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지역이 '상생'하는 비즈니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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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지역이 '상생'하는 비즈니스란
23일, 서울시 '넥스트로컬' 2기 성과공유회 개최
  • 2021.04.24 17:54
  • by 노윤정 기자
▲ 23일 '넥스트로컬' 2기 성과공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넥스트로컬 2기에 참여한 차미연 하다컴퍼니 대표·이상열 상상구르메 대표·정다솜 모노무브 대표·장진호 푼타컴퍼니 대표, 넥스트로컬 전문가 멘토인 이승연 존쿡델리미트 전무. 온라인 화면 갈무리.
▲ 23일 '넥스트로컬' 2기 성과공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넥스트로컬 2기에 참여한 차미연 하다컴퍼니 대표·이상열 상상구르메 대표·정다솜 모노무브 대표·장진호 푼타컴퍼니 대표, 넥스트로컬 전문가 멘토인 이승연 존쿡델리미트 전무. 온라인 화면 갈무리.

서울 청년들이 지역에서도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서울과 지역이 상생할 수 있도록. 지난 2019년 서울시는 서울 청년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주고 서울과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비즈니스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넥스트로컬(Next Local) 사업을 시작했다.

넥스트로컬 사업은 서울 청년들이 지역의 사람, 자원과 연계하여, 지역문제를 해결하면서 창의적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지역 현황을 파악하고 지역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해가는 '지역 자원 조사' 기간을 거쳐 '창업 교육'을 지원받으며 비즈니스모델을 수립하게 된다.

1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2기 프로젝트 '로컬과 함께하는 미래, 청년×비즈니스를 담다'가 시행됐으며, 홍성·평창·영월·의성·경주·합천·고성·고창·영광·나주·강진·목포·제주 등 13개 지자체가 넥스트로컬 사업에 함께했다. 선발 지원자 256팀 469명 중 총 25팀이 신규 사업자를 설립하고 총 89종의 상품 개발, 16회의 크라우드펀딩 진행, 16회의 기술 이전 및 특허 출원과 같은 사업적 성과를 달성했으며, 지역 내 업무협약 체결 39회, 사업장 이주 12팀, 거주지 이주 8명, 지역 내 고용 4명 등의 지역적 성과도 남겼다. 이처럼 고무적인 성과를 달성하며 지난 2월까지 약 8개월간 진행된 2기 프로젝트를 돌아보는 '넥스트로컬 2기 성과공유회'가 23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성과공유회 첫 번째 섹션에서는 분야별 창업팀의 성과 발표가 이어졌다. ▲지역 내 자원조사를 통한 사업 발굴 ▲지역 내 정착을 통한 사업 실행 ▲지역 간 확장을 통한 사업 성장 등 3개 분야 6개 팀이 사례를 공유했다.

#.지역 내 자원조사를 통한 사업 발굴-마스플래닛(의성), 사라곤콘텐츠랩(나주)

▲ 전창호 마스플래닛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전창호 마스플래닛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넥스트로컬 사업을 통해 농가에서 버려지는 양파로 만든 '양파 카라멜라이징(캐러멜라이징)' 등 4가지 신제품을 개발한 마스플래닛의 전창호 대표는 지역 자원 조사와 피드백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과정을 설명했다. 전창호 대표는 "버려지는 마늘쫑으로 페스토를 만들어서 판매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농가에 마늘쫑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농가가 굳이 버릴 마늘쫑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다른 방향을 고민하던 중에 양파 농사를 하시는 분께 많은 양파들이 과잉생산, 등급 외 상품 판정으로 폐기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새로 발굴한 사업 아이템이 바로 '양파'였다. 이후 마스플래닛은 양파 카라멜라이징 제품을 개발했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농산물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플리마켓 판매,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며 제품을 완성해갔다.

▲ 김태수 사라곤콘텐츠랩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김태수 사라곤콘텐츠랩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김태수 사라곤콘텐츠랩 대표는 나주 지역 전승설화를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로 만든 사례를 전했다. 넥스트로컬 사업에 참여하며 나주를 사업지로 선택한 김태수 대표는 지역 자원 조사 과정에서 관내 4~11세 아동의 교육 기회가 적고 혁신도시에 새로 이주해온 주민들은 나주라는 지역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문제를 발견했다. 그에 따라 지역 설화를 활용하여 아동용 문화·예술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

사라곤콘텐츠랩은 설화 콘텐츠 조사, 소비자 피드백, 지자체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전국의 설화를 먹고 사는 도깨비 '팔도깨비'라는 캐릭터와 세계관을 탄생시켰고, 지금까지 15개의 설화 기반 대본, 애니메이션 1편과 인형극 2편을 제작했다. 김태수 대표는 지역 자원 조사 과정을 통해 지금과 같은 비즈니스모델을 확립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지역 설화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보유한 나주 대표 키즈 콘텐츠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지역 내 정착을 통한 사업 실행-초록코끼리(홍성), 오두제(제주)

▲ 김만이 초록코끼리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김만이 초록코끼리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넥스트로컬을 통해 홍성에 정착한 김만이 초록코끼리 대표는 친환경 밀키트 유통, 영상·미디어 콘텐츠 제작, 지역사회 네트워킹 활동 등의 부문에서 성과를 올렸다. 초록코끼리는 당초 못난이 농산물(비규격 농산물) 유통을 지원하는 B2B 플랫폼을 비즈니스모델로 상정했다. 하지만 김만이 대표 역시 지역 농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농가의 현황과 필요를 다시 파악하고 밀키트 유통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었다.

김만이 대표는 "우리 농업, 농촌의 숨겨진 가치를 소비자에게 가감없이 전하자"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으며, "왜 이렇게 어려운 길을 택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어떤 한 가지 아이템을 시도하고 그것이 실패했을 땐 지역을 떠나야지, 이런 마음이었으면 달랐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역에 뿌리내리고 살려는 마음이었기에 힘들어도 장기적으로는 지금 가는 길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 정지솔 오두제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정지솔 오두제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제주 지역에 정착한 오두제 정지솔 대표는 어떨까. 정 대표는 '관광지' 제주에 적합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며 지역 자원을 조사하다가 주민들을 통해 제주를 '터전'으로서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시작한 사업이 바로 머들(돌무더기를 뜻하는 제주어) 프로젝트다.

머들 프로젝트는 제주 색이 잘 드러나는 오브제인 머들과 그에 얽힌 돌 문화를 알리는 프로젝트로, 머들을 이용한 크레용, 머들과 제주 돌 문화 이야기를 담은 책 등을 선보였다. 정 대표는 오두제에 대해 "제주에 대한 새로운 시선, 제주에 대한 가치를 디자인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하며 "그런 지향점을 갖고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그게 오두제라는 브랜드의 차별성이 되었고 제주도민들에게도 호응을 받았다. 그게 8개월간 사업하면서 거둔 가장 큰 성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 간 확장을 통한 사업 성장-더대시(고성), 바닐라컴퍼니(목포)

▲ 김학준 더대시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김학준 더대시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더대시 김학준 대표는 드론을 활용한 농경지 방제 서비스 '드로니아'를 개발했다. "작더라도 빠르게 성장 중인 시장을 찾아서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보자"는 목표로 발견한 시장이 바로 드론 방제 시장이었던 것. 특히 김학준 대표는 드론 방제 지원 ICT 서비스가 부재하다는 데 집중하여 사업을 기획했다.

더대시는 넥스트로컬에 참여하면서 서비스의 효용성을 테스트하고 서비스 유효지역을 발굴했다. 특히 현지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두협의에 기반한 계약의 불이행 문제, 증빙 방안 부재 등 미흡한 보고 체계, 작업 분배 빛 관리·감독의 어려움 등 문제점을 도출하고, 방제단과 방제사를 연결하고 업무 자동화를 지원하는 드로니아 서비스를 개발했다. 김학준 대표는 "넥스트로컬에 참여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시장에 직접 들어가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가설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제품을 기획하고 출시까지 할 수 있었다"고 사업 참여 소감을 전했으며, 고성에서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하여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박문희 바닐라피크닉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박문희 바닐라피크닉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마지막으로 박문희 대표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지역을 소개하는 로컬 트립 업체 바닐라피크닉의 사례를 발표했다. 박문희 대표는 설문을 통해 정보 부족과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로컬 방문의 장벽이 된다는 것을 파악했으며, "지방여행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고 현지인과 외래 여행객을 연결해서 안심하고 깊이 있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고 사업 취지를 전했다.

이에 따라 넥스트로컬에 참여하면서 접근성이 높고 도보로 주요 관광지 이동이 가능하며 식도락, 근대 역사 문화 자원과 유려한 자연경관 등 자원이 풍부한 목포 지역을 선택했고, 지역 자원 조사 기간 동안 지역에서 최대한 많은 가능성을 파악하고자 실제 여행객처럼 다니면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갔다. 이를 통해 지역청년과 함께 하는 안심 여행, 로컬크리에이터와 함께 하는 로컬 트립 등의 여행 상품을 개발했고, 해당 모델을 목포 지역에서 안정화한 후 다른 전라도 지역 내 거점 도시로 확장할 계획이다.

▲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온라인 화면 갈무리.

두 번째 세션에서는 푼타컴퍼니 장진호 대표, 모노무브 정다솜 대표, 상상구르메 이상열 대표, 하다컴퍼니 차미연 대표가 각 지역에서 시행한 사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로컬에서 사업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위한 조언을 전했다.

평창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차미연 대표는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처음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두려움이 컸다. 그런데 지역 파트너분의 소개로 다양한 분들과 만나면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분 한 분 만나면서 계속 연결되고, 든든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열 대표 역시 "지역에서 사업한다는 것은 신뢰하는 친구와 동업하는 기분이 든다. 신뢰가 한 번 쌓이면 그게 사업 아이디어로까지 연결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장진호 대표는 "지역이 갖고 있는 '언어'를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영화 '건축학개론'에 자기가 사는 동네를 애정을 갖고 탐구하는 것이 건축학의 시작이라는 내용의 대사가 나오는데, 로컬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사는 동네에 애정을 갖고 한 발짝 다가가는 것이 로컬 비즈니스의 시작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 넥스트로컬 3기를 운영한다. 3기는 강릉, 영월, 공주, 목포, 나주, 강진, 경주, 문경, 의성, 고성, 제주 등 11개 지역과 함께하며 선발팀에는 전문가 컨설팅 연계, 서울시 내 창업 지원 프로그램 연계, 지역 네트워킹 지원, 창업팀 판로 확대 지원 및 홍보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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