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를 잇는 항구도시 남포를 바라보다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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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를 잇는 항구도시 남포를 바라보다 (종결)
대동강은 한강으로 흐른다
  • 2021.03.03 09:00
  • by 이찬우 (테이쿄대학 교수)

김정은 시대, 남포에 경제개발구를 설치하다

평양의 관문이자 최대의 국제항구도시인 남포는 100만 명 인구로 북한 서부지역에서 가장 큰 공업지역이다. 그러한 남포는 북한 정부가 1953년부터 "중공업의 선차적 발전과 경공업과 농업의 동시발전"이라는 경제정책을 추진하는데 중요한 물적 인적 토대를 제공했다. 

남포의 무연탄광(강서탄광)은 북한지역에 근대적 공업을 처음 일으킨 동력이었다. 중요 공장들을 살펴보아도 중공업부문에 천리마구역의 강선제강소(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보산제철소(4월13일제철소), 대안구역의 대안전기공장(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과 대안친선유리공장, 항구구역의 남포조선소, 남포통신기계공장, 남포제련소(2000년에 철거), 남포화학공장, 강서구역의 금성뜨락또르(트랙터)종합공장 등과 같은 대규모 공장들이 있다. 천리마제강, 대안중기계, 대안친선유리, 금성뜨락또르는 "네 형제공장, 기업소"라고 불리며 지금까지 10년 이상 매년 "사회주의경쟁" 시합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경공업부문에는 항구구역의 남포제분공장, 항구가구일용품공장, 강서구역의 강서약수공장, 강서제사공장, 강서도자기공장 등이 있으며, 기타 각 구역에 음식료, 섬유의복, 신발, 목재종이 등 경공업 공장들이 있다. 전기전자 및 기계부품 등의 중소규모 지방공장들은 천리마구역과 대안구역에 밀집해있다. 

농업부문은 대동강물을 끌어들인 관개수로가 촘촘히 연결되어 있고 강서구역의 청산리협동농장이 유명하다. 과수원은 룡강군, 강서구역 와우도구역에서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을 재배한다. 온천군의 간석지 염전도 유명하고 수산부문에는 남포수산사업소 등이 있어 서해안 수산업의 핵심기지이다. 

▲ 남포시(5개구역 2개군)의 지대구분 (구글어스)
▲ 남포시(5개구역 2개군)의 지대구분 (구글어스)

그리고 물류부문이 사실 핵심인데 남포는 연간 1,350만 톤 처리능력을 가진 남포항을 통한 해운(중국의 대련, 천진, 청도 등에 항로)과 수상운송(남포항-송림-사리원 등), 그리고 철도 및 도로 수송의 요충지다. 남포항은 부두 총연장이 4km로 북한에서 가장 길고 4개의 일반무역부두와 시멘트(7호 부두), 석탄(8호 부두), 컨테이너(9호 부두, 2006년 완공) 전용부두가 있다. 컨테이너 전용부두는 남포항에만 있는데 5만 톤급 선박 4-5척이 동시에 접안 가능하다. 2020년에는 컨테이너 전용부두에 북한 자체기술로 45톤급 갠트리 크레인이 새로 설치되었다. 컨테이너를 종래 2층에서 5층까지 쌓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 남포항 컨테이너 전용부두 (구글 어스)
▲ 남포항 컨테이너 전용부두 (구글 어스)

이렇게 보면 남포는 평양의 위성도시라기보다는 서부지역의 강력한 지방도시이며 공업지대와 농업지대 그리고 물류 및 수산지대를 아우르고 있다고 하겠다. 남포를 통해 평양은 물론 평안남북도, 황해남북도 그리고 강원도 지역까지 이어지는 경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풍부한 노동력과 유리한 교통 및 산업 인프라 조건을 갖추고 있음으로 전력공급과 환경문제를 보완한다면 경제발전을 이끄는 견인지역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김정은 시대 북한은 2013년 11월에 남포시 와우도구역에 와우도수출가공구, 송림시에 송림수출가공구를 설치했고, 2014년 7월에 남포시 와우도구역에 추가로 진도수출가공구를 설치하였다. 이들 세 군데 경제개발구는 모두 무역을 전제로 한 수출가공기지다. 와우도수출가공구(지방급)는 수출지향형 가공조립단지로서 금융, 관광, 부동산, 식료가공 등을 하는 종합경제개발구로 육성하는 계획이다. 진도수출가공구(중앙급)는 기계, 전기, 전자, 경공업 및 화학제품을 생산 수출하는 보세가공무역단지가 된다. 송림수출가공구(지방급)는 수출가공, 창고보관, 화물운송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전력공급을 위해 와우도구역에 60만kW 중유발전소, 서해갑문옆에 1만kW 조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 남포지역의 경제개발구 (북한의 2013년 경제개발구 발표자료에 필자가 추가)
▲ 남포지역의 경제개발구 (북한의 2013년 경제개발구 발표자료에 필자가 추가)

그러나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가공구 건설은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2013-14년 당시 북한이 발표했던 경제개발구 건설계획이 2021년 현재도 진행 중인지는 불확실하다. 단, 조력발전소 건설은 2021년 1월에 개최된 노동당 제8차 당대회에서 중요 사업으로 제기되었기 때문에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서해 평화경제지대 건설과 남포의 발전  

앞으로 남포는 어떻게 발전하는 것이 좋을까? 그리고 무엇이 과제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필자의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결론을 먼저 말한다면, 남포가 가진 3가지 지대모습, 즉, 농업지대, 공업지대, 물류 및 수산지대에 근거한 발전 방향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농업지대 측면에서 남포를 농축산부문의 생산 및 식료품 가공지대로서 더욱 발전시키는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남포지역이 가진 농업자원(곡물, 야채, 과수, 축산)과 대동강물은 앞으로도 중요한 경제자원이다. 이를 토대로 식량생산증대, 도시근교농업(야채, 화훼, 특용작물) 발전, 과일 식료품 생산, 축산품 가공기지 육성 등을 위한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남포시당국도 식량증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우리 시의 경지면적 중 70% 이상이 논이며 그중에서도 간석지 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 것으로 하여 알곡증산의 가장 큰 예비의 하나가 관개체계를 개선하는데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시당위원회의 지도 밑에 우리는 저수지에만 매달려 농사를 짓던 수 천정보의 농경지에 대동강물을 끌어들일 수 있게 관개체계를 개선하였다. 또한 농산작업의 기계화 비중을 더욱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남포시농촌경리위원회 위원장 조경국, 노동신문 2020년 7월 24일)

남포는 곡물뿐 아니라 화훼, 특용작물, 과일, 축산 등 종합적인 식료생산가공지대로 발전해야 한다. 축산분야에서는 남한의 민간단체 굿네이버스가 1998년부터 남포의 대안구역과 룡강군의 목장에 젖소를 지원하고 우유생산기자재와 사료 등을 공급하였는데 남북협력의 좋은 사례로 남아있다. 축산은 관광휴양목장이라는 6차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농촌지역의 생활개선으로 식수개선, 농촌주택개량,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 농촌청소년을 위한 학용품 공급, 농자재 지원 등 복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농업-농촌지대 발전을 위한 구상으로서 "스파트팜(Smart Farm)"을 실험해보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스마트팜이란 비닐하우스·유리온실·과수원·축사 등에 사물인터넷기술(IoT)과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여 원격·자동으로 작물, 과수와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을 말한다. 북한의 현재 과학기술 수준으로 못할 것도 없으며 사회주의관리체제에서 더 유리하게 적용 발전시킬 수 있다. 장기적으로 남북협력도 이러한 분야를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로 공업지대 측면에서 남포가 기계공업을 중심으로 한 중공업 중심지대라는 특성을 발전시키는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금성뜨락또르, 평화자동차, 대안중기계, 남포조선소처럼 자동차, 전기기계, 선박, 정밀기계 등을 주축으로 한 기계산업 클라스터가 이미 갖춰졌다. 기계산업은 식민지시대에 미비했던 분야였는데 북한이 심혈을 기울여 키운 분야이다. 그 중심이 남포에 있다. 문제는 그 기술 수준이 현대의 기준에서 볼 때 많이 낙후해 있다는 점이다. 농업기계, 자동차, 중전기를 중심으로 기계산업을 육성시킬 필요가 있다. 평양의 은정구역에 기계공학연구소가 있는 것처럼 남포에는 가칭<기계설비산업연구소> 같은 현장기반의 싱크탱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동기와 자동차를 결합한 전기자동차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데 남포가 가장 적당하다. 남포를 전기자동차 제조단지로 발전시키길 권유하고 싶다.

그리고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제약공장을 남포에서 육성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남포가 가진 원료도입의 우위성을 고려하면 의약품제조 지역으로 남포가 적절하다. 남포시 항구구역에는 남포어린이약공장이 있는데 이곳은 북한에서 유일하게 어린이를 위한 비타민제 등 약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제약공장이다. 1968년에 조업한 이 제약공장은 설비를 개선했다고는 하나 시설현대화가 필요하다.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7년에 남북 당국이 개성에서 만나 "남북보건의료협력 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 합의서"를 통해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기준에 맞게 북측 제약공장들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원료의약품을 제공하며, 설비 현대화를 협의해간다고 합의하였지만 실행되지 못하였다. 그리고 2018년에 기회가 있었지만 그냥 지나갔다. 남포어린이약공장 현대화 사업은 남북이 의약품 분야에서 가장 먼저 추진할 수 있는 협력사업일 수 있다.

셋째로 물류 및 수산지대 측면에서 남포가 서해의 물류와 어업 중심지로서 한반도와 중국을 포함하는 서해 평화경제 지대로 발전하는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서해의 어업을 위한 남북한 협력이 절실한데 중국 어선을 한편으로 통제하고 한편으로 협력하는 방안을 남북이 함께 마련해야 한다. 물류에 있어서는 남포가 중국의 천진, 남한의 인천과 함께 수도권 관문항으로 상호 협력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물류를 중심으로 경제권을 고려할 때 남포에서 인천까지 하나의 해양경제권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 남포-평양권, 해주-개성권으로 구분하여 남북협력을 인천-남포, 인천-해주로 나누는 것보다는 서해의 해안선을 따라 인천, 김포, 강화도에서 연안, 강령, 해주, 남포로 이어지는 해양 경제벨트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서울-고양-개성-사리원-평양을 연결하는 육상 경제벨트를 결합하여 가칭 <서해 평화경제 지대>를 구성한다. 이렇게 하면 남북간의 물류 인프라에서 육상과 해상을 함께 고려하면서 산업을 합리적이면서 균형적으로 배치하고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식품산업분야, 목재, 시멘트 등 건재분야,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산업분야, 전기자동차분야, 조선산업분야, 전기전자분야, 정보통신분야 등에 대한 균형적인 배치를 고려할 수 있다.

바다를 고려하지 않은 육상만의 한반도는 너무 협소하다. 서해 바다로 흐르는 대동강과 한강은 만날 수 있다. 그 서해 바다를 무대로 남북간에 그리고 국제적인 평화경제 지대를 구성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는 상징이 된다.

이를 위해 남포에서 인천을 잇는 서해안지역에 필요한 농업, 수산업, 제조업, 관광, 물류, 환경보호, 인재육성, 생활 인프라 등에 관한 종합구상이 나와야겠다.

남포는 평양의 남포가 아니라 서해의 남포이고 한반도의 남포이다. 지방발전의 견인도시로서 서해바다를 통해 남한과 국제사회와 이어질 때 남포 등대는 더 빛날 것이다.

대동강은 한강으로 흐른다.

서해 평화경제 지대와 남포-인천 축 (지도: 한국철도공사)
▲ 서해 평화경제 지대와 남포-인천 축 (지도: 한국철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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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테이쿄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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