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본법 왜 중요하냐고? 기본법 없는 정책은 이벤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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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기본법 왜 중요하냐고? 기본법 없는 정책은 이벤트일 뿐"
한국의료사협연합회,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 열어
  • 2021.02.19 11:31
  • by 김정란 기자
▲ 사회적경제기본법 통과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줌 화면 갈무리
▲ 사회적경제기본법 통과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줌 화면 갈무리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18일 줌을 통한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 참여자들은 "지금은 여러 가지 지원방안 등이 있지만, 정부가 바뀌면 언제 바뀔지 알 수 없다. 기본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한국의료사협연합회)가 주최하고 정책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최혁진 보훈의료공단관리이사(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가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의미와 기대효과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이 사회적경제기본법 내용과 현장이 알아야 할 쟁점에 대해 발제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안산의료사협 신윤관 전무이사 ▲전주의료사협 고선미 전무이사 ▲연합회 박준영 경영위원장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전용호 교수가 참여해 지자체 협력 경험과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에 대한 기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민수 센터장은 사회적경제 관련 법안들의 추진 경과 등 초반 발의 배경, 전반적인 현황에 대해 살펴봤다. 특히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대한 쟁점에 관해 설명하며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생각해봐야 할 점을 되짚었다. 강 센터장은 "사회적경제를 정의하는 것이 기본법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발의된 기본법 속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의부터 너무 광범위하다는 지적이 있다. 좋은 말은 다 가져다 놓은 느낌이라는 점이 오히려 법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기본법의 쟁점에 대해서는 "'사회주의'를 언급하면서 반대하는 것에는 대응할 부분이 없지만, ▲사회적경제 부문의 다양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개별법을 대체할 법률 제정의 필요성이나 실익이 크지 않다는 등의 논리는 사회적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위해서는 사회적경제계의 더 강하고, 통일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대한 서명이 진행되고 있지만 더 많은 숫자여야 한다"라며 "민간의 다양한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강 센터장은 기본법 통과 이후에 대한 준비도 강조했다. "사회적경제기본법은 학교 건물을 만들어달라는 거지 공부는 우리가 하는 것 아니겠나? 말을 물가로 인도할 수는 있지만, 물을 먹고 말고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그린 사회로의 대전환이고, 이 부분을 사회적경제가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러려면, 기본법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혁진 이사는 "왜 지금 사회적경제기본법이 통과돼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 이사는 "사회적경제계 종사자들이 더욱 절실함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사회적경제 종사자들 중에서 법안이 없어도 지자체 지원도 잘 되고 있고, 정부 지원도 많으니 꼭 법안 통과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분들을 봤다"며 "하지만 법안이 없는 상태에서 그런 지원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최 이사는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 지원을 많이 만들었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법이 없다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없다는 말이고, 합의가 없는 곳에 세금을 쓸 수가 없다. 문 정부의 정책은 상당히 우회적인 임시방편이 됐다"며 "법적 근거가 없는 모든 정책은 이벤트라는 것을 확실히 인정하면 좋겠다. 현장에서는 여러 지원과 정책 요구하고, 지금은 그런 것들을 행정명령 등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문 정부가 지나고 나서 차기 정부가 이 정책을 우선순위에 놓지 않으면, 추진 중인 정책들이 굉장히 축소되거나 사라질 위험이 있다"며 현재 사회적경제계에 대한 지원 정책 등은 기본법 없이는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본법이 아닌 개별법으로서 생태계를 지원할 경우의 문제점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개별법에 근거한 지원은 섹터 간에 굉장한 갈등이 생긴다. 마을기업 하는 분들, 자활, 협동조합 하는 분들의 각축전이 벌어진다. 사경 조직에 대해 공동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최소한 기본적인 것들을 공동으로 지원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 외 각 섹터에 개성과 차이가 있는 것은 개별법으로 하면 된다"며 "그래야 규모화와 연대가 생겨난다. 예를 들어 공공인프라를 사경조직들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하면서, 국유재산을 쓸 수 있게 해주는 리스트에 넣어야 하는데 하나 바꾸는 데 1년이 걸렸다. 사회적경제라고 넣으면 모든 사경조직이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본법이 없으면 우리가 하려는 일들이 너무나 어려운 것이 된다. 사회적경제법에 의한 사회적경제조직으로 넣으면 다 되는 것을 하나하나 넣다 보면 연대도 깨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촘촘하고 완성된 법안, 사회적경제계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법안이라도 일단은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최 이사는 "제정보다 개정이 쉽다"며 "중소기업지원법도 통과되고 나서 계속 개정되면서 완성된 법안에 가까워졌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대선이 있으니 야당에서는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사람들이 많다고 보는 사회적경제 섹터의 법안을 계속 강하게 반대할 것이다. 어느 정도 타협해서라도 법안을 만드는 것이 맞다. 법령은 현장이 있기 때문에 매년 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회적경제기본법 통과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줌 화면 갈무리
▲ 사회적경제기본법 통과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줌 화면 갈무리

이어진 토론에서는 의료사협 관계자들이 기본법안이 사회서비스 사업 등의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각각 이야기했다.

안산의료사협 신윤관 전무이사는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 특히 감염병 문제에 있어서 생태적 공동체적 위기에 있어 사경 조직이 한국 사회의 요구를 수용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고 그것을 촉진하는 것이 기본법"이라고 말했다.

신 이사는 "우리나라 의료법에서 의료사협이 시립요양병원 등과 돌봄서비스 등 위수탁 계약을 하려고 해도 자격 자체가 안된다. 이렇게 의료사협 영역에서만 봐도 기본법이 성립되지 않으면 그 산하 일반법을 손댈 수가 없다. 우리는 '사회적협동조합 자체가 준공공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돌봄 등 공공의 서비스 제공하는 일정 역할을 하겠다는데 왜 일반기업과 똑같은 기준으로 위수탁 관계를 보냐'고 하지만 '공무원들이 보기에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이사 역시 기본법 통과와 함께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준비해야 할 다음 단계에 대한 준비를 강조했다. "지역별로 지자체의 중간지원조직들, 지원센터, 연대, 협의회 등 생기지만 이것이 NGO연대체 이상의 수준을 갖고 있지 않다. 기본법 통과와 동시에 전경련 같은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그런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사경의 연합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에는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내는 가치 환산에 대해 인정을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사회가치연대기금을 사용해도 기금 사용 조건이 기존 지차제 사회경제기금보다 까다롭고 이율이 세다"는 것. "현금 이자 대신 사회적 가치 인정해 상계하는 방식 등을 과감히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주의료사협 고선미 전무이사 역시 "전주시는 전라북도가 관련 조례가 있기도 하고 지역 사회 안에서 활동하는데 소통과 연대가 잘되다 보니 기본법 제정이 당연히 돼야 하면서도, 최근들어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했다. 현재 활동들이 원활하게 되다보니 절실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조례 없을 때 생각해보면 지역사회 활동하는 게 쉽지 않았다. 조례 생기고 나서 예전에 비해 열려있는 상황이다. 우리 의료사협만 해도 최근 자산화산업 통해 건물 마련하게 되고 통합돌봄 등을 지자체와 같이 진행하게 됐다. 전주의료사협만으로는 하기 힘든데 조례를 근거로 협력 가능한 방안이 생겼다. 조례가 있으니 공무원들도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그래서 우리 사업이 수월하게 발전하고 더 큰 꿈 꿀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런 마인드 없는 사람들이 리더로 세워졌을 때 향후에도 지속하고 활성화할 수 있을까"라며 기본법 통과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박준영 경영위원장은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스스로 경제주체라는 인식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사회적경제조직들 정체성이 경제주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경제가 불평등 등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그걸 해결할 수 있는 경제 주체라는 점을 확립하고 영역별로 재조직화해야 한다. 그래야 지자체가 조례를 안 만들면 요구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이 사경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전용호 교수는 "사경조직들은 사회서비스 분야에 있어 질 좋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가 될 수 있다"며 사회서비스에서의 사경에 역할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사회서비스, 복지 분야에 있어 영리, 시장화의 문제가 너무 크다. 국가 입장에서는 사경이 매력적인 공급 주체가 될 수 있다. 사회적경제를 활용하면, 이미 설치된 인프라를 잘 활용해 보완, 지원하면서 초기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것. 이어 "서구에서는 엄청난 예산을 사경조직들이 받는 곳도 있다. (그 지원을 받을 수 있는)포지티브 리스트에 들어가는 것이 시급하다"며 다시 한번 기본법 통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앞으로 커뮤니티 케어 사업은 갈수록 지자체 중심으로 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지역단위 밀착형 정책 제안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올해가 정말 중요한 시기다. 호재의 여건이 조성됐고, 제도화를 통해 시설, 인프라, 지속성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여한 토론자들은 기본법 통과를 위한 강력하고 통일된 목소리에 모두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최혁진 비서관은 대중의 더 큰 관심을 위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인프라 등을 활용한 법안 관련 소식 뉴스레터 발송 등의 제안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유승민 의원에 의해 처음 발의된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이른바 사회적경제 3법은 꾸준한 법안 발의에도 아직 제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당·정·청 회의에서 2월 사회적경제기본법 통과에 대한 의견을 모았으나, 선거 등 정치적 변동이 큰 상황에서 사회적경제계의 숙원을 풀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등 사회적경제 연합조직들은 최근 기본법 통과를 위한 성명서, 라이프인 등 언론사 기고, 서명 운동 등을 통해 사회적경제기본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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