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마, 우리동생①] '반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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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마, 우리동생①] '반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해 
  • 2021.05.06 16:04
  • by 정애경(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이사)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 인구가 1,500만 명을 돌파했다. 638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사회이다.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다양한 생명과 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맞닿고 있는 지금. 곳곳에서 반려동물 유기, 학대, 비윤리적 분양 등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마하트마 간디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서 그 나라의 수준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구의 생명 모두가 존중받고 행복한 사회가 도래해야 비로소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우리동생)은 '반려동물은 물론 지역사회 동물과 반려인들이 더욱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데에 보탬이 되자'라는 소셜 미션을 가진다. 라이프인은 우리동생의 정애경 이사와 함께 반려동물과 더불어 잘 사는 법을 들여다보려 한다. 아프지 마! 우리 동생! [편집자 주]

 

얼마 전 한 구조단체의 유기동물 입양홍보물에서 이런 문구를 보았다.

"아이 정서에 좋아서가 아니라, 동물이 좋아서 입양하시는 분을 찾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통계에 따르면, 2019년에만 13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했다. 여기에 시민, 동물보호 단체들이 구조한 동물들의 숫자까지 더한다면 한 해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동물은 13만 마리+알파. 이처럼 해마다 무섭게 증가하는 유기동물 수 때문에 오늘도 온라인에는 입양 홍보 글이 넘쳐난다. 오죽 치열했으면 '입양시장'이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 까다로운 입양 절차. ⓒ경기도

이런 급박한 상황임에도 입양심사는 까다롭다. 입양신청서의 작성 사항은 많고, 생활하게 될 집까지 사전점검하는 경우가 있다. 입양을 보낼 때마다 수많은 조건을 확인하고, 따지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구조단체의 유기동물 입양홍보물 문구에 자꾸 공감이 가는 건 나 역시도 비슷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14년째 반려견과 살다 보니 입양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종종 받는 질문이 있다. "아이 정서에 좋을 것 같아서 입양하려고 하는데 개와 고양이 중 어떤 동물이 나을까요? 동물을 키우고 있으니 조언 좀 해주세요."

아이가 있는 가구들이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장 많은 이유는 '아이 정서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와 '책임감이 높아진다고 해서'이다. 정서에 도움이 된다고 입양했지만 아이가 금방 싫증을 느껴서, 아이가 동물을 잘 돌보지 않아서, 부모는 동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등이 아이와 함께 사는 가구들의 파양 이유이기도 하다.

입양과 파양의 이유가 맞닿아 있는 상황을 빈번하게 접하면서 '입양 이유와 목적', '반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 "입양을 고민할 때, 어떤 동물을 키울 것인지 보다는 '어떤 반려인이 되어야 할지를 먼저 고민하고 시작하는 것'이 당신 위해서도 동물가족을 위해서도 옳다."
▲ "입양을 고민할 때, 어떤 동물을 키울 것인지 보다는 '어떤 반려인이 되어야 할지를 먼저 고민하고 시작하는 것'이 당신 위해서도 동물가족을 위해서도 옳다."

우리는 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걸까?

'필요'라는 이름으로 형편없는 환경의 동물공장에서 '생산'돼, '경매'시장을 통해 '펫숍'으로 유통된다. 이런 험한 과정을 거쳐 온 동물들은 사람과 더불어 살기 시작하면서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 사회구성원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가족이라고 말하지만 어딘가에서 샀고, 유기동물을 입양했더라도 이전에 누군가는 샀을 것이다. 반려는 모순에서 시작된다.

그러니 우리가 동물을 단순한 도구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그 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어떻게 이행할지가 중요하다.

입양을 고민할 때, 어떤 동물을 키울 것인지 보다는 "어떤 반려인이 되어야 할지를 먼저 고민하고 시작하는 것"이 당신 위해서도 동물 가족을 위해서도 옳다. 애완동물로 시작해 반려동물이 되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동물의 복지는 사람의 복지를 앞설 수 없을 것이라는 한계를 잊어서는 안 된다.

입양은 시작을 의미하지만, 마지막 헤어짐까지 고민하고 시작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는 시작이 쉬우니 끝도 쉬운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렇지는 않다. 그리고 그 마지막이 쉽지 않을수록 동물과 함께 살았던 우리 삶도 또 다른 의미로 기억될 것이다. 


정애경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이사)

반려생활 14년차 반려인으로 3마리의 반려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동생(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동생은 2,300여 명의 조합원들과 동물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마포구와 강남구에 '우리동생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역활동으로 반려문화를 성숙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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