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경제', '쓰레기'가 우리를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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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경제', '쓰레기'가 우리를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
23일 자원순환 경제의 실현과 전망 정책토론회 개최
  • 2021.04.24 18:07
  • by 김정란 기자
▲ 한정애 장관(가운데)와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등이 23일 행사장에 마련된 자원순환경제 관련 제품을 돌아보고 있다. ⓒ라이프인
▲ 한정애 장관(가운데)와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등이 23일 행사장에 마련된 자원순환경제 관련 제품을 돌아보고 있다. ⓒ라이프인

버려지면 쓰레기지만, 순환시키면 돈이 된다. 폐기물 문제를 자원순환경제를 통해 해결해보자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단법인 선,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이 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 환경부, 한솔제지, 롯데칠성음료, 맥도널드가 후원하는 '자원순환 경제의 실현과 전망'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폐기물 문제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사회적경제 조직, 기업들의 사례와 지역별 자원순환정책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진 이날 현장에는 환경부 한정애 장관, 사단법인 선 강금실 이사장,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한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2021년은 환경정책의 역사적 전환점이다. 원료의 제품 생산 유통 등 자원순환 전 과정에서 계속 순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은 생산 단계부터 줄여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은 지방정부 자치단체장들이 쓰레기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지방정부 자원순환선언을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를 위해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장인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비롯해,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 임동국 서울 은평구 부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방정부 자원순환선언을 하고 있다. ⓒ라이프인
▲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방정부 자원순환선언을 하고 있다. ⓒ라이프인

이날 행사는 주제발표와 사례발표 및 토론 순서로 진행됐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한국 자원순환 시스템의 현황과 전망', ▲이만재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 이사장이 '지역의 자원순환 현실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홍 소장은 자원순환 정책제언을 통해 10가지를 제안했다. ▲재고물품 재사용 ▲제로웨이스트 매장 확대 ▲일회용 없는 재활용 도시 ▲제품을 오래 쓸 수 있도록 하는 제품수리권 ▲재사용, 업사이클센터 확대 ▲분리배출 체계 개선 ▲생산자와 지자체 역할 분담 ▲보증금 시스템 확대 ▲플라스틱 재활용 ▲건설폐기물 자원순환 등이 그것이다.

홍 소장은 "지자체가 재원을 지원해 다회용기를 카페에 제공하면서 카페의 일회용기가 없어진 (독일)프라이부르크 선언 같은 사례가 있었고,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순환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재원 소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량제봉투 가격을 현실화하고, 소각매립 처분 부담금, EPR(환경개선부담금) 지원금으로 지자체 재정을 확보해야 하는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종량제 봉투 가격 현실화 등은 지자체만으로는 어렵고 시민단체가 같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원순환 관련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네트워크인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의 이만재 이사장은 커피박과 일회용 컵을 수거해 퇴비로 만드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커피박을 고부가가치 재활용 제품으로 생산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작년 9월 사회적협동조합 인가를 받았다"며 "쓰레기 적체 대란, 노령인구 폭발 대란 문제의 유일한 해결방안이 협동조합 체제"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자원순환으로 활발한 재활용 운동이 확산되며, 협동조합적 참여방식으로 지원배출사업의 참여도를 제고할 수 있고, 노령인구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며, 지방자치정부의 사회적기능 제고로 환경예산 절감 등의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커피박이 표준화 공정을 거친 후 다양한 재활용 생산품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이 아닌 일반자재로 분류해줄 것과, 새로 개발된 고부가가치 재활용 생산품목인 재활용 유형 'R코드'를 추가 편성해줄 것을 환경부에 건의했다.

이어진 사례 발표 및 토론에서는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 임동국 서울 은평구 부구청장이 각 지역의 사례를, 조성민 한솔제지 주식회사 상무, 이호철 4EN 대표, 김정빈 수퍼빈 대표 등이 기업의 사례를, 정규호 한살림연합 대외협력실장이 병재사용 운동 활성화를 통한 그린뉴딜 실천, 이승준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서기관이 자원순환정책 추진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은 "광산구에서 배출, 수집운반, 처리 단계에서의 자원순환 정책과 교육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구청장은 광산구의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 사례의 성과를 소개했다. 김 구청장은 "시민, 기업, 지자체가 함께 추진한 핵심 사업"이라며 "아이스팩에 사용되는 고흡성수지는 자연분해에 500년 이상 걸리고, 소각도 잘 안된다. 광산구는 이런 아이스팩을 재사용하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사회적기업이 수거를 맡았고, 시민 봉사자가 참여해 세척했다. 전담 일자리가 창출됐고, 아이스팩 폐기물을 줄일 수 있었다. 사업 초기에는 배출량이 예상과 달라 수거, 세척, 배송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재사용 업소가 8개에서 39개 업소로 늘어났고, 아이스팩 66만여 개를 수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천 이재현 서구청장은 스마트 에코 리사이클링센터 조성 계획을 소개했다. 이 구청장은 "인천 서구의 경우 재활용률이 7%에 불과했다. 기술이 많이 발달하고 땅을 구했음에도 지원부족 등으로 소각로, 매립지에만 투자하려고 하다보니 재활용이 안되고 있었다"며 "최대한 선별해서 선별한 것을 민간기업이 재활용하도록 돕고, 안되는 것은 최첨단 재활용 신기술을 지원할 것이다. 스마트 에코 리싸이클링 센터를 수도권 최초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10년간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하고, 공공재활용을 추진할 것"이라며 ▲수도권내 쓰레기 처리 해결을 위해 환경부와 3개 지자체 4자협의를 조속 추진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수도권 시,군구 쓰레기 50% 이하로 줄이도록 실행계획 마련 및 이행 ▲재활용 산업 육성을 위한 파격적 지원정책 추진 ▲최첨단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조성 및 첨단 매립 공법 적용 ▲수도권 매립지를 시민공원, 스마트팜 등으로 가치있는 땅으로 조성할 것 등을 제안했다.

임동국 은평구 부구청장은 자원순환경제 사업을 통해 일자리 문제도 더불어 해결하고 있는 은평그린모아모아 사업을 소개했다. 임 부구청장은 "은평그린모아모아사업은 문전 혼합배출 때문에 20, 30%만 유가품으로 판매되고, 재활용정거장이 무단 투기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 정부 재활용품 분리수거 정책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모아모아사업은 장소마다 자원관리사를 2, 3명씩 배치해 현장 관리와 함께 올바른 분리배출 홍보, 교육에 나서고 있다. 시범운영시 60명이던 자원관리사는 360명으로 늘어났고, 재활용품은 8만5000kg에서 23만 8000kg으로 늘어났다. 재활용 선별비는 톤당 8만6900원이 절감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 23일 행사에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라이프인
▲ 23일 행사에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라이프인

첨단기술, 혁신 등을 이용한 기업의 자원순환경제 참여 사례도 소개됐다. 종이컵의 재활용 현황과 사례를 소개한 충남대학교 성용주 환경소재공학과 교수는 "종이컵 사용량은 계속해서 늘고 있어 현재 250억 개 정도 쓰고 있다. 그중 90% 이상은 폐기된다. 종이에 덮인 필름은 폐기 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데다, 자원적으로 고급 원료를 쓴다. 재활용이 잘 될 경우 순수한 펄프나 필름을 살 양을 줄일 수 있다. 종이컵은 재활용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재활용으로 안 되는 것이다. 모아서 팔면 비싼 원료로 팔 수가 있다. 아직은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솔제지 조성민 상무는 이어 종이컵 재활용을 늘리기 위한 한솔제지의 사례를 들려줬다. 조 상무는 "한솔제지는 종이컵 재활용 시 불순물 제거할 수 있는 워셔, 코팅을 제거하는 고전단 분리공정 설비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솔제지의 '자연을 담는 종이'라는 뜻의 테라바스는 추가 공정 없이 재활용이 용이하고 생분해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해, 폐기물 문제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을 소개했다.

사회적기업 4EN은 자원순환 경제 실현을 위한 커피박 수거 및 재활용 사례를 들려줬다. 이호철 대표는 "EPR에 포함되지 않는 테트라팩, 커피박 등이 그냥 버려지고 있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고, 재활용 소재들을 사용하지 못한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근본 원인은 재활용품을 적정가에 구매해 줄 대기업과 공공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해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EN에서 개발한 스마트모듈 등을 통해 수거된 커피박은 벤치 등 공공시설물로 재사용하고 있다.

소셜벤처 수퍼빈 김정빈 대표는 "우리는 현재의 재활용 프로세스가 지속가능하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첨가되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들에게 가르치거나 도덕심에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디자인을 통해 쓰레기는 돈이 되고, 재활용이 놀이가 된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퍼빈은 이 말대로 기술을 이용한 폐기물 처리를 실행하고 있다. 현재 수퍼빈의 기술인 회수로봇 네프론은 700만 개 이상의 생활폐기물 데이터를 이용해 운영되고 있고, 지금도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 중이다. 또 오산에 쓰레기 카페를 조성한 사례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폐기물에 대해서도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게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수퍼빈은 폐기물에 대한 기술력이 집약된 폐기물 가공처리 공장을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폐수와 화학적 공정을 최소화한 시설인데도 기피시설이라는 주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이번에 완공되는 공장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깨끗하게 운영되도록 해 시민들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사례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규호 한살림연합 대외협력실장은 한살림의 '병 재사용'운동 활성화를 소개했다. 한살림은 월 3톤가량의 우유갑을 수거해 재생 휴지 등을 만들고, 공급상자는 25년째 평균 4~15회가량 재사용하고 있다. 4년째 진행된 옷되살림 운동은 올해 126톤의 옷을 모아 파키스탄에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환경 활동을 하고 있다. 기후위기 에너지 전환을 위한 햇빛발전협동조합을 통해 생산지 11곳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그중 병 재사용은 2014년부터 병 세척시설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정 실장은 "조합원의 관심과 참여가 있어 가능한 활동들이다. 생협 조합원들이 환경에 대해 가진 관심이 굉장히 높다. 그를 위해서는 기반시설들이 중요하다. 자원순한 복합 공간으로서의 사회연대 자원순환센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를 위해 재사용 병 판매 등을 통해 자립적 운영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센터 조성에 지자체와 정부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부 이승준 자원순환정책과 서기관은 자원순환 대전환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환경부는 폐기물 절감형 설계 및 생산, 급증하는 유통포장재 관리 강화, 재사용 등 친환경 소비 촉진, 폐기물 특성에 맞는 분리배출 개선, 폐기물 특성에 맞는 분리배출 개선, 선별시설 및 선별품질 개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개선, 국내 재활용산업 경쟁력 강화, 폐기물 발생 시 책임 원칙 확립, 직매립 금지 및 에너지 이용 촉진, 환경주민 친화형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 등의 계획을 가지고 대전환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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