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ESG, 위협 아닌 기회로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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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ESG, 위협 아닌 기회로 만들려면?
2021 함께하는기업 CSR국제콘퍼런스 26일 열려
  • 2021.05.27 00:45
  • by 김정란 기자
▲ 26일 CSR국제콘퍼런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라이프인
▲ 26일 CSR국제콘퍼런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라이프인

ESG(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 위협일까, 기회일까? 기업들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과제로 ESG라는 개념이 떠오르면서, 새로운 물결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뒤섞인 상황이다. 앞으로 ESG가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이고,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며 이를 맞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투데이가 주최한 2021함께하는기업 CSR국제콘퍼런스가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공헌에서 상생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제프리존스 미래의동반자재단 이사장이 'ESG: The New Reality'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았다. 이어 문국현 뉴패러다임인스티튜트 창립회장과 이형희 SK SUPEX추구협의회 SV위원회 위원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문 회장은 ▲ESG:초일류 장수기업들의 고성과 비결, 이 위원장은 ▲지속가능경영의 중심, ESG를 주제로 발표했다.

제프리 존스 이사장은 ESG에 대해 "노 초이스(No Choice)가 된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CSR은 의무감이 없었지만 ESG는 주가와도 관련이 있고, 소비자들에게서도 끊임없이 요구받게 될 것"이라며, 과거 우리가 알았던 개념인 CSR은 의무감이 없었지만, ESG는 각종 규제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ESG 중 소셜(Social)이라는 개념은 특히 굉장히 넓다"며, "일하는 환경, 직원의 건강과 안전, 인적자원개발에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E, 즉 환경 외에도 ESG에 관련한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면, 다양하고 넓은 범위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국현 회장은 "올해 EU는 공급망 실사에 대한 의무조항이라는 새로운 법을 통과시킨다"며 "그런데 우리는 이 조항을 2030년에 실시하려고 생각하고 있는 조항"이라고 말했다. EU의 조항에는 한국 기업 태반은 위배되는 상황이 오리라는 것. 또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은 두 번째 장벽인 탄소관세장벽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연구를 빗대 "ESG는 초일류기업들의 DNA와도 같다. 구성원들과의 공감과 겸손, 신뢰 등이 초일류기업들의 조건이었다"며 어렵더라도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참여한 연사들은 ESG가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는 점을 공통으로 강조했다. 이형희 위원장도 "지난해 SK가 Re100(재생에너지만 사용하겠다는 환경캠페인)을 선언했는데 많은 고통이 있었다. 신재생 에너지만 100% 쓰려면 비용이 상당히 늘어나다 보니 내부의 반대도 많았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미루면 완전히 회피할 수 있느냐'고 했을 때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기업 입장에서 비용을 감내하면서도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그래서 결국 강 건너 불을 내 발등의 불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야 끌 생각하고 문제 본질을 바꾸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해, 잠시 미뤄둔다고 사라져버릴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 CSR국제콘퍼런스에서 토론 중인 패널들. ⓒ라이프인
▲ CSR국제콘퍼런스에서 토론 중인 패널들. ⓒ라이프인

이어 열린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CSR과 ESG의 역할과 미래를 주제로 한 패널토론에는 김상훈 교수가 좌장을 맡고, 윤성혁 산업통상자원부 과장, 김공덕 한국공항공사 사회가치추진실 실장, 민희경 CJ제일제당 사회공헌추진단장, 정유진 트리플라잇 공동대표가 참여해 이야기를 나눴다.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현재 ESG를 위한 준비를 해나가는 과정에서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함께 'ESG워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업들은 현재 대형자산운용사 등이 ESG에 대해 강한 압박을 하면서도 표준화된 지표가 없고, 다양한 지표가 난립하는 것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김공덕 실장은 "아직 ESG평가 방법에는 이견이 있는 것 같고, 세계 회계법인들이 표준화를 위한 노력하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결국 평가가 나온 것에 연연하기보다 우리가 어떤 산업에 있어 어디가 부족한지 모니터링하고, 장기적으로 보완해 기업의 ESG를 한층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윤 과장은 한국 기업들의 ESG 대응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했다. "산업자원부는 '기업의 평가 부담을 줄여주는 것, 평가는 민간시장이 주도하는 것, 정부가 규제보다 인센티브 차원에서 접근해야겠다는 것, 우리기업이 해외 주요지표에 불이익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글로벌한 지표의 가이드라인 제공하기 위한 K-ESG 지표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을 위한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런 이유다. 현재 어떤 ESG 평가에서는 사외이사가 15년 이상 일하면 가산점 받는데, 우리는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가 2년이어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어떤 지수는 인종다양성을 평가하는데 우리는 국민 구성상 기본적으로 불리하다. 평가지표 자체가 우리기업 환경, 법, 제도와 괴리된 측면이 있는데, 현재 표준화 논의가 적극적인 상황인 만큼 정부가 적극 참여해 우리 법제도에 맞는 표준이 나오도록 입장을 개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희경 단장은 ESG '워싱', 즉 ESG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에 관한 오해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CJ는 Re100선언을 아직 못 혹은 안 했다. 예를 들어 한 해외 사업장에서 한 마을에 조그만 발전소를 우리가 돌려서 인근 마을 전력을 공급한다. 우리가 재생에너지를 쓰려고 하니까 마을 인근에서 자기네 것도 다 바꿔 달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여러 문제 나와서 못했다. ESG와 관련한 어떤 선언을 한 기업들도 의도적은 아닌데 선언하고 보니 '아, 이거 어렵게 됐구나'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요새 기업은 평판이 중요해서 처음부터 '이렇게 해도 모를 거야'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선언한 것을 어겼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늦게 가더라도, 제대로 가야 한다는 것에서 워싱은 중요한 문제"라며, "요즘에는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고, 우리가 '진정성 있다'고 하는 것보다 사회에서 인정받는 진정성이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워싱은 부작용이 더 크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에 대한 책임 정도였던 CSR에 비해 ESG는 투자자들의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눈속임으로 이를 피하려고 할 경우 오히려 금융기관,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기업으로서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워싱에 대한 오해에서 벗어나려면, 자신들이 하려는 다양한 노력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면서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유진 대표는 "기업들이 소비자,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한 소통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10을 목표로 했는데 올해는 3밖에 못했다. 내년엔 5만큼 하겠다는 방식의 소통이 필요한데 우리 기업들은 아직 이걸 무서워하는 것 같다. 목표를 잘 지키지 못했다면, 지역관계자, NGO 등을 참여해서 목표를 정하는 것도 좋다. 목표를 같이 정하면, 참여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많은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서 보여주고, 그들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고도화시키는 과정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투명한 의사소통을 통한 신뢰 구축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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