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가 기후위기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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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가 기후위기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푸드시스템의 '전환', 기후위기 해결의 새로운 기회
  • 2021.11.24 08:00
  • by 이진백 , 송소연 기자

올해 장마와 가을 한파가 찾아오면서 김장철 배추를 비롯한 김장 재료의 가격이 치솟았다. 지난해도 54일간의 기록적인 장마로 농작물의 피해가 컸고, 채소 가격이 폭등했다. 기후의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폭염, 가뭄, 홍수 등의 이상기후가 빈번해지고 안정적인 식량 생산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식량위기 가능성은 더는 공상과학 소설 속의 내용이 아니다. 기후위기는 점점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 1℃ 상승할 때마다 주요 작물 생산량 최대 16%까지 감소

데이비드 바티스트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쌀, 밀, 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생산량이 최대 16%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해(2020년) 세계 최대의 밀 수출국인 러시아, 유럽 대부분 지역도 심한 가뭄이 들었다. 식량 수출 1위 국가인 미국은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태풍이 미국 본토에 상륙했고, 9월 한때 전국의 43%가 가뭄에 시달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대유행에 세계 식량 공급망이 큰 타격을 받아 식량 가격이 폭등하자 세계 최대 쌀 생산지인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식량 수출 제한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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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식품체계 만들기 위해 "전환" 필요

2018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보고서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식품의 환경적 영향 감소'에 따르면, 오늘날 식품공급체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의 4분의 1인 26%를 차지한다. 축산업과 어업을 통해 식품 온실가스 배출의 31%, 작물 재배 과정에서 27%, 축산용 목축지와 사료 재배, 작물 재배를 위한 토지 사용으로 24%, 마지막으로 식품 가공, 운송, 패키징, 소매 등 과정에서 18%의 온실가스를 만들어낸다.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식품체계를 만들기 위해 모든 정책의 중심에 식품을 소비재가 아닌 공공재로 생각하는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식품 생산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 원인을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물, 토양을 비롯하여 동물복지와 생물다양성, 인류의 건강까지 폭넓은 영역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EU 그린딜'를 2019년 발표하며, 핵심 전략을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ork, 이하 F2F)'로 꼽았다. 이를 위해 EU 농지의 25%를 유기농으로 전환하고, 식량 손실과 낭비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유통을 짧게 구축하고, 이러한 행동의 변화를 위한 교육과 캠페인이 지원한다.  

생산과 소비로 지속가능한 식품체계를 만드는 생협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친환경농업이 가진 역할을 확대하지 않고서는 탄소중립 국가 실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친환경농업의 확대는 농업계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실현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가적 과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두레, 아이쿱, 한살림 등의 생협은 생산자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자는 생산자의 지속가능한 생산을 책임지는 도농 상생의 직거래를 바탕으로 친환경 농업에 앞장서며, 지속가능한 식품체계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한살림은 올해 기후위기 대응팀을 신설하고, 온실가스 감축, 자원순환 강화, 생활실천 캠페인을 진행한다. 전 세계 생산된 식량의 3분의 1이 버려지고, 그 과정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44억 톤에 달한다. 한살림은 올해 기후위기 대응 의제로 '남.음.제로'를 추진하고 있다. '남.음.제로’는 식단을 세워 필요한 만큼 산 식자재를 낭비 없이 먹을 만큼만 요리하고, 남기지 않고 다 먹음으로써 버려지는 음식물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캠페인이다. 
 

▲ 한살림은 올해 기후위기 대응 캠페인 '남.음.제로' ⓒ한살림
▲ 한살림은 올해 기후위기 대응 캠페인 '남.음.제로' ⓒ한살림

두레생협은 "기후위기를 넘어! 힘내라 조합원! 함께 가자 생산자"라는 슬로건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두레생협의 생산자는 석유화학제품으로 만든 합성농약, 화학비료 등 화학적 과정을 거친 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만을 사용한다. 축분·퇴비 등 자연 부산물을 재활용하여 지력을 유지하는 농사를 짓는다. 조합원은 지속가능한 생산이 가능하도록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고 친환경 먹거리를 선택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저에너지 유기생산방식 확대를 지지하는 소비를 한다.
 

▲ 두레생협의 슬로건 "기후위기를 넘어! 힘내라 조합원! 함께 가자 생산자" ⓒ두레생협 
▲ 두레생협의 슬로건 "기후위기를 넘어! 힘내라 조합원! 함께 가자 생산자" ⓒ두레생협 

아이쿱생협은 소비자들의 힘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소비자기후행동'을 올해 2월 출범시켰다. 소비자기후행동의 주요 활동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채식문화 확산 ▲플라스틱 적게 쓰고 다시 쓰기 ▲생활 속 미세 플라스틱 저감 활동 등이다. 특히 첫 번째 제도개선 활동으로 음식 쓰레기 낭비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유통 중심의 기한 표시 대신 실제 먹을 수 있는 '소비기한'으로 표시제도를 바꾸자는 취지로 '식품 소비기한 표시제도 지지 캠페인'을 펼친 결과 2023년부터 소비기한표시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  소비자기후행동의 '식품 소비기한 표시제도 지지 캠페인' ⓒ소비자기후행동 
▲ 소비자기후행동의 '식품 소비기한 표시제도 지지 캠페인' ⓒ소비자기후행동 
ⓒ소비자기후행동 
ⓒ소비자기후행동 

전 세계 농식품체계에 맞물려 있는 한국의 농업·먹거리 체계는 기후위기와 농업·먹거리 문제는 농업·농민만의 과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절박한 전환 과제이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상황을 통해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위한 실마리를 농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1%에 머무르는 밀 자급률을 10%만 높여도, 막대한 수입 곡물사료에 의존하는 축산과 마블링을 선호하는 육류소비만 줄여도, 친환경 농법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땅과 사람과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농식품체계, 식생활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지만, 푸드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한 건 틀림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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