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지역을 담다] '고릴라브루잉', 영국식 에일에 부산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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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지역을 담다] '고릴라브루잉', 영국식 에일에 부산을 담다
폴 에드워즈 고릴라브루잉컴퍼니 공동대표 인터뷰
  • 2021.10.02 08:00
  • by 노윤정 기자

흔히 기업의 브랜드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이 말에 빗대어 보면 지역 브랜드는 지역의 경쟁력이 된다. 그중 지역성을 담은 지역맥주는 사람들이 지역에 관심을 두게 하고 지역에 사람과 자본이 유입되게 하면서 지역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지역의 경제·문화 자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맥주 양조장은 단순히 맥주를 양조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역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영국인 폴 에드워즈와 앤디 그린이 부산에 설립한 수제맥주 양조회사 고릴라브루잉컴퍼니 역시 지역과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한다. 지역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물론, 지역을 기반으로 '맥주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맥주에 부산과 한국의 문화를 담고자 하는 곳, 폴 에드워즈 공동대표를 만나 고릴라브루잉컴퍼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폴 에드워즈 고릴라브루잉컴퍼니 공동대표. ⓒ라이프인
▲ 폴 에드워즈 고릴라브루잉컴퍼니 공동대표. ⓒ라이프인

부산은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우리나라 대표 도시 중 하나이자 국내외 많은 여행객이 찾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다. 그만큼 놀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하다. 물론 먹을거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태양이 내리쬐는 바다를 바라보며 맥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부산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 부산이 국내 수제맥주의 성지로 여겨지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부산 최초의 수제맥주 양조장(갈매기브루잉)이 광안리에 문을 연 것은 2014년. 이후 인근에는 많은 수제맥주 펍들이 생겨났고, 광안리 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수제맥주 양조장은 맥주를 좋아하는 이들의 발길을 부산으로 이끌었다. 폴 에드워즈 고릴라브루잉컴퍼니 공동대표는 이처럼 부산에서 수제맥주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순간부터 함께했다.

에드워즈 대표가 한국을 처음 방문한 때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보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던 그는 부산이라는 도시에 매료됐다. 멋진 도시 경관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사람들. 모든 것이 매력적이었다. 다만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맥주였다. 당시 부산에는 수제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찍이 홈 브루잉(home brewing, 자가양조)을 해온 그는 자신이 직접 수제맥주를 만들어 알려보고자 했다. 지질학을 전공하며 쌓은 화학 지식도 양조 사업에 도움이 됐다. 그래서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친구들과 함께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봐도 수제맥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고, 마침 그 시기 국내에서는 주세법이 개정되어 소규모 양조장의 외부 유통이 허용되었다(2014년). 이러한 환경 속에서 에드워즈 대표는 2014년 갈매기브루잉을 설립했고, 이듬해 회사를 떠나 2016년 앤디 그린 공동대표와 함께 고릴라브루잉을 시작했다.

▲ 고릴라브루잉컴퍼니의 폴 에드워즈 공동대표와 강동완 매니저. ⓒ라이프인
▲ 고릴라브루잉컴퍼니의 폴 에드워즈 공동대표와 강동완 매니저. ⓒ라이프인

"아시아 최고의 도시, 음식, 사람들과 함께 아시아 최대, 최고의 양조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고릴라브루잉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실험'과 '협업'이다. 에드워즈 대표는 고릴라브루잉에서 양조되는 맥주에 관해 설명하며 "우리는 한국 셰프들, 세계적인 수제양조장들과 끊임없이 협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로 배우고, 음식과 맥주, 삶을 통합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는 것이다"며 "고릴라브루잉의 맥주들은 맛의 경계를 넓혀가고 있고, (고릴라브루잉 맥주와 마찬가지로) 맛의 경계를 넓히는 한국 음식들과 잘 어울리도록 만들어졌다. 라거, 인삼, 한국 고추, 초콜릿, 과일 등에 사천 향신료를 첨가하여 맛을 내기도 했다.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것이 바로 우리 일이다"고 전했다.

동시에 에드워즈 대표는 '한결같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새로운 시도만큼, 제품들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색다른 시도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주력 제품들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기존 제품을 찾는 손님들은 한결같은 맛과 품질을 기대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고릴라브루잉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는 뉴잉글랜드 IPA다. 뉴잉글랜드 IPA 맛의 특징은 홉 향이 풍부하고(hoppy), 맥주가 탁하다(hazy)는 것이다. 고릴라브루잉의 뉴잉글랜드 IPA 역시 홉 향이 강렬하며, 쓰지 않고 과일 향이 살아있다(juicy). 에드워즈 대표는 "고릴라브루잉의 뉴잉글랜드 IPA는 아시아 최고의 뉴잉글랜드 스타일 IPA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고,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 외에도 고릴라브루잉에서는 쌉쌀하고 트로피컬한 맛이 특징인 부산페일에일과 고릴라IPA, 대한민국페일에일 등을 맛볼 수 있다. 이러한 제품들을 통해 고릴라브루잉은 아시아 비어 챔피언십, 부산국제수제맥주 마스터스챌린지, 월드 비어 어워드 등 여러 대회에서 수상하며 맥주 맛을 인정받았다.

■ 양조장에서 맥주만 만든다? 지역공동체도 함께 만든다!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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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브루잉은 맥주를 매개로 하여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음식, 요가, 러닝, 자전거 타기, 밴드 공연 등을 맥주와 접목하여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역민들과 만났으며, 비어스쿨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렇게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연대하면서 지역사회가 가진 아이디어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에드워즈 대표는 "우리는 지역 커뮤니티와 구성원들이 자신의 삶에서 사랑하는 것들을 맥주와 통합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부연했으며, 로컬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지역과 연대하고 관계 맺기, 즉 '협업'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협업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그래서 지역에서 서로 성장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함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협력하고, 서로의 강점에서 배울 점을 찾고 서로의 약점을 개선하도록 돕는 일련의 과정에서 지역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릴라브루잉이 로컬 기업, 다른 양조장과 협업한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최근에는 부산의 대표 마리나 시설인 '더베이101'과 협업하여 맥주를 출시했으며, 충청북도를 기반으로 증류식 소주를 만드는 '토끼 소주'와 협업하여 쌀 맥주인 잔나비 맥주를 선보인 바 있다. 영국, 미국, 베트남, 대만 등의 해외 양조장과 컬래버레이션 맥주를 양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양조 방식과 맥주 맛에 대해 탐구하고, 고릴라브루잉 맥주를 알릴 수 있었다.

▲ 폴 에드워즈 공동대표와 강동완 매니저. ⓒ라이프인
▲ 폴 에드워즈 공동대표와 강동완 매니저. ⓒ라이프인

에드워즈 대표는 아시아 각지에 고릴라브루잉의 장소를 만들어 부산의 맥주를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 특산물, 한국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맥주를 만들고, 그를 통해 부산, 나아가 한국의 문화를 알리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 그의 말에서 부산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에드워즈 대표는 "고릴라브루잉의 맥주와 공간, 음식, 고릴라브루잉에서의 경험을 통해 전 세계가 부산과 한국을 경험하길 바란다. 한국과 부산의 장점을 전 세계에 선보이고 싶다. 우리는 지역활성화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은 물론, 수출과 해외활동을 통해 한국과 한국의 발전을 다른 나라에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맥주가 단순한 주류가 아닌 지역의 문화를 담는 매개의 역할도 한다면, 궁금하지 않은가. 이처럼 부산을 사랑하는 이가 부산의 문화를 담아 만드는 맥주 맛은 어떠한지. 다음에 부산을 찾게 된다면 광안리해수욕장의 하얀 백사장을 즐긴 후 고릴라브루잉에서 맥주 한 잔 마셔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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