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공익활동 일자리 시각 바꾼다, '디딜자리 인턴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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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공익활동 일자리 시각 바꾼다, '디딜자리 인턴십'
디딜자리 날개를 달다, 일자리포럼 열려
  • 2021.08.20 17:00
  • by 김정란 기자
▲ 디딜자리 날개를 달다, 일자리 포럼 발제자들. 온라인 갈무리
▲ 디딜자리 날개를 달다, 일자리 포럼 발제자들. 온라인 갈무리

우리는 공익 일자리, 비영리 일자리가 꼭 필요한 일, 좋은 일이라고 어렴풋이 생각하지만, 사실 이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와 소셜밸런스가 20일 공익활동 일자리 확충을 위한 '디딜자리 날개를 달다, 일자리 포럼'을 비대면으로 개최해 직접 경험해 본 일자리가 참여자와 협력사업장에 주는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공익활동 디딜자리 인턴십'은 공익활동 전반에서의 인력 부족 현상 해결과 일 경험 제공을 하기 위해 진행된 서울형 뉴딜일자리 사업이다. 이번에 진행되는 포럼은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증대와 활성화를 위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서울형 뉴딜일자리 현황과 이슈를 점검하고, 개선책 마련과 장점 극대화로 사업 운영 고도화 방안도 마련할 목적으로 기획됐다.

두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첫 번째 세션은 공익활동 일자리의 현재를 서울형 뉴딜일자리 '공익활동 디딜자리 인턴십' 사업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두 번째 세션에서는 '공익활동, 일자리 문제의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공익활동과 관련된 일자리 정책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소셜밸런스 이영동 대표가 공익활동 뉴딜일자리 사업 현황 및 주요 이슈를 소개했고, 컨선월드와이드의 이준모 대표는 협력사업장을 대표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는 디딜자리 Bad&Good, 당사 송소연 기자는 당사자 인터뷰를 통해 참가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당사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공익활동 일자리'를 주제로 발제했다.

▲ 소셜밸런스 이영동 대표. ⓒ라이프인
▲ 소셜밸런스 이영동 대표. ⓒ라이프인

이영동 대표는 디딜자리 프로젝트 현황을 소개했다. 2020년에 시작된 디딜자리 인턴십은 비영리 단체가 가진 활동 예산의 부족이나 상근 활동가의 충원에 대한 어려움과 같은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해소를 목표로, 공익활동 단체에는 부족한 인적 자원을 지원하고 일자리가 필요한 참여자에게는 일 경험이나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지난해 비대면 면접 등을 통해서 모인 참가자는 온라인 방식의 역량 강화 교육을 받고 협력 사업장에 파견되는 방식으로 이 사업에 참여했다. 이들 중 84%가 인턴십이 끝난 뒤 '나는 활동가로 잘 성장했다'고 답했고, 전년도 참가자 중 47%가 현재 취업 상태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활동을 마친 후 "공익활동에 대해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 공익활동이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등의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협력 사업장 측에서는 "매칭이 잘 됐다, 활동가를 육성하는 것 자체가 보람 있었다, 자부담으로라도 참여하고 싶다"는 답변에 대한 긍정도가 높았다. 이 대표는 "공익활동 생태계 전체를 좀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프로젝트 이후에도 현재 단체에서 활동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분들, 공익활동가 섹터에서 활동하시겠다는 분들이 85%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협력사업장의 상황을 대변해 나선 이준모 대표는 "비영리단체가 일이 많아 사람을 제대로 뽑고 관리하는 것이 어려운데, 디딜자리 인턴십은 그 부분에서 큰 힘이 될 수 있어 의미 있는 일"이라며, "때문에 그 사람이 왔을 때 역할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잘 도와주기 위해 준비했다"고 전했다. 디딜자리 2회 모두 참여했다는 이 대표는 "국제개발 협력부서에 배정받았던 분이 일하시는 동안 다른 부서 일도 보면서 원래 본인의 강점인 마케팅 부서에 지원했고, 우리도 고용 기회가 있어 공정한 프로세스를 거쳐 선발할 수 있었다. 다음에 오신 분도 국제개발 부서에 오셨는데 충원 계획이 있었고, 역시 공정한 과정을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분들은 '주변에서 일하는 상근 활동가들을 보고 동기부여가 돼 나도 이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 또는 이런 직장이 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고, 저희도 조직의 일원으로 같이 일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 디딜자리가 말 그대로 디딤돌이 되어서 그들에게는 직장이라는 것을 얻게 해주고 저희한테는 좋은 양질의 그런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사전 직무교육의 필요성과 파견 기간이 좀 더 길어졌으면 좋겠다는 제언을 하며 발제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발제에는 참가자들을 직접 인터뷰한 당사 송소연 기자가 '당사자 시선으로 바라본 공익 활동 일자리'에 대한 발제를 하기도 했다. 송 기자는 "참가자들은 디딜자리를 통해 시민사회의 일을 경험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의 확대, 내 역량이 사회적으로 도움 된다는 보람을 느꼈고, 안정적 지원을 받아 좋은 성과를 냈다, 디딜자리를 통해 사회적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공익활동의 장에 자연스럽게 진입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면서,

앞으로 기대하는 바로는 "협력기관과 참여기관 매칭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공익활동에 대한 홍보를 해야 할 것 같다. 협력사업장이 고용 승계를 하게 되면 인센티브를 줬으면 좋겠다, 같은 조직에서 일하는데도 중간에 분절된 부분의 퇴직금 문제 등 행정을 넘어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대신 전했다.

▲ 청년하이파이브는 취업을 원하는 청년과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협력사를 매칭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SK하이닉스
▲ 청년하이파이브는 취업을 원하는 청년과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협력사를 매칭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SK하이닉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안연정 전 서울청년허브 센터장이 '공익활동으로 일자리 문제의 미래를 그리다', 대중소협력재단과 함께 진행된 청년 희망나눔 프로그램 관계자가 '청년 하이파이브 사례를 중심으로 한 2020년 일자리 문제 모범사례', 서울시 NPO지원센터 정란아 센터장이 '공익활동 일자리의 진화와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안연정 센터장은 지난해 현장에서 만난 레퍼런스로 ▲사회적 소수자가 지역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하나의 개인으로 받아들여질 것을 식당, 카페 등 일상에 가까운 가게에서 약속받아 지도에 표시하는 '차별없는 가게' 프로젝트, ▲MZ세대가 정치에 참여하도록 더 많은 정치인을 등장시키는 목적의 비영리단체 '뉴웨이즈',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시민이 직접 사회·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시빅(civic) 해킹'으로 모두를 위한 공적마스크 프로젝트를 진행한 '코드 포 코리아', ▲시민들이 유의미한 질문을 나누고 데이터를 이용 글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데 기여해 좋은 결과물을 보상하는 '데이터카우', ▲아시아 대도시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케이팝 포 플래닛', ▲동아시아 이슈를 공유하고 협업을 통해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는 시빅해킹 커뮤니티 '페이싱 더 오션(FtO)' 등이 '공익활동 일의 미래 시나리오'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안 전 센터장은 공익 일자리의 확장을 위해 ▲공익활동에 대한 규모있는 지원 ▲공익활동에 대한 정보, 지식, 실험과 활동의 기록이 공동생산되는 플랫폼 ▲규모있고 유연한 비영리 스타트업, 공익활동을 위한 커뮤니티, 프로젝트 지원 ▲국가 간 협력, 글로컬한 공익활동 지원 ▲디지털 공공재와 기술주권 관련 공익활동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대중소협력재단과 함께 진행된 청년 희망나눔 프로그램 관계자는 지난해 공익활동 일자리 모범사례로 SK하이닉스의 '청년 하이파이브'를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SK하이닉스의 교육 훈련, 우수 협력사 인턴십 기회를 제공해 실제 취업으로 연계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원자가 11000명이 넘어섰고 이 중 284명이 정규직 일자리를 찾았다.

이 관계자는 "SK그룹에서 이해관계자를 협력사뿐 아니라 사회, 주주, 고객이라고 규정하고 협력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협력사의 인지도가 떨어져 인력수급이 문제가 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여기에 집중하다 보니, 우리 사회에 청년 실업이 심각한 것과 연결해 플랫폼 비즈니스를 운용하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프로젝트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의 모델이었던 고용디딤돌은 기업도 자발적이지 않고, 참가자도 원하는 곳에 매칭되지 않아 협력사도, 취업 청년도 목표에 미달됐다"고 말했다. 청년 하이파이브 프로젝트에서는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AI(인공지능) 적성 검사, 면접관 교육 등을 실시하고, 참가자들의 빠른 적응을 위한 7주간의 사전 교육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1년 미만 퇴사율이 70%에 달하는 데 비해 조기퇴사율도 낮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실수요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지속이 가능하며 플랫폼 비즈니스로 교육 커리큘럼의 변경과 개선을 통해 모델의 지속적 확장이 가능하고 정부 및 공공부문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이 확장,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제언했다.

서울시 NPO지원센터 정란아 센터장은 '공익활동 일자리의 진화와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비영리조직의 일자리는 관련 정책 부재와 이해 부족,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접근 부족, 지원정책에 이어 영리-비영리 간의 차별, 혜택 적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특히 "4대보험 등을 일반 기업과 똑같이 부담하는데도 영리 영역과 비영리 영역의 지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비영리 일자리 확장을 위해서는 "비영리 일자리 플랫폼 구축, 영리와의 일자리 지원 격차 완화,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공익활동 지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 센터장은 "미국과 네덜란드는 비영리단체 정부 보조금에서 인건비 지출을 문제로 삼지 않지만, 한국은 보조금 내 사업비에서 인건비 지출을 터부시하고 반발이 많다. 때문에 인건비를 그 사람의 생활 영위를 위한 인건비가 아닌, 사업 수행을 위한 직접 비용으로 보는 시각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지방보조금법 개정이 있었지만,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단체가 이것을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다고 얘기해 이와 관련한 명확한 제도적 근거가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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