는 지역을 기반으로 주민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고, 경제금고는 노동조합, 협동조합과 같은 단체나 문화예술 및 시민운동 등 공통의 관심사와 이해관계에 기반하여 조직된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데자르댕 연대경제금고"는 경제금고 중에서도 연대경제 조직을 위한 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이른바 '연대금융기관' 중에서 자산 기준으로 규모가 가장 큰 조직이다.

그런데 데자르댕 신협연합회 산하의 많은 신협들 중에서도 1개 회원 조직에 불과한 "연대경제금고"를 따로 주목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데자르댕 연대경제금고"는 퀘벡의 2대 노동조합단체 중 하나인 전국노동조합총연맹이 회원 조합들의 파업 대비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하여 오늘날 연대경제 분야의 최대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연대경제금고"는 '노동조합운동'과 '협동조합운동'이 협력해 태동과 발전을 함께 해온 상징적인 조직으로서, 퀘벡의 주택,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경제 발전이 있기까지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1995년 전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일자리 창출과 유지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연대경제'라는 개념을 처음 제안한다. 이때까지 지속적으로 노동자를 위한 경제 방식을 고민하고 시도해왔으며 그 결과로 사회연대경제라는 개념에 도달한 것이다. 노동조합 활동가들과 협동조합 활동가들이 연대해 "데자르댕 연대경제금고"를 만들고 발전시켜온 반세기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는 그들의 열정이 어떻게 사회적경제를 태동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었는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의 사회적경제는 양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여러 변화들이 있었다. 이는 오랫동안 현장에서 사회적경제 씨앗을 뿌리고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양적 확대와 제도적 지원의 활성화라는 이면에는 정부 지원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비해 약한 자생력을 강화해야 할 과제가 있다. 정부와의 협의와 법과 제도의 지원은 견인하되 정부정책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사회경제 기반을 다져가야 할 상황에서 "데자르댕 연대경제금고"의 경험은 큰 참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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