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원년" 2021 사회혁신 트렌드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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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원년" 2021 사회혁신 트렌드 돋보기
라이프인 선정 2021 사회혁신 트렌드5
  • 2021.02.11 15:00
  • by 노윤정 기자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일까,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일까? 어떤 말로 표현하든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일상이 자리를 잡는 '원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사회·경제·문화 체계를 뒤흔들 충격을 남기고 있고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보급되어 현재의 전염병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이 끝나더라도 코로나19가 촉발한 변화 중 많은 부분이 사라지지 않고 남을 것이다.

코로나19와 함께 1년을 보낸 뒤 맞이한 2021년, 우리 사회는 어떤 변화 속에서 새해를 맞이했고 어떤 변화와 함께 한 해를 보내게 될까. 라이프인이 2021 사회혁신 트렌드를 선정해봤다.

■ 내 몸, 그리고 환경을 위한 채식

ⓒ언스플래쉬(Unsplash)
ⓒ언스플래쉬(Unsplash)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뿐만이 아니다. 역대 최장기간(54일) 세찬 비가 내리는 장마철을 보낸 한국, 대규모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호주와 미국 서부 지역, 역대 최다인 30개의 허리케인이 발생한 중남미 지역, 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가는 이상고온 현상을 보인 시베리아 지역 등. 직접 자신의 눈으로 적색 경고등이 켜지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와 함께 주목받는 것이 바로 '비건'(Vegan)이다. 비건이란 모든 동물성 식자재를 먹지 않는 식생활과 그를 실천하는 사람을 일컫지만, 동물권과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가치를 담은 채식주의를 뜻하는 말로 통용되기도 한다. 기후위기와 관련해서 보자면, 비건은 인간이 육식을 위해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2006년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농업과 식품 생산·유통·소비 체계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의 1/3이 만들어지며 특히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 온실가스의 18%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비건에 관심을 두고 실천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비건들은 비건 화장품, 비건 패션 등 식단 외에 자신의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유기농 친환경 식품을 판매하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에서는 대체육을 사용한 너비아니와 주물럭(한살림), 채식만두(아이쿱) 등의 비건 제품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으며, 비건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는 지난해 실시된 'K패션 오디션'에서 대상과 인기상을 수상하며 비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는 사회적경제기업과 소셜벤처만 비건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가 변하니 기업도 변하고 있다. 오뚜기는 비건 라면과 비건 만두, 비건 볶음밥 등 다양한 비건 식품을 선보이고 있고, 농심은 자체 비건 식품 브랜드(베지가든)를 론칭했으며, 풀무원은 비건 만두, 비건 요거트 등을 만든 데 이어 비건 라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비건 사업에 뛰어드는 한편, 롯데리아는 국내 패스트푸드 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빵·소스로 만든 버거를 출시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들은 앞다투어 비건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비건이라고 하면 '맛을 포기해야 하는 식단', '환경운동가들이 하는 식단'을 떠올리기 쉬웠다. 하지만 변화를 이끌어온 사람들로 인해 비건 제품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식자재를 식물성 재료로 대체한 조리법도 많아지고 있으며 채식식당 역시 조금씩이나마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우리의 동참도 쉬워졌다. 올해부터는 하루 한 끼라도 채식 식단을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 기본소득 논의, 불평등을 혁신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아서

▲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경기도
▲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경기도

코로나19라는 재난이 일상화되면서 우리가 다시금 깨달은 명제가 하나 있다. 바로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재난은 이미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던 여성 및 청년,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영세 자영업자 등에게 더 큰 피해를 안기고 있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 수업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자 가정환경에 따른 교육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이처럼 재난은 결코 평등하게 피해를 남기지 않으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한다.

이러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안으로 논의되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은 성남시가 2016년 청년배당(현 청년기본소득)을 도입하며 시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가 청년수당을 도입했고, 경기도는 2019년부터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으며 농민기본소득 도입을 논의하는 동시에 7월 중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리고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과정을 거치며 기본소득 도입이 전 국민에게 익숙한 의제가 되었고,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 기본소득제를 쟁점으로 삼으며 뜨거운 찬반 토론이 사회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앙정부와 각 지방정부에서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통해 우리 사회는 현금성 복지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 정기성, 현금성을 기본 요소로 한다. 재난 극복을 위한 긴급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모든 개인에게 정기적으로 아무런 조건 없이 현금으로 일정 소득을 보장해준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뀔까? 지금의 위기가 곧 전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지역으로 사람이 향한다, 그리고 돈이 향한다

▲ 지역 시니어클럽의 일자리 창출 및 버려진 소재의 조합을 통한 고부가 가치를 제공하는 비건 업사이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할리케이'. ⓒ엠와이소셜컴퍼니
▲ 지역 시니어클럽의 일자리 창출 및 버려진 소재의 조합을 통한 고부가 가치를 제공하는 비건 업사이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할리케이'. ⓒ엠와이소셜컴퍼니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또 다른 전환의 가능성, 바로 '로컬'에 대한 관심이다. 물론 귀촌이 최근의 일은 아니다. 수도권에서 은퇴한 세대가 평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귀촌'하는 이야기는 이미 익숙하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대도시의 치열한 경쟁과 극심한 양극화에 대한 반발로서 청년들도 '귀촌'을 택하고 있다. 그리고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장소를 꺼리게 되고 원격·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로컬이 가진 가능성이 주목받게 됐다.

청년을 비롯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이들이 지역으로 향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지역에서 일하고 정주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사회적금융은 이러한 제반 여건이 만들어지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이 혁신적이고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는 곳으로서 지역을 재발견하고 있고 인증 사회적기업의 약 81%, 소셜벤처의 67%가 서울 외 지역에 위치한 상황 속에서, 임팩트 투자사들의 눈길도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임팩트투자사이자 소셜벤처 엑셀러레이터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는 지난 1월 열린 '1차 사회적금융 비전 토론회'에서 지역·로컬 주목적 임팩트 투자 펀드가 총 352억 원(2021년 1월, 투자조합 기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ESG 관점 투자가 증가하면서 지역 기업에 대한 투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로컬이 단순히 '서울을 아닌 지역'이나 '주변'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열려 있고 기회가 주어지며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삶의 방식을 바꿔볼 수 있는 공간이 되어 가고 있다. 지역경제,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서울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걸음 '그린뉴딜'

▲ 환경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환경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지난해 7월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이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받은 경제와 사회를 회복하기 위해 마련한 국가 발전 전략으로,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를 축으로 하여 각종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중 그린뉴딜은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추진되며, 2025년까지 총 73조 4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그린뉴딜의 목표는 '탄소중립사회 지향'이다.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줄여나가면서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책이며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물론 비판도 있다. 탈탄소 사회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가 없으며,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사회·경제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을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세밀한 목표와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난이 평등하지 않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 역시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그린뉴딜 사업을 추진하는 것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취약계층이 배제되지 않는 환경안전망 구축과 환경보호 및 환경정의 실현 방안이 충실하게 논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기업 생태계의 피할 수 없는 흐름, ESG

▲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 중 권고공개지표. ⓒ한국거래소
▲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 중 권고공개지표. ⓒ한국거래소

연초, 새해를 맞은 주요 그룹 총수들은 올 한 해 경영 기조를 담은 신년사를 냈다. 그 안에서 공통으로 눈에 띄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가리키는 ESG다. 기업 경영을 평가하는 데 있어 이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들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투자자들이 ESG 요소를 투자 의사 결정에 중요한 지표로 삼기 시작했다는 배경이 있다.

ESG 투자의 시발점이 된 것은 국제연합(UN)이 지난 2006년 제정한 '책임투자원칙(PRI)'이다. 이를 통해 UN은 금융기관의 투자 의사 결정 시 대상 기업의 ESG 요소를 고려하도록 장려했고, 현재 3,000곳이 넘는 기관이 이 협약에 동참하고 있을 만큼 ESG 투자가 활발해졌다. 2019년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110곳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0%가 ESG 투자를 이미 실행하고 있으며 15%는 향후 ESG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도 지난해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022년까지 ESG 관련 투자 규모를 전체 기금자산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근 금융위원회는 코스피 상장사의 ESG 관련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상장법인의 ESG 정보공개 활성화를 위한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제정했다.

이러한 흐름의 이유는 분명하다. ESG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인식의 기저에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요구가 담겨 있다. ESG가 기업 경영을 평가하는 중요 요소로 언급되는 지금, 과제는 기업이 ESG 경영 전략에 어떤 가치를 담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ESG를 중시하는 것이 단순히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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