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청년, 땅에 뿌리내리고 꽃 피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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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청년, 땅에 뿌리내리고 꽃 피우려면
서울하우징랩, 6월 10일부터 2주간 하우징 페스티벌(HOUSING FESTIVAL) 2021 개최
첫 프로그램 주거 컨퍼런스 열려
첫 번째 청년 섹션 진행
  • 2021.06.11 11:18
  • by 전윤서 기자

서울하우징랩은 주거를 주제로 만들어진 커뮤니티 공간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운영하고 있으며 주거 문제의 대안을 찾기 위해 시민, 사회적기업,  민간단체와 함께 실험과 놀이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하우징랩은 '하우징 페스티벌(HOUSING FESTIVAL) 2021'을 개최했다. 6월 10일부터 2주간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주거, 복지, 정책 전문가들이 모여 현재 1인 가구 주거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솔루션 인사이트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 첫 번째 프로그램은 주거 컨퍼런스이다. 생애주기 또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1인 가구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 정책에 논의를 이어가는 자리였다. 

▲ 1인 가구 증가 추이 ⓒ국토연구원 박미선 주거정책연구 센터장.
▲ 1인 가구 증가 추이 ⓒ국토연구원 박미선 주거정책연구 센터장.

35년 전 국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7%였다. 하지만 1인 가구는 급격하게 증가해 2019년 기준 600만 가구를 넘어섰다. 9.3배 증가한 수치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후반, 50대 후반에서 1인 가구는 증가 폭은 더 도드라졌다. 전 세계적으로도 1인 가구 증가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총론 발제를 맡은 국토연구원 박미선 주거정책연구 센터장은 "도시화, 소득증가뿐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 대한 열망이 상승하고 있다. 개인적 가치 존중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또 여성들의 교육 수준 향상, 성 평등 의식 확대, 성별 기대 여명의 차이 등으로 노인가구 증가 등 복합적으로 결합된 결과이다."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1인 가구의 경제 사회적 특징으로 저학력, 고용상태 불안정을 꼽았다. 더불어 젊은 1인 가구의 경우 수도권 도시지역 몰림, 수도권 외 도시지역의 경우 중장년층 1인 가구 도드라짐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별, 지역, 직업 등에 따라서 상이한 요구, 고독, 빈곤, 돌봄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어 동일한 정책은 위험하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의견이다. 또한 젊은 층의 고독사 문제도 꼬집으며 고독사 방지와 장례비 지원을 위해 지자체가 조례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국토연구원 박미선 주거정책연구 센터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화면 갈무리
▲국토연구원 박미선 주거정책연구 센터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화면 갈무리

1인 가구 청년은 54.6%, 중장년층은 39.5%, 노인은 20.8%가 월세에 거주 중이었다. 소득에서 임대료를 부담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소득이 적은 노인 가구는 월 소득의 31.3%를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청년과 노인은 월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주거비 과부담 가구였다. 성별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여성 1인 가구는 남성 1인 가구에 비해 소득이 낮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주거비 부담이 높았다. 반면 남성 1인 가구, 특히 남성 50대의 경우 최저 주거기준 미달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박 센터장은 이에 정책적으로 연령대에 따른 대응 방안 제안의 필요성, 가구 소형화에 따른 주거정책, 차별화된 주거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일렀다. 또한 기존 정상 가족이라는 정형화된 틀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으며, 중장년 남성에 대한 관심 요구,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용적인 주거 정책을 위해 UN-Habitat에서 제시하는 주택 정책의 주안점을 준거로 1인 가구 주택정책 수립 방향을 제안했다. 적정한 주택공급, 비공식 주거지 개선, 지불 가능한 저렴한 주택, 포용성, 주택 정책의 통합성, 1인 가구의 자립과 상향이동을 위한 주거 상향이동 지원을 1인 가구 정책 수립이 그 원칙이다.

▲ 서림동 셰어하우스 쉐어원 1층에 자리한 혼자 '잘' 살기 연구소. ⓒ혼자 '잘' 살기 연구소
▲ 서림동 셰어하우스 쉐어원 1층에 자리한 혼자 '잘' 살기 연구소. ⓒ혼자 '잘' 살기 연구소

생애주기 주거 컨퍼런스의 첫 번째 섹션은 청년이다. 컨퍼런스 발제는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중식 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1인 가구 문제에 대해 알기 위해 리빙랩을 만들었다. 고시촌으로 잘 알려진 신림동에 혼자 '잘' 살기 연구소를 마련했다. 연구소는 2020년, 노후화된 원룸을 서울시가 구입해 셰어하우스로 활용하는 서림동 셰어하우스 '쉐어원' 1층에 자리 잡았다. 이 교수는 "청년들의 생애주기에 있어 신림동을 주요하게 봐야 하는 곳이라 생각했다. 더불어 코리빙(공유주택)은 대안적 측면을 제공하고 있어 살펴보려고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혼자 잘 살기 연구소가 관찰한 내용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 교수는 청년 1인 가구의 특징으로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가족의 와해와 더불어 시민성이 와해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지난 1년 동안 셰어하우스에서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스피커 그리드라는 프로젝트로 개인실에 놓인 스마트 스피커의 연결을 통해 커뮤니티 형성을 돕는 에이전트를 만들어 공동체가 형성되는 모습을 발견하고, 프리핸션 프로젝트로 공용공간의 설치된 센서의 데이터로 공간 점유를 예측해 협소한 셰어하우스에서 확장된 공간감을 제공했다. 

▲ 스피커 그리드 프로젝트. ⓒ혼자 '잘' 살기 연구소
▲ 스피커 그리드 프로젝트. ⓒ혼자 '잘' 살기 연구소
▲ 프리핸션 프로젝트. ⓒ혼자 '잘' 살기 연구소
▲ 프리핸션 프로젝트. ⓒ혼자 '잘' 살기 연구소

이 교수는 기존의 공공임대주택의 한계를 제언했다. 공공에서 공급하는 청년 주택은 사업성 때문에 공급물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초소형 주택에만 집중됐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세권 청년 주택은 주변 시세의 30~95%의 임대료로 공급하지만, 현실은 저렴하지 않아 공실률이 높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이 교수는 보다 나은 셰어하우스를 위해 정상 가족의 기준 변경, 공간 선택지의 투명성과 체계화, 소유를 위한 계단 마련, 대규모 공급 지양, 건설사 편이를 견제하고 사용자 눈높이로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인 가구는) 내용적인 측면도 변화했다. 영화도 밥도 여행도 혼자. 혼삶 스타일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지나친 사회관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크다. 회사 내 회식이나 가정 내 가부장제에서 자신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해졌다. 또한 IT의 발달로 개인들의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했다. 남들이 필요하지 않은, 자기 주도적인, 강력한 개인이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섹션 토론에는 ▲사회주택 전문기업 (주)어울리 김수정 대표 ▲함께주택협동조합 김명훈 팀장 ▲민달팽이유니온 지수 활동가 위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사회주택 전문기업 (주)어울리 김수정 대표, 주거 품질과 관련해 발언했다. 청년들의 주거 문제와 관련해 주거 선택권, 주거비 부담 가능성, 주거 안정성 등 세 가지 측면의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는 주거 기본법이 있다. 최저 주거 기준을 설정해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게 된다. 그러나 면적에 대한 기준만 있고 생활상의 채광, 방음, 가구 등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 면적도 1인당 14m² 즉, 4.2평이다. 유도 주거기준(적정주거기준)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최저주거기준상향. 유도 주거기준을 마련해 전체적인 주거 기준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함께주택협동조합 김명훈 팀장은 "청년 주거가 '꽃을 피우면 땅에 심어줄게' 같다. 꽃을 피우면 땅에 정주할 수 있게 해준다는 느낌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팀장은 높은 보증금, 근로소득으로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 따라서 발생하는 정주성에 대한 한계에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더불어 커뮤니티는 억지로 만든다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며 정주 기간을 늘려 2년 이상 한 지역에 거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1~2인 가구를 소화할 수 있는 주택이 최소 기준이 되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민달팽이유니온 지수 위원장은 초기비용 절감, 대안 주택의 필요성에 관해 얘기했다. 지수 위원장은 "활동하면서 직접 만난 청년 1인 가구들의 삶은 언론에서 말하는 '영끌 해서 집 산다', '신혼부부도 종부세를 낸다'는 청년들의 모습과는 달랐다. 현장은 정주권, 안전 등 자기 삶의 안정을 찾기 위해 원하는 욕구들이 있다. 1인 가구가 자기 삶에 안정을 느끼는 가장 큰 욕구는 5평 원룸 너무 작다는 거다."라며, "이제는 고시원을 고시원으로 부르면 안 된다. 고시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한국에서 자기가 부담 가능한 집의 수준이 고시원이다. (...) 한정된 주거비로 살아야 한다면 충분히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더 나은 주거 실현을 피력했다. 

지수 위원장은 호주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호주는 세입자의 보증금을 국가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Fair Trading)에 예치하고 계약 만료 후에 돌려받는다. 보증금 미반환과 관련한 사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임대인의 손해를 방지하는 것이 보증금이다. 하지만 임대인의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보증금이 쓰이고 있지 않나. 보증금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세입자의 권리를 지키는 공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우징 페스티벌 2021은 6월 16일 한국, 미국, 일본, 싱가폴,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청년들이 바라보는 주거 문제를 각국 청년들과 논의하는 Hey, townwes. 서울하우징랩 카페에서 주문한 음료와 함께 제공되는 주거 이슈 문제가 적힌 컵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Choose ONE 골라주세요 캠페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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