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Next Level을 위해 필요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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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Next Level을 위해 필요한 '이것'
결속은 사회적경제의 무기, 돈으로 엮인 '돈맹'으로 규모화 실현 필요
장대철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인터뷰
  • 2021.07.07 10:06
  • by 송소연 기자
▲ 아이돌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현실과 가상 세계를 융합한 '에스파'. 사회적경제는 '넥스트 레벨'로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SM
▲ 아이돌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현실과 가상 세계를 융합한 '에스파'. 사회적경제는 '넥스트 레벨'로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SM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 사회적경제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지난 5월 장대철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와 '청년자립지원센터 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연구진들은 '서울시 사회적경제 정책성과 평가 및 활성화 정책방안 수립 연구'를 통해서 주요 성과를 정량적으로 정리하고, 사업별 변화를 정성적으로 분석해 중장기 정책방향과 사회적경제의 비전을 제안한 바 있다. 연구를 진행한 장대철 교수를 만나 서울시 사회적경제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아갈 10년을 살펴봤다.  장 교수는 현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전문위원회,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육성전문위원회 전문위원, 사회적 금융기관인 (재)밴드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숫자로 보는 서울시 사회적경제의 지난 10년(2011-2020)

2019년 기준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의 사회적경제인 수는 약 174만 명이며, 최근 9년간 서울시 전체 사회적경제조직은 약 5만 개였다. 최근 10년간(2011-2020) 서울시 사회적경제 조직 수는 6.8배, 고용은 2.3배, 매출은 4.4배, 서울시 GRDP(지역내총생산)에서 사회적경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배 성장했다.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클러스터 공간은 2016년 7개소에서 2018년 13개국 지역구 13개소로 약 1.8배 증가해 174개 기업이 입주했다. 최근 8년간 서울시 공공구매 중 사회적경제 기업 구매의 연평균 성장률은 26%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20년 실적은 약 1,847억이었다. 2019년 말 기준 사회투자기금은 804억 원 규모로 조성되어 426개 기업, 총 841억 원 융자를 통해 2,402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604채의 사회주택 건설을 지원했다.

▲ 서울시 사회적경제 정책성과 평가 및 활성화 정책방안 수립 연구.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 서울시 사회적경제 정책성과 평가 및 활성화 정책방안 수립 연구.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광야로 걸어가 새로운 문을 연 10년

▲ 장대철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 장대철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사회적경제는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 이후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정부 지원으로 추진됐다. 장 교수는 2008년 무렵 '하자센터'와의 인연으로 사회적기업을 접하며 사회적경제의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그 당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정부, 기업, 비영리로만 인식되었다. 사회문제는 점점 더 복잡하고 다양해져 이를 해결할 주체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이름이 무엇이든 그 역할은 계속 커질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Q 과거 사회적경제의 가능성을 확신했던 만큼 '서울시 사회적경제 정책성과 평가 및 활성화 정책방안 수립 연구'를 통해 그간의 10년을 돌아보며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10년간 놀라운 양적, 질적 성장이 있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국정과제로 채택되고, 청와대에 '사회적경제비서관'이 신설됐다. 사회적경제 기업은 생존했고 역량도 성장했다. 그동안 해결하기 쉬운 문제는 해결했다. 이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남아 있다.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한데, 혁신하기 위해서는 다른 차원의 역량과 시간이 요구된다. 그동안의 해결 방식은 기존의 솔루션을 일부 개선하거나 개별 기업을 규모화 하는 측면이 강했다. 본질을 해결할 만큼 충분했는지에 대해 아쉬움은 있다. 그 아쉬움을 사회적경제 2.0에 담는 것이 핵심이며, 이를 위해 '진짜' 연대와 '진짜' 혁신이 필요하다.

​Q '진짜' 연대 '진짜' 혁신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궁금하다.
기금 1억 원을 만드는 시도를 했는데, 100만 원씩 100명을 모으기가 힘들었다. 사회적경제는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포용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가치를 합치려는 시도에서 오류가 생긴다. 달라도 연대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MOU로 맺어지는 '동맹'보다 돈으로 맺어지는 '돈맹'은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묶일 수 있는 방법이다. 사회적경제가 비영리와 구분되는 부분이 추구하는 가치는 달라도 돈으로 엮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영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시민자산화도 '돈맹'의 하나로 볼 수 있으며, 자산을 넘어 사업으로도 연결되어야 한다. 생존, 성장에 대한 의지가 연대로 발현되어야 한다. 

Q 말씀하신 '연대의 혁신'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경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 같다. 사회적경제의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면?
지역과의 연결성이다. 프렌차이즈 커피숍을 이기기 위한 차별화 전략은 질적으로 다른 카페를 만드는 것이다. 일상적 삶과 연결되는 관계는 사회적경제의 중요한 차별성이자 혁신 포인트다. 일상 속 관계는 니치(Niche, 틈새) 마켓으로 사회적경제만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Q 사회적경제의 성장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청년들의 '사회적인 것' 대한 관심과 정부의 역할이 컸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장단점이 있지만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를 했다. 사회는 다양한 가치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주류 경제에서 ESG로 터졌다. 청년들은 높은 의식과 열정을 가지고 사회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성장'이다. 개인의 성장을 통해 얻게 되는 경제적 보상과 더불어 사회적 이슈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회적경제는 이 두 가지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최적화된 곳이다. 

​Q 사회적경제 앞으로 10년에 대해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사회적경제를 대표할 수 있는, 개별 기업의 브랜드가 아닌 생태계를 나타내는, 멋진 브랜드가 하나쯤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브랜드다. 브랜드는 가치를 포함한다. 결국, 가치소비를 넘어 브랜드로 소비되어야 한다. 또한, 연대의 혁신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잘' 싸워야 한다. 가치 체계가 다르면 대화를 하지 않고, 싸우지도 않는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진심의 과정이 필요하다. 잘 싸워야 하는 이유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장 교수는 현재 사회적경제가 마치 "볼빨간사춘기" 같다고 표현했다. 사춘기처럼 돌아보니 갑자기 커져 있다. 보호받던 어린이가 이제 모든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사회적경제 10여 년의 세월은 이런 희망을 만들었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힘겹게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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