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서 미술전시 열리는 마을, 쓰레기 없는 場 서는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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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서 미술전시 열리는 마을, 쓰레기 없는 場 서는 동네
서대문구, 18일 '2021 서대문 스타트업 비전 포럼' 개최
로컬벤처 육성 및 그린뉴딜 정책 비전 실현 논의
  • 2021.03.19 19:04
  • by 노윤정 기자
▲'2021 서대문 스타트업 비전 포럼'이 18일 개최됐다. 왼쪽부터 강선규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장, 송민지 온동네협동조합 이사장, 김장연호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대표,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장(대표), 최동윤 YHD LAB 공동대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2021 서대문 스타트업 비전 포럼'이 18일 개최됐다. 왼쪽부터 강선규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장, 송민지 온동네협동조합 이사장, 김장연호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대표,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장(대표), 최동윤 YHD LAB 공동대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서울 서대문구는 지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기반으로 한 로컬벤처(Local Venture)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구상을 갖춘 그린벤처(Green Venture)를 발굴하고 육성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로컬·그린벤처 육성과 그린뉴딜 정책 비전의 실현을 위해 지역 기반 콘텐츠와 기후위기 대응 아이디어를 갖춘 사회적경제기업가, 지역활동가, 연구가 등이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협력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2021 서대문 스타트업 비전 포럼'을 18일 오후 진행했다.

포럼은 총 두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1부 '로컬 얼라이언스(Local ALLiance), 우리는 같이 일한다'에서는 지역의 경제 주체들이 서로 협력하고 연대해서 지역상권을 활성화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 사례가 공유됐고 2부 '그린뉴딜과 사회적경제'에서는 서울시 에너지자립혁신지구로서 서대문구의 비전과 그 안에서 사회적경제조직들과 협업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보았다.

■ "지역에서 함께 일하고 함께 살다"

▲ 송민지 온동네협동조합 이사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송민지 온동네협동조합 이사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송민지 온동네협동조합 이사장은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 일대를 중심으로 펼친 지역 연대 활동들을 공유했다.

주민들과 함께 즐기면서 골목상권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던 송 이사장은 2018년 선유마을(영등포구 양평2동)의 소상공인, 로컬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선유랑'이라는 로컬크리에이터 모임을 결성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협업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2019년 국내 최초 고양이 테마의 마을축제 '선유랑괭이랑'을 기획했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성공적으로 축제를 개최했다. 소상공인들과 함께 지역주민이 즐길 수 있는 마을축제를 기획한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강아지를 테마로 하여 '선유랑댕댕이랑' 축제를 진행했다. 이때는 온동네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선유랑과 협업하는 구조로 축제를 운영했다.

또한 송 이사장은 "골목상권과 연대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곳저곳 마을서점'을 운영했는데, 동네 가게들에 사장님이 원하는 책을 비치해서 마을 전체가 서점이 되도록 하는 행사였다"며 "협업을 통해 사회적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김장연호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김장연호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前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이기도 한 김장연호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대표는 소상점과 예술가들이 협업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서대문구 남가좌동 일대에서 진행한 '마을가게 미술관'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미술관이라고 하면 고급미술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소수 관객층이 즐기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다. 마을가게 미술관은 일상적인 공간들을 활용해서 골목이라고 하는 거리를 중심으로 로드맵을 그린다. 예술가와 상점, 마을주민이 연계하여, 마을 전체가 미술관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15곳의 상점이 참여했고, 해당 상점의 상인들은 '마을가게 관장님'이 되어 지역주민들이 자신의 동네를 산책하면서 편하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마을 갤러리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2차 마을가게 미술관을 5월 중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김 대표는 또 다른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주민들이 참여하는 예술 워크숍 '새로 산책'을 기획하여, 예술가들과 지역주민이 만나 함께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더불어, 주민 갈등이 발생한 재개발 지역 남가좌2동의 이야기를 전하며 "이런 지역 갈등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예술적으로 고민해보자고 생각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예술가분들과 지역의 골목 골목을 함께 걷는 프로젝트를 해보려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장(대표)과 개항로맥주 광고.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장(대표)과 개항로맥주 광고.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인천 중구 구도심에서 이루어지는 도시재생 프로젝트인 '개항로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이창길 대장(대표)은 지역과의 연대를 통해 개발한 지역 브랜드 '개항로맥주'(개항로라거)를 소개했다. 개항로맥주는 인천맥주라는 인천 소재 양조장과 협업하여 만든 로컬 맥주로, 인천맥주는 본래 '칼리가리 브루잉'이라는 이름으로 양조장을 운영했으나 개항로프로젝트와 컬래버레이션하면서 인천이라는 지역색, 브랜드를 담고자 '인천맥주'로 이름을 바꾸었다.

또한 이 대표는 개항로맥주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지역 특산품으로 만들기 위해, 인천에서 60년 넘게 목간판 만드는 일을 해온 소공인에게 개항로맥주의 브랜드 로고를 의뢰했고, 과거 영화 간판을 그리는 일을 했던 소상인에게 개항로맥주 모델을 요청했다. 개항로맥주의 특징을 나타내는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Only Incheon Drink Local'(오직 인천에서만, 지역을 마시다)로, 개항로맥주는 다른 지역에 납품되지 않고 오로지 인천에서만 판매한다.

이 대표는 이와 같은 협업 사례를 공유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잘 되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협업을 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면 안 된다. 모두에게 득이 되어야 한다. 개항로맥주의 경우,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역 어르신들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수익도 얻었으며, 인천맥주는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아무도 손해 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최동윤 YHD LAB 공동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최동윤 YHD LAB 공동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1부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최동윤 YHD LAB 공동대표는 이제 막 업력을 시작한 기업으로서 어떻게 지역과 연대하며 일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명에 들어간 YHD는 세 명의 공동창업자 이니셜이자 회사가 터를 잡고 있는 서울 연희동의 이니셜이기도 하다.

최 공동대표는 YHD LAB에 대해 "문화를 우리만의 언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문화를 번역하는 문화 번역가이다"고 소개했다. 식문화, '어떻게 먹느냐'는 주제를 구심점 삼아 뭉친 세 공동대표는 현재 '공간'과 '건강'이라는 문화 키워드에 집중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현재 YHD LAB는 사무실을 활용하여 '리테일 사업도 공유될 수 있을까?', '리테일 공간을 2층에 조성해도 고객들이 찾아올까?' 등의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있다. 이 작업을 위해 '마이크로 공유 리테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서비스 오픈 2주만에 6개월치 예약이 모두 완료되는 성과를 냈다.

이어 최 공동대표는 "사람이 오지 않는 공간은 죽은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고 YRP(Yeonhui Running Party)라는 스포츠클럽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YRP는 일종의 20·30세대 커뮤니티로, 연희동 인근의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나 30대 직장인들이 주 구성원이다. 최 공동대표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나니 그 안에서 협업이 일어나고 있더라. 그래서 회원분들이 단순한 커뮤니티가 아니라 좀 더 조직화된(활동·사업이 일어날 수 있는) 그룹으로 해보는 건 어떨지 제안을 주셔서 리브랜딩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 마을에서 일어나는 그린뉴딜

▲정연경 서대문구 구정연구단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정연경 서대문구 구정연구단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2부 '그린뉴딜과 사회적경제'의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정연경 서대문구 구정연구단장은 서대문구 그린뉴딜 정책을 소개하고 사회적경제가 서대문구 그린뉴딜 정책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정 연구단장은 기후위기와 전염병, 저성장 경기침체와 양극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지구적인 노력 속에서 그린뉴딜 정책이 나왔으며 "사회적경제는 사회적인 혁신 부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발전목표, 그린뉴딜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구 그린뉴딜 정책은 녹색건물, 녹색수송, 녹색에너지, 녹색폐기술, 녹색숲, 녹색생활, 녹색교육 등 7대 전략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인프라보다 인색개선 및 실천활동 사업을 주로 추진하고 있다는 등의 특징이 있다. 정 연구단장은 서대문구 그린뉴딜 정책과 사회적경제가 연대할 수 있는 지점들을 실제 사례를 들면서 모색했는데 특히 루미르, 약속의 자전거, 투파더, 트래쉬버스터즈, 보틀팩토리 등 서대문구 그린뉴딜 7대 전략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조직을 소개하며 사회적경제조직들과의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또한 정 연구단장은 서대문구 그린뉴딜 정책과 사회적경제조직의 연계점을 찾는 데 있어서 ▲지역사회 문제를 통해 사회적 목적 구체화 ▲사회적경제조직이 그린뉴딜 정책의 공동생산 파트너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 ▲지역사회 변화의 주체: 사회적 가치 측정을 통해 소셜 임팩트 구체화 ▲그린뉴딜 분야 인력 양성 ▲그린뉴딜 분야 전략 수행에 있어 민관협치 시스템 마련 등을 제언했다.

▲ 정다운 보틀팩토리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정다운 보틀팩토리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어 '일회용품 없는 카페'를 콘셉트로 일상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을 실험하고 있는 보틀팩토리의 정다운 대표가 이날 포럼의 마지막 발제자로 나섰다. 정 대표는 "일회용 컵 없는 카페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하여, 소비자가 직접 용기를 가져와서 비포장 상태의 상품을 사가는 쓰레기 없는 시장 '채우장', 일년에 한번 열리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페스티벌 '유어보틀위크'(Your Bottle Week) 등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보틀팩토리에 대해 "완벽한 솔루션을 찾고자 했으면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보틀팩토리는 작은 목표를 세워 시도하고, 가능성을 검증해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 대표는 "소비자는 생각보다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 채우장, 유어보틀위크를 하면서 그걸 느꼈다"며 "정말 소비자들이 빠르고 편한 것만 원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생산단계에서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대문구는 3월 중 그린, 로컬 분야의 예비 창업팀을 선발한 뒤 사회적경제 창업캠프를 개최하여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참가 팀들의 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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