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이웃'에 함께 모여 환경 그리고 우리 마을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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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이웃'에 함께 모여 환경 그리고 우리 마을을 이야기하다
협동플랫폼카페이웃 강순영 대표 인터뷰
  • 2021.11.12 12:00
  • by 노윤정 기자
▲ 카페이웃 입구. ⓒ라이프인
▲ 카페이웃 입구. ⓒ라이프인

서울 홍은동 명지대학교 인근의 주택가. 그곳에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교차하는 골목길들을 따라 걷다 보면 6층짜리 건물 한 동이 눈에 들어온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이 건물은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한 공동체 주택 '마을언덕홍은둥지'다. 단순히 모여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간을 기반으로 주민들과 소통하며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해보자는 목적으로 지어진 곳. 공동체를 지향하는 이 건물 1층에는 조금 특별한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예비사회적기업 (주)협동플랫폼카페이웃이 운영하는 '카페이웃'은 말하자면 커뮤니티 카페다. 본래 이 공간에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들어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동육아 어린이집 설립이 무산되면서, 모였던 사람들은 빈 공간을 임대하는 것보다는 건물 전체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커뮤니티 공간을 직접 운영해보자는데 다시 뜻을 모았다. 그래서 어린이집 자리로 예정했던 곳에 카페가 만들어지고 가오픈 기간을 거쳐 2019년 1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카페이웃은 마을주민, 공동체조직, 사회적경제조직 등과의 협업을 통해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자는 목적을 가지고 출발했다. 그래서 동네 상점들과 협업하거나 그들을 연결하고, 공간이 필요한 이들이 카페이웃을 거점으로 삼을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인 단절이 발생하면서 주민과 주민, 주민과 상점, 상점과 상점을 연결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원두나 청과 같이 카페에서 사용하는 재료들 중 절반 이상을 지역사회에서 충당하는 것으로 지역과의 연결은 이어갔지만, 공간 안에서 직접적으로 모이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 카페이웃 매장 내에 조성된 무포장가게 '도돌이'. ⓒ라이프인
▲ 카페이웃 매장 내에 조성된 무포장가게 '도돌이'와 공유서가. ⓒ라이프인

그렇게 활동 방향성을 고민하던 때 눈을 돌린 분야가 바로 친환경,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다. 코로나19 이후 환경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심사가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심 있는 이들이 조금씩 실천 모임을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해보자는 말이 나오던 시점에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이 서울시의 '녹색서울실천공모사업'에 선정됐다. 공간과 '환경'을 주제로 모인 커뮤니티를 자산으로 가지고 있던 카페이웃도 자연스럽게 사업에 합류했다. 또한 올해 하반기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그린 피벗(Green Pivot) 사업에 선정되어, 카페 내에 에코리빙랩을 만들고 주민 도슨트 강사를 양성하여 상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상점 간 공동 실천 캠페인을 조직하는 '골목길 에코리빙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협동플랫폼카페이웃은 지역에서 작은 단위 커뮤니티를 만들고 연결하며 공동체를 키워가고 제로 웨이스트, 자원순환 방식으로 환경 문제에 대응해가고 있다. 강순영 대표를 만나 협동플랫폼카페이웃에 관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강순영 협동플랫폼 카페이웃 대표. ⓒ라이프인
▲ 강순영 협동플랫폼 카페이웃 대표. ⓒ라이프인

지역사회 플랫폼을 지향하며 모였다가 지금은 환경적인 가치를 만들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우리에게는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모인 커뮤니티가 있었고, 공간이 있었고, 코로나19 이후 기후위기에 관심이 높아진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요소들이 맞아떨어졌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러던 중 이 공간 안에서 친환경 화장품이나 샴푸 같은 것들을 직접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안에 도구를 갖추어 두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그런 공간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준비하던 중에 그린 피벗 사업 공모가 떴다. '어,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이랑 연결되는데?' 싶었다. 그래서 바로 지원했고,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지금 에코리빙랩을 운영하고 있다.

로컬과의 상생을 위한 새로운 의제를 '친환경'으로 잡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카페이웃은 '로컬'과 '그린'(환경)이 연결된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인근의 소상공인 상점들과 계속 교류하면서 공동의 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로컬을 지향하면서 지역경제가 어떻게 살아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지역경제는 결국 동네에서 생산하고 동네에서 소비하는 저탄소 경제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은 친환경으로 잡은 것이다. 주변 상인 분들도 선뜻 함께 재활용품을 모아주거나 손님들이 개인용기를 가져오면 할인을 해주는 방식 등으로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너지도 생긴다. 근처에 비건 관련 팝업숍을 운영하는 곳이 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 비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 않나. 우리 카페도 도돌이(무포장가게)를 열면서 20~30대 유입이 확 늘었는데, 그들이 우리 카페에 왔다가 비건 팝업숍까지 가볼 수도 있고 또 비건 팝업숍에 갔다가 우리 카페까지 올 수 있는 고리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내년에는 주변 상점들을 하나의 '벨트'로 구성해서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 안에서, 이 지역에 오면 이런 곳들을 가볼 수 있다는 것을 이미지로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단순하게 동네 상점들의 연결을 생각했는데, 서로 업종도 다르고 지향하는 구체적인 가치도 다르다 보니 모두가 동의하는 가치를 가지고 공동의 작업을 하도록 연결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친환경을 공동의 지향 가치로 상정하면서 '실천을 함께하는 가게'라는 이름으로 묶을 수 있는 지점이 생긴 것이다. '우리 가게도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데에 동의해, 텀블러나 개인용기 사용을 장려하는 사업은 함께할 수 있어' 이런 식이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카페 내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에코리빙랩과 지역 소상공인들을 연결하는 사업에 계속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에코리빙랩은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우리도 환경과 관련하여 여러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그런 프로그램들의 아쉬운 점은 한 번 체험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회성 체험에서 끝나지 않고 삶의 양식을 바꾸는 지속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려면 '커뮤니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디인가에 속하고, 계속 새로운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같은 공간 안에 함께 모여서 직접 친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포장재를 최대한 줄인 화장품이나 설거지바 같은 것들을 만들어보자고 하는 이유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것 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야'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주민 도슨트 선생님들도 자신이 속해 있는 모임을 이쪽으로 연결해 오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커뮤니티가 우리 안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들과 연결되면서도 만들어져야 한다. 그게 가치를 확산하는 일이고, 함께 사는 방법이다. 우리는 '원두는 안 파나요?'라고 물어보는 손님들에게 '우리 가게에서는 원두를 팔지 않지만 5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이 가게에서 원두를 팔아요. 개인용기를 가져가면 거기에 담아줍니다'라고 안내한다. 다른 가게에서도 리필스테이션, 제로웨이스트숍을 찾는 손님들에게 우리 카페를 안내해주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서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는 과정을 시스템화하기 위해서 지금 정보를 모으고 있고, 이런 정보를 담은 내년도 탁상 달력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업을 평가한 다음 내년에는 마을지도처럼 지역 정보를 담은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려고 구상하고 있다.

서로가 분절되지 않고 커뮤니티를 이루어야 한다는 말이겠다. 결국 환경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사업과 지역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연결'인 것 같다.

고립돼 있으면 오래 가지 못한다. 근처 연희동에 일회용품 없는 카페를 지향하는 '보틀팩토리'가 있다. 어떤 모임에서는 보틀팩토리를 방문했다가 우리 카페에 오시기도 한다. 그 모임에 속한 분들이 홍은동과 연희동 두 곳 모두를 생활권으로 삼는 분들이기에 한 번은 연희동에서, 한 번은 홍은동에서 모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모여서 '이런 방법을 써보니까 쓰레기가 조금 줄었더라, 일회용품 안 쓰면 엄청 불편할 줄 알았더니 생각만큼 불편하진 않더라'라는 이야기들을 쌓아간다. 같이 있기에 혼자서는 안 가는 곳도 가게 되고 혼자서는 금방 그만둘 일도 계속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그게 연결, 관계의 힘이다. 거기에서 힘을 얻으면 또 다른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고, 공청회 등에서 정책에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우리는 이 모델이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 카페에 탐방을 오는 분들에게 최대한 설명을 많이 해드리는데, 그때 강조하는 것은 함께할 사람들을 어떻게 만드는지가 핵심이라는 점이다.

주민들의 참여도는 어떤지 궁금하다.

SNS로 검색해서 오는 분들도 많고, 프로그램을 열어도 굉장히 많은 신청이 들어온다. 다만 도슨트 교육 같은 경우, 우리의 지향이 로컬이기 때문에 되도록 비슷한 생활권 안에 있는 분들이 오시는 것을 권장한다. 일단 거리가 멀면 열심히 도슨트 교육을 듣고 난 뒤에도 활동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동네 안에서 오신 분들이 가장 꾸준히 참여하신다. 또, 근처 홍연초등학교에서 환경 동아리를 운영하는 선생님과도 인연이 닿아서 선생님이 아이들과 오기도 하고, 아이들이 모아온 재활용품을 전달해주기도 한다. 학교 연계 프로그램도 거리가 먼 학교와는 한 번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홍연초등학교와는 꾸준히 이어진다. 선생님들이 아이와 학부모님들에게 동네에 이런 카페가 있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어떤 기관, 단체와 연결되는 것도 같은 생활권 안에 있을 때는 더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장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마을마다 이런 공간이 있다면 좋을 텐데, 카페이웃과 같은 모델이 확산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 가장 우선되는 요소는 무엇일까?

콘텐츠가 민간에서 운영되어야 한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환경교육센터가 하나 있다. 굉장히 훌륭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는 이것저것 막 해보고 실수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은 잘 들지 않는다. 그 안에서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공공에서 공간을 제공하더라도 그 안의 콘텐츠는 민간이 운영을 해야 '관계'가 형성되기 쉬운 것이다. 공간이 '내 공간'이기도 하다는 느낌으로 올 수 있어야 한다. 공간의 주인, 대표가 있긴 하지만 내 공간이기도 하다는 느낌, 그러니까 같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같이 만든 공간의 느낌'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카페이웃, 에코리빙랩도 주민 도슨트 선생님들이 없었다면 운영하기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지자체에서는 주민들이 모일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면 좋지 않을까.
 

ⓒ협동플랫폼카페이웃
ⓒ협동플랫폼카페이웃

주민들의 자발성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공공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겠다. 더불어 앞서 이야기했듯이 로컬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카페이웃을 운영하기 전에 몇 년간 마을 사랑방 같이 커뮤니티를 운영하기도 했고 함께 공동체 주택을 지은 경험도 있다. 그렇게 쌓아온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사업들이 가능했던 부분도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중간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아직도 적자 상태로 운영하고 있다. 그래도 버틸 수 있는 힘은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인 것 같다. 창업할 때 초기 3년 자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우리는 그 자본이 자금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형태로 있다. 우선, 이 공간을 나 혼자서는 절대 운영할 수 없다. 주민 도슨트 선생님들이 프로그램을 지원해주고, 직접적으로 운영하는 사람들 외에도 이 공간을 오가는 사람들이 어떤 부분이 좋고 아쉬운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함께해준다. 결국 그 힘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커뮤니티를 이루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익히고, 화폐적인 수익이든 비화폐적인 수익이든 이익을 함께 나누는 과정을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카페이웃이 마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가?

동네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을 때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 있던 평상 놓인 슈퍼마켓들 같은 느낌 있지 않나. 아이들은 지나가다가 가방 맡겨 놓고 놀다 오기도 하고 오가던 사람들이 잠깐 앉았다가 가는 그런 곳. 그리고 여기에 들어와서는 자기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해결하고 갈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또, 정보를 얻거나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 지금도 그런 기능을 조금씩 하고 있기는 하지만 공식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람들에게 더 탄탄한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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